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절 대란과 오픈런 열풍을 일으켰던 '두바이쫀득쿠키(두쫀쿠)'의 인기가 식은 이후 최근에는 '버터떡'이 새로운 디저트 트렌드로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짧은 주기로 반복되는 디저트 유행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피로감도 함께 누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버터떡은 두쫀쿠의 인기가 식자 그 자리를 꿰찼다. 상하이의 한 유명 베이커리에서 시작된 이 디저트는 중국에서 '황요녠가오(黄油年糕)'로 불린다. 새해에 먹는 떡인 '녠가오'에 버터를 더해 구워낸 것으로, 찹쌀 반죽에 버터를 듬뿍 넣어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감을 살린 것이 특징이다. 맛을 본 사람들은 프랑스 디저트 까눌레의 겉면과 떡의 쫀득한 식감을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의 디저트라고 평가한다.
온라인에서도 이러한 관심은 쉽게 확인된다. 인스타그램에서 '#버터떡'을 검색하면 약 2만7000개 이상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으며 '#버터떡맛집'과 '#버터떡레시피' 등 관련 게시글도 각각 1000개, 500개 이상 게재돼 있다. 유튜브에서는 레시피를 소개하는 영상부터, 실제 매장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을 담은 브이로그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올라오고 있다.
이러한 유행 덕분에 버터떡을 만드는데 사용되는 재료의 소비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 18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들어 찹쌀가루 판매량은 1년 전보다 211%나 급증했고 타피오카 전분도 161%, 버터류도 6% 늘어났다.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SNS 중심의 유행에 대해 '억지로 만들어진 유행'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유행이라면 쉽게 구하기 어렵고 가격도 높아야 하지만 버터떡은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유튜브에 올라온 버터떡 관련 영상 댓글에서 "먹어본 친구가 거의 없다. 진짜 유행이었다면 다양한 카페에서 팔아야 하는데, 실제 판매 매장도 많지 않고 배달 앱이나 매장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다"며 "억지로 만들어진 유행"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유행이 생겨 있다", "SNS가 없었다면 과연 이 정도로 화제가 됐을지 의문이다", "유통업계와 인플루언서들이 합작해 억지 유행을 조장하고 있다"는 등 부정적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송현아 씨(27·여)는 "두쫀쿠 유행이 지나간 뒤 버터떡이 SNS에서 핫하다고 해 근처 카페를 몇 군데 찾아가봤다"며 "실제 매장에서 두쫀쿠보다 쉽게 구할 수 있었고,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도 없이 바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두쫀쿠만큼 유행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며 "주변 친구들 중에서도 버터떡이 유행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만 두쫀쿠와 달리 정작 먹어본 사람은 손에 꼽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SNS에서 화제가 되니 꼭 먹어봐야 한다는 강박 같은 것도 느껴진다"며 "이런 반복되는 유행 때문에 점점 디저트에 대한 흥미가 떨어진다는 친구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들 역시 소비자들과 비슷하게 체감하고 있었다. 경기도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이민영 씨(31·여)는 "중국에서 유행한 디저트가 국내로 들어올 때 정해진 레시피가 거의 없어 초기에는 시행착오가 많았다"며 "처음 버터떡을 판매하려고 했지만 정확한 레시피가 없어 시작을 망설였다. 주변 카페에서 정보를 얻고 판매 경험을 쌓으면서 조금씩 우리 매장만의 방식으로 변형해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버터떡을 처음 도입하지 않았던 이유는 두쫀쿠 인기 상승으로 재료 가격이 크게 올랐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평소 납품받는 가격대로 공급받고 있는데 과연 이게 진짜 인기 있는 디저트가 맞는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또 다른 자영업자 정오혁 씨(39·남)는 "두바이쫀득쿠키나 두바이 휘낭시에 등 두바이를 활용해 만든 디저트들은 유행할 때 빠르게 매진된 경우가 많았는데 버터떡은 그런 열기를 볼 수 없다"며 "손님들이 많이 몰리는 주말에는 그래도 준비한 물량이 다 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평일에는 준비한 물량이 다 안 나가는 날도 종종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빠르게 바뀌는 디저트 유행이 소비자 피로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탕후루, 두바이쫀득쿠키, 흑당버블티 등 디저트 트렌드가 점점 더 빨리 바뀌면서 단순히 SNS 조회수에 기반한 유행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고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유행의 전환이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소비자들의 피로도가 누적될 경우 실제로 유행하더라도 반응하지 않을 수 있다"며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와 메뉴를 구축하는 것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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