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아 연작소설집 '방랑, 파도'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 약속의 세대 = 백온유 지음.
2017년 장편동화 '정교'로 MBC 창작동화대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백온유 작가의 첫 소설집이다.
소설집에는 제16회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인 '반의반의 반'을 비롯해 일곱 편의 단편이 수록됐다.
'반의반의 반'은 치매 증상을 보이는 할머니 영실이 숨겨둔 돈 5천만원이 사라지며 할머니와 딸, 손녀 삼대 모녀 사이에 벌어지는 의심과 갈등을 다룬 작품이다.
또 다른 수록작인 '사망 권세 이기셨네'는 10대 시절 몸담았던 종교의 실체를 알고 나서 삶이 망가져 버린 두 친구의 절망과 좌절, 그럼에도 서로 관계를 끊지 못하는 기이한 우정을 다뤘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은 씨랜드 수련원 화재 참사를 모티프로 한 소설이다. 화재로 딸을 잃은 가족과 살아남은 이들의 시간을 교차시키며 사회적 참사가 개인의 삶에 남긴 흔적을 섬세하게 추적한다.
이번 작품집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개 "헌신하는 만큼 보상이 따를 거라는 기대, 인내하면 찬란한 미래가 당도할 것이라는 믿음"('작가의 말' 중)을 바라보며 살다가 결국 그 믿음에 발등을 찍힌 사람들이다.
작가는 "아마도 소설은 기만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을 지키려 한 이들을 위한 게 아닐까"라며 삶의 비애를 감내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건넨다.
문학동네. 352쪽.
▲ 방랑, 파도 = 이서아 지음.
2021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한 이서아 작가의 연작소설집이 출간됐다.
소설의 배경은 어느 쇠락한 바닷가 마을. 이 마을의 요양원에서 일하는 '나'의 시선으로 소설집은 시작한다.
요양원에서 가까워진 향자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나'는 주변 사람과 슬픔을 반추하고, 식당을 운영하는 지애와 지환 남매로부터 서핑을 배우며 슬픔을 이겨낸다.
소설은 지애와 지환 남매가 고향으로 돌아오게 된 사연과, 단짝이었던 향자와 미자 할머니의 사랑과 우정 이야기로 이어진다.
소설 속 인물들은 이처럼 서로 얽히고 스미며 마을의 역사를 관통하는 서사를 이룬다.
연작 소설을 관통하는 핵심 정서는 상실과 슬픔이다.
"생은 직선적이거나 선형적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예측할 수 없고, 통제할 수 없으며, 확고하게 규정하기 어렵다"는 작가의 말처럼, 슬픔은 예상치 못한 방향에서 파도처럼 밀려온다. 다만 겹겹이 밀려오는 슬픔 속에서도 인물들은 서로의 온기를 확인하며 삶의 중심을 잡는다.
낙담과 희망, 멸시와 존엄, 삶과 죽음이라는 양극단을 오가는 인간의 처연한 삶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자음과모음. 192쪽.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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