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바닥 논쟁 속 변수는 정책…“당분간은 보수적 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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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 바닥 논쟁 속 변수는 정책…“당분간은 보수적 접근”

이데일리 2026-03-24 08:38: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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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2차전지 업종이 중국 업체와의 기술 격차 축소, 원가 경쟁 열위라는 이중 부담에 놓여 있지만, 미국과 유럽의 탈중국 정책 강화가 중장기 반등의 버팀목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장 업황 반전은 쉽지 않지만, 서방권의 산업정책이 본격화하면 국내 업체들의 가동률과 점유율 회복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보고서에서 “배터리 기술 평준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시장은 결국 가격 경쟁 체제로 이동하고 있다”며 업종 투자의견으로 ‘중립(Neutral)’을 제시했다.

(표=한화투자증권)


보고서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기술적으로 한국 업체를 빠르게 추격한 데 이어, 이미 상당 부분에서는 격차가 무의미해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배터리의 안정성과 수명은 상향 평준화됐고, 실제 시장에서는 주행거리와 충전 속도, 가격이 구매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의 기술 진전이 예상보다 빠르다고 짚었다. 과거엔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주행거리나 충전 성능에서 열위에 있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 출시 차량들은 한국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일부 제품은 초급속 충전 성능에서 더 앞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가격 경쟁력에서는 중국의 우위가 더욱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수용 NCM 배터리 가격은 kWh당 70~80달러, LFP 배터리는 50~60달러 수준으로, 유럽과 미국에서 한국 업체들이 생산하는 NCM 배터리 가격보다 30~50% 낮다. 그럼에도 CATL은 15%를 웃도는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어, 단순 저가 공세를 넘어 구조적 원가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됐다. 인건비와 전력비, 감가상각비, 정부 보조금과 금융 지원까지 전 영역에서 비용 구조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연구원은 이런 흐름이 과거 중국의 저가 공세에 국내 업체들이 밀려났던 LCD 산업의 전철을 떠올리게 한다고 진단했다. 다만 배터리 산업은 디스플레이와 달리 전방 산업이 자동차이고, 더 나아가 에너지저장장치(ESS)와도 연결된 국가 전략 자산이라는 점에서 전개 양상이 다를 수 있다고 봤다. 자동차 산업이 유럽과 미국의 고용,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서방권이 배터리 공급망을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특히 유럽 정책 변화가 주목된다고 봤다. 이 연구원은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무역협력협정(TCA) 강화, EU의 산업가속화법(IAA) 도입이 중국산 전기차와 배터리에 대한 장벽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TCA는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전기차에 관세를 부과하는 구조이고, IAA는 ‘메이드 인 EU’ 요건을 충족한 제품에 공공조달과 보조금, 세제 혜택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중국 기업의 유럽 내 직접 투자에도 제약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어,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는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이런 정책 효과가 현실화할 경우 국내 배터리 3사의 가동률이 2025년 40%대에서 2028년 60~80% 수준까지 회복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30년부터는 양극재 등 핵심 소재 업체들의 현지 점유율 확대도 가시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에서는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일시 둔화했지만, 대신 ESS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국내 업체들이 유휴 전기차 라인을 ESS용으로 전환해 가동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보고서는 아직 업종 전반을 강하게 낙관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수요 부진과 과잉 투자 후유증이 여전한 만큼 당분간은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그러면서도 향후 1년간 유럽 IAA 협상 과정에서 탈중국 규제가 더 강해질 경우 업종 투자의견 상향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관심 종목으로는 미국 ESS 및 유럽 정책 수혜가 기대되는 배터리 셀 업체와 함께, LFP 양극재 양산을 앞둔 엘앤에프(066970), 유럽 공장을 기반으로 고객사 확장 모멘텀이 큰 에코프로비엠(247540)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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