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닝]
보이지 않아서 더 설명하기 어렵고 잡히지 않아서 더 벗어나기 어려운 고통이 있습니다. 바로 악취입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 불청객은 엄청난 존재감을 과시하며 단순 불편을 넘어 주변 주민들의 삶의 질을 송두리째 파괴하기도 합니다. 르데스크가 악취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지역들을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역삼역 일대]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강남은 하수구 냄새가 심하다는 글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최근 3년간 악취 관련 민원이 가장 많이 접수된 지역으로 꼽히기도 했는데요. 직접 역삼역 일대 주거지를 찾아봤습니다. 한쪽으로는 대형 빌딩이 이어지고 다른 한쪽으로는 주택가가 맞닿아 있는 곳인데요. 실제로 이곳은 하수구 냄새를 줄이기 위해 덮개를 씌워둔 모습들이 유독 많은 모습입니다.
(주민 인터뷰)
"여기 지나가면 푹 올라와. (구토가) 넘어올라해서 아주 깜짝 놀랐어. 여름에 더 많이 나고 이렇게 냄새가 푹 올라온다고."
"특히 지금처럼 따뜻해지면 냄새가 심해지는 거 같아요. 하수구에서 오수 같은 냄새가 올라와요. 종종 휴식을 취하고 바람 쐬러 나오는데 그 공간에 냄새가 퍼지기 시작하면 거기를 좀 피해서 다른 데로 가고 싶은?"
(강남구청 관계자)
"강남구가 하수관로랑 오수관로가 하나로 합쳐진 합류식 관로를 쓰고 있대요. 이 합류식 관로에는 정화조 설치가 의무화가 돼 있는데 특히 여기가 고층 빌딩이 많은 지역이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용량이 큰 펌프식 정화조가 많이 설치가 돼있고 그러다 보니까 황화수소가 엄청 발생을 많이 하는 지역이니까 당연히 악취 발생량도 많고, 민원도 집중되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특히 강남역, 역삼역 일대가 거기가 고층 빌딩이 많잖아요. 대형 상업시설이 많고 그러다 보니까 거기 유독 민원이 집중되는 걸로 파악하고 있어요. 완전히 관로를 바꾸는 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저감장치 설치도 하고 저감사업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어요."
[신림역 일대]
지하철 2호선 신림역 근처 주거지 밀집 지역입니다. 골목에 들어서자 시큼한 악취가 코를 자극하는데요. 오랫동안 방치된 듯한 공사장 주변에는 쓰레기가 쌓여 있고 배수구 내부도 담배꽁초 등 각종 쓰레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현장에는 침수 위험을 이유로 쓰레기를 투기하지 말라는 안내판이 설치돼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는지는 의문입니다. 악취 발생이 우려되는 배수구 바로 앞은 반지하 주택의 창문이 맞닿아 있어 이곳 주민의 고통은 특히 더할 것으로 보입니다.
(주민 인터뷰)
"집에 갈 때, 지나다닐 때 하수구 냄새가 좀 많이 났었어요. 아무래도 냄새가 많이 나다 보니까 생활이 약간 걱정이 되는 것 같아요. 홍수 때면 반지하에 이렇게 물이 들어올 수도 있고 밑에서 더러운 것들 그런 거 다 올라오고 하니까. 쓰레기 안 들어가게 하고 청소를 해야 되지 않을까."
(관악구청 관계자)
"네 민원은 종종 들어오죠. 하수 냄새가 올라올 수 있어요. 맨홀이나 빗물받이를 통해서. 매년 관로 준설이나 빗물받이 준설도 하고 있고요. 민원이 들어오면 집중적으로 (청소를) 하기도 하고요. 저희가 매번 구역을 나눠서 매년 청소는 하고 있어요. 동별로 한 달에 한 번씩 민원이 들어오면 바로바로 그때 처리하고요."
[송파구 장지동 일대]
송파구 내에 위치한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 시설입니다. 이 시설은 지하철역 근처에 위치하고 있는데요. 바로 옆으로는 시민들이 오가는 인도가 붙어있고 한 블록만 더 가면 곧바로 주거지도 나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직접 수거하고 처리하는 시설 특성상 악취가 심한 편인데요. 기온이 오르거나 바람 방향에 따라 냄새가 주변 보행로와 주거지까지 퍼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합니다.
(주민 인터뷰)
"좀 많이 나는 날도 있어요. 날씨 흐린 날. 쓰레기 냄새, 폐기물 냄새? 네, 좀 독해요."
"심하긴 해요. 악취 냄새지 뭐. 오래된 거 같은데요."
(송파구청 관계자)
"좀 이제 기온이 높아가지고 음식물이 또 부패가 빠르다 보니까 악취 정도가 더 심하기도 하고 악취가 더 잘 느껴지는 것도 있고요. 저희가 일단은 올해 악취 기술 진단을 좀 실시를 할 예정이거든요. 민원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게 아무래도 6월부터 9월 정도. 하절기에 민원이 많이 발생하다 보니까 그 전문 업체 용역을 통해가지고 저희가 좀 개선방안을 도출을 하려고 하고 지금 계획을 하고 있어요. 지금 운영업체랑 계약 종료는 이제 2032년까지인데 지하화 사업을 하게 되면 아마 10년 정도는 좀 걸리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거든요."
[강서구 마곡동 일대]
서남물재생센터 앞 아파트 단지입니다. 단지 바로 앞에는 서남물재생센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넓은 유수지에는 물이 고여 있는데 썩은 냄새가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앞서 서울시 악취 측정(2025년 4분기) 결과, 아파트 앞에서 측정된 복합 악취 수치는 분뇨처리장 앞과 같은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주변은 물론 멀찌감치 떨어진 방화동 일대까지도 악취가 퍼진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주민 인터뷰)
"장마철에, 물 잘 안 내려갈 때 저 아파트 정문 앞에 냄새 많이 나더라고. 거기가 제일 많이 나. 그 자리에 물이 고여있는지. 여기가 3만평이라는데, 유수지가. 구청에 신고도 많이 했어. 공사를(한다고 하는데) 스포츠센터 들어온다고 하는데, 10년 잡더라고."
(강서구청 관계자)
"거기는 저희가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서 전체적으로 흙을 다 걷어내고 조치를 할 예정인데 현재 아직 예산 확보가 되지는 않은 상태입니다. 민원이 종종 들어오긴 하죠. 복개를 해달라고 하시는데 복개도 서울시랑 협의를 해야 되는데 서울시 쪽에서 방재성능목표(강우량 목표)가 충족돼야 전면 복개를 할 수 있다고 검토 내용이 나왔기 때문에 그 예산까지 확보하려면 한참 더 오래 걸릴 것 같긴 합니다."
[클로징]
기온 상승과 장마철을 앞두고 악취 문제는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장별로 원인은 달랐지만 관리와 점검이 충분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습니다. 보다 근본적인 원인 진단과 실효성 있는 관리 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르데스크 주예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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