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억 들인 산불 감시카메라…100건 중 97건 놓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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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억 들인 산불 감시카메라…100건 중 97건 놓쳤다"

프라임경제 2026-03-24 09:18: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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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전국 산림 곳곳에 설치된 무인 산불감시카메라가 실제 산불의 '최초 발견자' 역할을 거의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예산은 급격히 늘었지만, 정작 현장에서는 효율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감시 체계를 전면 재설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5일 국회 자료(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를 보면, 지난해부터 올해 1월까지 발생한 산불은 총 521건이다. 이 가운데 감시카메라가 최초로 포착해 신고로 이어진 사례는 14건, 전체의 2.7%에 그쳤다. 산불 100건 중 97건은 카메라가 아닌 사람에 의해 처음 발견된 셈이다.

ⓒ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실, 산림청
정부는 그동안 산불 대응 강화를 이유로 감시카메라를 꾸준히 확대해왔다. 현재 전국에 설치된 카메라는 1971대로, 이 가운데 자동 회전형이 1300여 대, 고정형이 600여 대다. 하지만 관측 가능 범위는 약 5㎞ 내외에 그치고, 실제 감시 가능한 산림 면적도 4분의 1 수준에 머문다.

문제는 예산 증가 속도다. 산불감시카메라 관련 예산은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별도 편성이 없다가 지난해 약 49억원이 처음 투입된 뒤 올해 126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카메라 한 대당 약 8500만원에 이르는 비용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사업이 급격히 팽창한 셈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분석 시스템에도 매년 30억원대 예산이 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투자 확대가 실제 '조기 발견'으로 이어졌는지는 의문이다. 산림청은 산불 발생 양상의 변화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산불은 산 내부보다 농가 소각이나 생활 화재 등 산 외부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더 많아 카메라의 초기 포착 비중이 낮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10년 통계를 보면 산 외부 발화가 절반을 넘는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기존 고정형 감시 체계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지적도 나온다. 감시 범위 밖에서 시작된 불은 결국 사람이 먼저 발견할 수밖에 없고, 카메라는 뒤늦게 확산 상황을 추적하는 보조 수단에 머문다는 것이다.

산불감시카메라가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감시 방식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특정 지점을 바라보는 고정형 장비 중심에서 벗어나 이동성과 실시간 대응 능력을 갖춘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변화가 시작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는 AI 기반 카메라 네트워크로 연기와 화염을 자동 감지해 즉시 대응 체계에 연결하고, 그리스는 산림에 설치된 센서가 이상 징후를 포착하면 드론이 자동으로 출동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국회에서도 비슷한 문제 제기가 이어진다. 단순한 장비 확충이 아니라 감시 체계 전반을 재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산불 대응이 ‘사후 진화’에서 ‘사전 탐지’로 전환되지 않는 한, 예산만 늘고 성과는 제자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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