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익숙한 목소리라 생각했는데, 전혀 다른 울림이 튀어나왔다. 배다해가 이번엔 ‘시’를 품고 돌아왔다.
가수, 뮤지컬 배우로 무대를 채워온 배다해가 또 한 번 다른 색의 목소리를 꺼냈다. 늘 듣던 소리를 비껴가니 귀보다 가슴이 호강이다.
3월 20일 공개된 음그 작곡가 프로젝트 앨범 ‘여운; 스며들어 네 곁에 머무는 노래’는 배다해의 변화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나태주 시인의 시를 바탕으로, 공모전을 통해 선발된 젊은 작곡가들의 곡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배다해의 등장.
첫 곡 ‘달밤’에서는 정통 성악 교육을 받은 ‘소프라노’ 배다해의 본령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생크림 같은 소리의 질감, 호흡 하나까지 촘촘하게 다듬은 발성은 듣는 순간 귀를 움켜쥔다. 지금까지 그가 들려주었던 팝, 뮤지컬의 소리 길하고는 다른, 한결 더 깊고 맑은 울림이다.
‘목련꽃 낙화’에서는 쓸쓸히 흔들리는 배다해 바이브레이션의 아련함을 만질 수 있다. 여백으로 그린 꽃 같은 소리. 그는 왜 이제껏 이런 소리를 꼭꼭 감추어 왔을까. 서운해질 정도다.
이번 앨범에는 신승민의 ‘달밤’, 이유민의 ‘목련꽃 낙화’, 남진경의 ‘이름 부르기’, 김요환의 ‘봄의 사람’까지 총 4곡이 담겼다. 서로 다른 색의 곡들이지만 배다해의 목소리를 통과하며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제작진도 눈길을 끈다. 보컬 녹음은 안테나 스튜디오에서 진행했고 지승남 엔지니어가 참여했다. 스트링은 오디오가이에서 녹음했고, 마스터링은 그래미상을 받은 황병준·장영재 엔지니어가 맡아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뮤직비디오도 인상적이다. 서울식물원에서 촬영된 영상은 자연의 이미지와 공간감을 활용해 음악의 분위기를 시각으로 풀어냈다.
음그 최종열 대표는 “작곡 공모전이 발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공연과 음반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고 싶었다”며 “앞으로도 작곡가들이 자신의 음악을 계속 세상에 내놓을 수 있도록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배다해로 듣는 나태주. 아니, 읽는 나태주. 이 앨범, 오래 간직할 테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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