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갈피 못 잡는 트럼프…통제력 잃고 "전쟁범죄" 비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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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갈피 못 잡는 트럼프…통제력 잃고 "전쟁범죄" 비판까지

프레시안 2026-03-23 21:25:3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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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관련 갈피를 잡지 못하는 태도를 보이며 이번 전쟁에 대해 통제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간 시설인 발전소 폭격까지 위협하자 미 정치권에서 전쟁범죄가 될 수 있다는 비판까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한 주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풀 일관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엔 한국, 중국, 일본, 프랑스, 영국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구했지만 유럽이 분명한 거부 의사를 밝히고 다른 나라들도 미온적 태도를 보이자 3일 뒤엔 "누구의 도움도 필요 없다"며 미국의 단독 대응을 시사했고 미군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인근 미사일 기지를 폭격하기도 했다.

그러나 19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의 회담 자리에선 "일본이 나서주길 기대한다"며 재차 압박을 가하고 미련을 떨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고 다음 날에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이 해협을 이용하는 국가들이 필요에 따라 경비하고 감시해야 한다. 미국은 그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다 21일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 개방"하지 않으면 "미국이 가장 큰 발전소를 시작으로 이란의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완전히 파괴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전쟁 발발 3주가 지난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 상황에 대한 통제를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위기 관리에 실패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고 동맹국 사이에서 고립이 가시화 됐으며 지지층을 포함한 국내 반발 또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외교정책 고문을 지낸 정치컨설팅사 글로벌상황실(GSR)의 브렛 브루엔 대표 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이 나라를 전쟁으로 몰아넣은 이유와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하지 못하고 있어 이전처럼 뉴스 흐름을 주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그는 메시지 전달 능력을 잃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통신은 지난 한 주를 트럼프 대통령 권력의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난 기간이라고 평가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안보 지원을 위한 해군 파견 요청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및 다른 파트너국들이 보인 저항에 당황했다고 전했다. 몇몇 분석가들은 동맹국들의 미온적 반응이 이번 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 뿐 아니라 트럼프 재집권 뒤 동맹을 경시한 데 따른 반발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전쟁을 중대 확전 기로로 몰아 넣었던 지난 18일 이스라엘의 이란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폭격으로 미국과 이스라엘 사이 간극도 표면화됐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가스전 폭격이 "단독" 행동이었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그러한 공격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히며 에너지 난타전으로의 확전을 진화해야 했다.

트럼프 지지자인 조 켄트 미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이 이란 전쟁에 반대해 사의를 표명하며 강성 지지층 마가(MAGA)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력 약화 조짐도 점차 커지고 있다. <로이터>는 분석가들이 유가 상승이 지속되고 미군이 추가 파병될 경우 몇 주 안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장악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전략가 데이브 윌슨은 통신에 "사람들은 '왜 내가 높은 휘발유 가격을 부담해야 하는 거지? 왜 호르무즈 해협이 내가 다음 달에 휴가를 갈 수 있을지 없을지를 좌우하게 된 거지?'라고 말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65%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규모 지상전을 명령할 것으로 믿고 있지만 이에 찬성하는 비율은 7%에 불과했다. 공화당원 찬성 비율도 14%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발전소 공격 위협에 대해 민주당에선 "전쟁범죄"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에드 마키 민주당 상원의원은 21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에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에 대한 계획이 전혀 없다. 때문에 그는 이란 민간 발전소 공격을 위협하고 있다. 이는 민간인에 대한 공격이 될 수 있고 푸틴(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하고 있는 일이며 전쟁범죄가 될 수 있다. 이란에 대한 이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비판했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도 관련해 "그(트럼프 대통령)는 이 전쟁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공황에 빠졌다"고 비난했다.

제프리 콘 미 텍사스공대 법학 교수는 <AP> 통신에 트럼프 대통령이 민간 기반시설 공격 정당화에 필요한 신중한 법적 검토를 거친 걸로 보이진 않는다며 그러한 유형의 광범위한 공격이 전쟁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폭력을 가하면 사태를 통제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했다고 봤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2일 미 NBC 방송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발전소 파괴 위협에 대해 "때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긴장을 고조시켜야 한다"며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옹호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란은 미국이 발전소를 공격하면 역내 기반시설에 대한 더 큰 보복이 뒤따를 것이라고 위협 중이다. 22일 <로이터>는 이란 국영 언론을 인용해 이란군 대변인 에브라힘 졸파카리가 "이란의 연료·에너지 시설을 적이 공격한다면 미국 소유 역내 모든 에너지 기반시설, 정보기술 및 해수 담수화 시설이 공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미 행정부에서 중동 협상가를 맡았던 애런 데이비드 밀러는 <로이터>에 "트럼프는 스스로 이란 전쟁이라는 상자를 만들고 어떻게 빠져나와야 할지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게 그의 가장 큰 좌절감의 원천"이라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다리 폭파로 지상침공 우려↑…장기화 부담 여론 감지도

한편 이스라엘이 레바논 리타니강 다리를 폭파하며 레바논 남부를 고립시키고 지상 작전을 벌이려 한다는 우려가 커졌다. 레바논 남부는 이스라엘 북부와 맞닿은 접경지대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을 보면 22일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이 다리를 이용해 무기와 조직원을 레바논 남부로 이동시켰다며 카스미야 다리를 폭파했다.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해당 공습이 "리타니강 남쪽 지역과 레바논 나머지 지역의 지리적 연결을 단절하려는 시도"라며 "지상 침공의 전조"라고 비판했다.

다만 전쟁 지지율이 높은 이스라엘에서도 장기화에 대한 부담이 감지 중이다.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소(INSS)가 지난 19일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란 전쟁에 대한 이스라엘인 지지도는 78.5%로 여전히 높았지만, 전쟁 초 63%였던 이란 정권이 붕괴될 때까지 군사 작전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견은 54%로 줄었다. 전쟁이 이란 정권에 상당한 타격을 줄 거라고 평가하는 비율도 58%로 전쟁 발발 당시(69%)보다 급격히 감소했다. 반면 군사적 성과를 낸 뒤 휴전해야 한다는 의견은 22.5%로 전쟁 초(16%)보다 늘었다.

▲22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레바논 리타니강 카스미야 다리를 공습한 뒤 화염이 치솟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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