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최근 5년간 고등학교 학업중단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그 원인을 둘러싼 해석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부적응’의 결과로 여겨졌던 학업중단이 이제는 입시 전략의 일환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동시에 5등급제 도입과 주요 대학의 정시 기조 유지 등 교육정책도 학업중단 증가 배경으로 거론됐다.
23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에 따르면 고교 학업중단율은 2020년 1.1%에서 2021년 1.5%, 2022년 1.9%, 2023년 2%, 2024년 2.1%로 매년 상승했다.
학교 유형별로는 특성화고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24년 기준 특성화고 학업중단율은 4.2%로 일반고(1.7%)의 두 배를 넘었다. 일반고 학업중단자 수 역시 최근 5년 사이 약 두 배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업중단자의 대부분이 자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전체 학업중단자 가운데 자퇴 비율은 약 98%에 달했다. 이는 학업중단이 경제적 어려움이나 질병 등 외부 요인에 따른 이탈이라기보다 학생의 선택에 따른 결정일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학업중단 증가와 함께 고졸 검정고시 지원자도 늘고 있다. 고졸 검정고시 지원자는 2024년 약 5만명 수준으로 증가했고 합격률도 70%를 넘어섰다. 대입 입학생 가운데 검정고시 출신 비율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학교 내신보다 검정고시와 수능을 병행하는 경로가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내신 경쟁에서 불리하다고 판단한 학생일수록 학교를 떠나 정시 중심으로 대입을 준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교육계에서는 최근 자퇴 증가의 배경으로 대입 구조 변화를 지목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이한섭 정책실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주요 대학들의 정시 기조가 유지되면서 내신을 포기한 학생들은 학교에 남아 있을 이유가 약해지면서 자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질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제도 변화도 이러한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해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됐고 내신 체계도 기존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개편됐다. 제도 개편의 취지는 경쟁 완화와 학생 선택권 확대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종로학원은 지난해 6월 “학교 내신이 현행 9등급제에서 5등급제로 전환되면서 상위 10%(상위 10%까지 1등급)까지 진입하지 못하면 2등급, 3등급으로 밀리는 상황에서 인서울 등 상위권 대학에 불이익 발생등으로 학교 내신 부담에 따른 학업중단자수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퇴 사유 상당수가 ‘기타’로 분류돼 자퇴가 늘고 있는 원인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24년 자퇴 사유를 보면 ‘기타’가 68.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부적응 14.38%, 해외출국 8.44%, 질병 6.49% 순이었다.
이에 따라 교육계 안팎에서는 현재 통계 체계만으로는 학업중단의 실제 배경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타’에는 내신 경쟁 부담 회피, 수능 중심 재도전, 학교폭력이나 교우관계 문제, 진로 변경과 조기 진학 준비 등 복합적 요인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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