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00원대 뉴노멀 되나…국내 산업계 빨간불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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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1,500원대 뉴노멀 되나…국내 산업계 빨간불 켜졌다

연합뉴스 2026-03-23 17:06: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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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장기화에 불확실성 지속 전망…해외조달·투자비용 커져

환헤지·재고관리도 미봉책 지적…대외부채 많은 기업 부담 커져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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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보경 임성호 홍규빈 기자 = 미국과 이란 전쟁 장기화 우려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으로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최고인 1,510원대까지 치솟자 산업계는 비상이 걸렸다.

환율 급등(원화값 하락)은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게는 대체로 유리한 것이 과거 공식이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해외 조달 및 생산, 투자 비중이 높아진 현재에 환율 급등은 오히려 수출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란 전쟁 장기화로 1,500원대 환율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통화 스와프, 원자재 공급망 재편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미봉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6.7원 급등한 1517.3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다.

과거에도 환율이 1천500원대로 치솟은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가 동반됐다는 점에서 1천500대 환율이 뉴노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산업계의 대체적 예상이다.

이에 따라 수출 위주의 국내 주력 산업들은 환율 상승에 따른 악영향을 단기간 피할 수 있을 것이라던 기존 전망은 이번 사태에서는 크게 빗나갈 전망이다.

국내 기업들도 장기간 이어질 고환율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수출 시 달러를 받는 만큼 매출 증가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원자재 수입도 달러로 결제해야 해서 비용도 그만큼 증가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생산 거점을 세계 각지로 다변화한 상황에서 생산 및 투자 비용이 증가하는 것도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여기에다 미국으로부터 고관세를 물고 있는 철강 등의 분야 기업은 환율 상승에 따라 더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다.

1,500원대 원/달러 환율, 이번 주는? 1,500원대 원/달러 환율, 이번 주는?

(영종도=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3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출국장의 은행 환전소에 달러화 등 각국 통화 환율이 표시돼 있다. 2026.3.23 jjaeck9@yna.co.kr

홍지상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일반적으로는 환율이 오르면 기업이 수출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요인이 되지만 최근처럼 변동성이 심할 경우에는 기업이 달러 가격을 내리기 어렵다"면서 "고환율이 유지되면 수입 물가가 올라가 생산 비용이 오르고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환율 변동 위험 회피를 위해 통화 스와프, 옵션 등 다양한 파생상품으로 환헤지(위험회피)를 실행 중이지만 장기적으로 이어질 고환율에는 미봉책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이번 사태에 따른 원자재 비용 상승에 대해서도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원자재 장기 계약을 통해 단기 가격 변동의 위험을 줄이는 한편으로, 원자재와 제품 재고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며 사태 장기화에 대비하는 것이다.

다만 환율 상승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은 피할 수 없어 이보다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환율 상승은 국내 기업들의 대외자산과 대외부채 비율에 따라 여파가 달라진다는 점에서 전반적인 경영전략 재편도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비금융기업 대외채무는 1조851억9천450만달러로 달러당 원화값이 10원 내릴 때마다 국내 기업들의 채무 규모가 1조8천500억원씩 늘어난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환율이 올라가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이 낮아지면서 외국에서 기업이 돈을 빌릴 때 가산금리가 높아지는 불이익이 있다"면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들이 환차손을 우려해서 돈을 빼니까 주가가 내려가면서 기업들이 재무적으로 어려운 상황에도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들은 대외자산과 대외부채 비율에 따라 환율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면서 "대외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경우는 환율이 오르면 자산 가치가 올라 이득이지만 대외부채가 많으면 반대로 손해가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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