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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15기 1차회의를 개최하고 김 위원장을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했다.
북한 헌법상 국무위원회는 국가 주권의 최고 정책 지도기관이며 국무위원장은 국가를 대표하는 최고영도자로 규정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6년 6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서 국무위원장에 추대된 이후, 2019년 제14기 1차 회의에서 재추대 됐다.
리일환 당 비서는 추대 제의 연설에서 “핵무력의 강화는 주권을 침해하려는 세력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무자비한 징벌로 대답할 것이라는 김정은 동지의 강경한 대응 의지와 열화의 애국정신”을 언급하며 “김정은 동지를 공화국의 ‘최고직책’에 추대하는 역사적 결정을 내외에 엄숙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4기 추대 제의 때에는 ‘김일성-김정일주의’ 등 선대와의 연결성을 강조하는 표현이 있었는데 이번엔 선대 언급이 없다”라면서 “추대를 통한 국가 목표도 ‘인민의 나라, 자주, 자립, 자위의 강국으로 융성번영’ 등으로 선대 사상적 계승성을 삭제했다”고 분석했다. 선대에 기대지 않은 채, 김정은의 독자적인 체제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고인민회의 수장인 상임위원장에는 김 위원장의 최측근인 조용원이 선출됐다. 조용원은 평범한 집안출신이지만 김정은이 후계자 수업을 받는 시절부터 신임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동당 조직비서로서 김 위원장의 ‘핵무력 강화’와 ‘적대적 두 국가론’을 당에 관철하는 내부 통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의장을 겸직하며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
서열 2위로 7년간 자리를 지켰던 원로 최룡해가 물러난 자리를 대체한 것이다. 최룡해는 김일성과 항일 빨치산 운동을 함께 한 최현의 아들로, 김정은 시대에도 승승장구했지만 김정은 시대에 부각된 인물이기보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대를 이어온 ‘원로’로 분류돼 왔다. 다만 최룡해는 상임위원장을 떠나면서 이례적으로 고별사까지 하며 대우를 해 주는 모습이 연출됐다.
부위원장에는 오랫동안 대남 업무를 관장했던 리선권 전 노동당 10국 부장과 당 법무부장을 맡았던 김형식이 뽑혔다. 내각 인선도 이뤄졌다. 박태성 총리가 유임된 가운데 신설된 제1부총리 자리에 김덕훈 전 내각총리가 임명됐다. 또 군수 제품의 계획·생산 등을 관장하는 기관인 제2경제위원회는 내각 산하에 두기로 했다. 다만 위원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이번에 국무위원회 위원에서 제외됐다. 다만 이는 낙마가 아니라 국가기구(국무위) 직책보다 상위 개념인 ‘당 직책’에 중점을 둔 인사로 풀이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당 중앙에서 정책 전반을 조율하는 더 높은 차원의 역할을 할 여지가 있다”면서 “위상 추락이 아닌 전략적 역할분담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관심을 모았던 ‘적대적 두 국가론’의 헌법 반영 여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14기 1차 회의의 경우 이틀간 열린 만큼, 이번에도 후속 회의에서 관련 내용이 발표될 수도 있다. 북한은 2023년 이후 한국을 ‘적대적 두 국가’로 규정하고 이를 법제화하겠다고 공언했고 지난달 폐막한 9차 노동당대회에서도 이 같은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홍민 연구원은 “북한이 헌법을 개정하면 영토 조항을 어떻게 구체화 하는지가 핵심이며 특히 북방한계선(NLL)관련 법적 근거 마련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며 “‘조국통일’, ‘민족대단결’ 등 선대의 업적과 직결된 표현들이 어느 수준까지 삭제되거나 ‘영토 완정(완전정복)’이라는 호전적 문구로 대체되는지도 김정은 독자 사상체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사전에 예고한 헌법 개정이라든지 예산·결산 등은 2일차 회의 때 다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회의 결과를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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