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이 고조되며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자, 가상자산이 위기 상황에서 안전자산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23일 글로벌 시장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쟁 확전 우려 속에 6만7000달러대까지 밀리며 최근 2주 사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후 일부 반등했지만 여전히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가격 하락은 비트코인이 위기 시 안전자산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기존 주장에 한계를 드러낸 사례"라고 평가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이 채굴 비용 증가로 이어지면서 산업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시장 변동성 확대의 직접적인 계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 호르무즈 해협을 일정 시간 내 개방하지 않을 경우 핵심 인프라를 공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긴장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 같은 발언 이후 비트코인은 급락세로 전환됐고, 투자자들의 위험회피 심리도 빠르게 확산됐다.
디지털자산 시장의 투자 심리를 나타내는 '공포·탐욕 지수' 역시 극단적 공포 수준으로 떨어지며 시장 위축을 반영했다. 최근 수치는 이전보다 더 낮아지며 투자 심리 악화를 보여줬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을 통해 비트코인의 성격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고 보고 있다.
피터 치어 아카데미증권 매크로 전략 책임자는 "정치·군사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 회피에 나서고 있다"며 "비트코인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진단했다.
즉, 위기 상황에서 금과 같은 전통적 안전자산과 달리 비트코인은 여전히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는 인식이 강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서는 글로벌 자산 시장 전반의 고점 논란도 제기된다. 마이크 맥글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수석 전략가는 최근 분석에서 "주요 자산의 변동성이 역사적 저점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은 가격 고점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을 비롯해 주식, 금, 원자재 등 주요 자산이 전반적으로 고점 영역에 위치해 있으며, 향후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에게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단기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무리한 추격 매수는 고점 매수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리스크 관리 중심의 투자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비트코인의 '디지털 금' 역할에 대한 논쟁도 다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