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격화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 코스피 급락과 함께 올해 들어 벌써 10번째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3원 상승한 1504.9원에 출발한 뒤 장 초반 1503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최근 환율은 국제유가 급등과 외국인 자금 이탈 영향으로 1500원 선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주 일부 은행 창구 환율이 1530원을 넘어서며 시장 불안이 확대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환율이 1500원대를 중심으로 등락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달러 강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유럽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유로화 강세로 이어지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주 원·달러 환율 예상 범위는 1480~1530원 수준"이라며 고환율 흐름의 지속 가능성을 제시했다.
주식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장 초반부터 급락세를 보이며 전 거래일 대비 3% 이상 하락 출발한 뒤 낙폭을 확대했다. 장중 한때 5500선 초반까지 밀리며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에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올해 들어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이번이 10번째로, 시장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약 7000억 원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000억 원, 3000억 원 이상 순매도에 나서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5% 이상 하락하며 주요 가격 지지선을 내줬고, 자동차·배터리·방산 등 주요 업종 전반이 동반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미국과 이란 간 갈등 심화가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적 발언과 별개로 금융시장은 중동 긴장 고조를 선반영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변동성 확대 국면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외국인 자금 흐름까지 불안정해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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