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성기노 기자】10월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 준비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이 쥐고 있던 막강한 수사권이 새로운 기관으로 넘어가는 만큼 향후 행정안전부의 역할과 책임도 함께 커질 전망이다.
중수청을 외청으로 두게 될 행안부는 검찰 등 관계 기관과 ‘개청준비단’을 꾸려 청사, 인력, 시스템 설계를 동시에 진행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사실상 중수청 출범까지 6개월을 남겨둔 ‘D-6개월 체제’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중대범죄수사청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은 오는 10월 2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수사권을 전담하는 중수청을 새로 설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날 의결된 공소청법과 더불어 ‘수사–기소 분리’를 제도화하는 이른바 검찰개혁 2단계 입법이 마무리되면서 검찰청은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수사는 행안부 산하 중수청, 기소는 법무부 산하 공소청이 각각 맡는 이원 구조가 가동된다.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산업·마약·내란·외환 등 국가보호 범죄, 사이버범죄 등 이른바 6대 중대범죄를 전담 수사한다. 여기에 법왜곡죄, 공소청·경찰·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원 공무원이 재직 중 저지른 범죄 등 권력형·사법 관련 사건도 관할에 포함됐다. 기존 검찰 특수수사를 대체하는 ‘대형 사건 전담 수사기관’ 성격을 분명히 한 셈이다.
조직 측면에서 중수청은 행안부 장관 소속 외청으로 설치된다. 행안부 장관이 일반적인 지휘·감독권을 행사하되 개별 사건에 관해서는 중수청장이 전속해 지휘·감독하도록 해 행정부 통제와 수사 독립성 사이에서 절충을 꾀했다.
중수청장은 15년 이상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에 종사했거나 판사·검사·변호사, 대학·연구기관 법학 교수 경력이 있는 이 중에서 추천위원회가 후보를 압축하고 행안부 장관 제청과 대통령 임명, 국회 인사청문 절차를 거쳐 임명된다.
임기는 2년 단임으로 장기 집권에 따른 권한 비대화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중수청장이 사실상 기존 검찰총장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수사기능과 역할이 어떻게 정립될지 초미의 관심이 되고 있다.
실무를 담당할 중수청 수사관은 1∼9급 단일 직급체계를 적용하는 특정직 공무원으로 채용된다. 검찰청 내부 수요조사를 통해 전환 가능 인력 규모를 먼저 파악하고 부족한 인력은 공개경쟁·경력경쟁 채용으로 충원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수사사법관–전문수사관’ 이원화 구상 등 세부 인력 운용 모델도 정부 안으로 제시된 상태여서 내달 중 채용 계획 윤곽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출범까지 남은 여섯 달 동안 가장 시급한 과제는 하위법령 정비와 조직 설계다. 행안부는 이미 내부에 ‘중수청설립지원단’을 꾸려 시행령·임용령 등 하위법령 초안을 다듬고 있으며 조만간 검찰·인사혁신처 등과 함께 개청준비단을 공식 출범시켜 청사 확보, 정보시스템 구축, 사건기록 이관 실무에 착수할 계획이다. 전국 단위 수사를 뒷받침할 지역중대범죄수사청(지방수사청) 설치 여부와 권역 구분도 인력 규모와 예산 산정에 맞춰 함께 결정해야 하는 숙제다.
정치권에서는 중수청의 권한이 아직 완전하게 정리되지 않아 출범 후 일정부분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행안부로서는 신설 기관의 위상에 걸맞게 남은 6개월 동안 ‘권한’에 대한 미세조정을 완벽하게 처리해야만 한다. 중수청 설치법은 중수청에 수사 범위를 근거로 경찰 등 다른 수사기관에 사건 이첩을 요구할 수 있는 우선권을 부여했다.
하지만 중대범죄의 개념과 수사 범위 경계가 아직 모호한 탓에 경제·부패 사건 등을 놓고 경찰과 중수청 간 중복 수사·사건 쟁탈전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과 수사 실무라인에서 동시에 제기된다. 자칫 중수청과 경찰 기관끼리의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우려가 있는 점도 경계해야 한다.
행안부는 중수청 출범 전까지 경찰과 충분한 사전 협의를 통해 사건 이첩 기준과 역할 분담 원칙을 최대한 구체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는 행안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중수청 설치법이 통과됐으니 시행령과 임용령을 추가로 마련하고, 새로운 기관 설치를 위한 개청준비단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수사 범위 설정과 관련해) 어떤 기준을 바탕으로 사건을 이첩할지에 대해 개청 전 경찰과 충분히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검찰개혁의 ‘마지막 퍼즐’로 불리는 중수청이 6개월 뒤 실제 작동을 시작했을 때 수사의 범위와 역할이 어떻게 정립될지, 그리고 기소 분리라는 제도 개편이 어떻게 권력형 대형 범죄 수사의 실질적 독립성과 효율성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모은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