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내 장바구니 물가와 에너지 비용을 동시에 강타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채소와 수산물 가격까지 가파르게 오르며 국내 생산자물가가 6개월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석유제품 4%·피망 37% '폭등'… 장바구니 · 에너지 동반 직격탄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6년 2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3.25(2020년=100)로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지난해 9월 이후 6개월 연속 오름세로,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4%에 달해 2024년 7월 이후 20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번 물가 상승의 주범은 에너지와 먹거리였다. 미국-이란 분쟁 여파로 두바이유 가격이 2월 한 달간 10.4% 폭등하면서 석탄 및 석유제품 물가가 4.0% 올랐다. 특히 경유(7.4%)와 나프타(8.7%)의 상승 폭이 컸다. 먹거리 물가를 나타내는 농림수산품(2.4%↑)도 피망(36.9%)과 물오징어(12.1%) 등의 가격이 급등하며 체감 물가 부담을 키웠다. 수온 상승과 조업일수 감소가 공급 부족으로 이어진 결과다.
증시 호황에 서비스 물가도 가세… 반도체 8개월째 강세
에너지와 먹거리 외에 서비스와 산업 원자재 물가도 불안한 흐름을 보였다. 증시 호황에 따른 주식 거래 활성화로 위탁매매 수수료가 14.8% 급증하며 금융 및 보험서비스(5.2%) 물가를 끌어올렸다. 산업 전반의 가늠자인 반도체(D램 7.8%) 역시 8개월 연속 상승세를 유지하며 생산 현장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켰다.
3월 전망 '먹구름'… 유가 · 환율 더 거센 상방 압력
더 큰 우려는 3월 이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들어 20일까지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2월 대비 82.9% 급등했고, 원 · 달러 환율 역시 2.0% 상승했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국제 유가와 환율의 동반 상승이 3월 생산자물가에도 강력한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석유·화학제품 등의 원가 상승분이 기업 가격에 얼마나 반영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1~3개월의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만큼, 고유가와 먹거리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서민 경제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폴리뉴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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