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은 기자재공급자 관리지침에 따라 전력공급에 필요한 변압기·개폐기 등 중요 기자재 약 1600개 품목에 대해 사전등록을 필한 업체에 한해 입찰참가자격을 부여하는 등 관리에 나서고 있다.
이번 지침 개편은 1997년 기자재공급자 등록제도 도입 이후 30년 만에 이루어지는 전면 개정이다. 국민안전 및 안정적 전력공급을 위한 품질 검증체계를 유지하면서도 기존 제재를 예방·시정 중심으로 전환해 중소기업 부담 완화에 초점을 두었다.
우선 기자재공급자 관리지침 내에서 운영해 오던 유자격 등록정지, 등록취소 등 제재 기간이 삭제된다. 국가계약법과 중복되는 제재 사항은 법령에 따른 부정당업자 제재 체계로 일원화한다. 변경 승인 의무 미이행, 수시심사 결과 부적합 등 일부 제재사유 항목에 대해서는 소명 및 시정조치 절차를 추가 마련한다.
전력 기자재 품질관리 기준과 검증체계는 계속 유지하면서 품질이 미흡한 기자재에 대해서는 재검증 절차를 통해 품질유지 의무를 이행하도록 관리한다. 전력 기자재는 도로변, 건물안, 주택앞 등 국민 일상생활과 매우 가까운 위치에 설치돼 있어 불량 발생 시 화재·감전 등 시민들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단순 불편을 넘어 첨단 산업계에서의 공장 가동 중단, 데이터센터 장애 등 국가 경제 전반에 막대한 피해를 불러올 수 있다.
이에 한전은 과거부터 기자재공급자 관리지침을 통해 주요 전력 기자재를 대상으로 서류·현장심사와 공인시험기관의 인정시험 시행 등 엄격한 품질 관리를 수행해 왔다. 2006년부터는 품질 등급제를 도입해 기자재 하자율, 고장율, 검수 불합격률 등을 기준으로 공급사 품질 수준을 평가해왔다. 그 결과에 따라 우수 공급사에는 납품검사 면제 등 인센티브, 하위 공급사에는 장기신뢰성 검증을 위한 성능확인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국내 전력 기자재 기업들의 제조공정 개선, 품질관리 강화 및 기술개발 투자 확대 등 품질개선 활동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160억 달러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한전의 철저한 품질 관리 노력이 국내 기업들의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촉매제가 됐다는 방증이다.
한전은 그동안 중소 업계의 어려움이었던 인력운영 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배전 기자재공급자의 필수인력 보유 기준을 합리적으로 완화한다. 직접생산 확인기준 위반 사유에 따른 재등록 제한기간을 3개월에서 1년으로 차등화 해 과도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할 예정이다. 또 최초 1회에 한해 배전 기자재 성능확인시험 비용의 50%를 지원해 중소기업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한다.
한전은 기자재공급자 관리지침 개정안을 오는 4월 중 사전 공개한 뒤 업계 의견 수렴 등 관련 절차를 거쳐 확정·시행할 예정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전력 기자재 품질은 국민안전 및 인공지능(AI) 시대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며 "기자재 품질관리에 더욱 최선을 다하면서도 불합리한 규제는 계속 정비해 중소기업의 부담을 덜고 상생 협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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