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한나연 기자 | 서울 강남권 정비사업 수주전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9·25차 통합재건축 사업이 올해 주요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사업 규모는 지하 4층~지상 49층, 7개동, 614가구, 공사비 약 4434억원 수준으로 중형급에 해당하지만, 반포 한강변 입지라는 상징성과 희소성을 감안하면 향후 강남권 수주전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전략 사업지로 평가된다.
2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024년 부산 촉진2-1구역 재개발 이후 약 2년 만에 강남권 정비사업에서 다시 맞붙는다. 당시 수주전에서는 포스코이앤씨가 시공권을 확보한 바 있다. 조합은 오는 4월10일 입찰을 마감하고, 5월30일 조합원 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수주전은 기존의 공사비·금융 조건 중심 경쟁에서 벗어나 글로벌 설계사 협업을 전면에 내세운 ‘설계 경쟁’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삼성물산과 포스코이앤씨 모두 설계진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입지와 조망, 도시 맥락을 점검하는 등 초기 단계부터 설계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미국 시카고 기반 글로벌 설계사 SMDP와 협업해 ‘한강변 랜드마크’ 조성에 방점을 찍고 있다. SMDP는 래미안원베일리, 나인원한남,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 국내 주요 하이엔드 주거단지 설계에 참여한 설계사로, 삼성물산과의 협업 경험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업에서도 한강 조망과 채광을 극대화하는 단지 배치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외관 디자인과 통합 단지 동선, 커뮤니티 구성 등을 중심으로 설계 완성도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전략 측면에서는 반포 일대 기존 단지와의 연계를 통한 ‘래미안 타운’ 확장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물산은 원베일리, 원펜타스, 트리니원 등의 단지를 기반으로 브랜드 집적 효과를 구축해왔으며, 이번 사업에서도 통합재건축 경험을 접목해 단지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AI 기반 홈플랫폼 등 기술 요소를 결합해 미래형 주거 환경을 제시하려는 시도도 병행되고 있다.
임철진 삼성물산 주택영업본부장은 “반포 지역 내 6개 단지(신반포3차, 경남 등) 통합 재건축사업을 통해 완성한 원베일리의 사업 노하우를 총동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스코이앤씨는 네덜란드 글로벌 설계사 UNStudio와 협업해 확장된 설계 접근을 제시하고 있다. 단지 내부 설계를 넘어 한강과 도시를 연결하는 마스터플랜, 보행 동선과 개방감 확보, 스카이라인 형성 등을 강조하며 설계 범위를 도시 단위로 확장하는 접근이다. 이는 최근 정비사업에서 단지 자체 상품성뿐 아니라 주변 환경과의 연결성이 중요하게 평가되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브랜드 전략에서는 ‘오티에르 벨트’ 구축이 핵심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신반포21차와 18차에 하이엔드 브랜드 ‘오티에르’를 적용해 온 데 이어, 이번 사업까지 연계해 반포 일대에서 브랜드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오티에르 반포를 통해 구현된 외관 특화와 대형 커뮤니티, 스마트 시스템 등은 설계 경쟁력의 근거로 제시될 수 있다는 평가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오티에르 반포는 포스코이앤씨 하이엔드 주거 브랜드 전략을 실제 단지에 구현한 첫 사례”라며 “반포를 시작으로 서울 핵심 입지에서 오티에르 브랜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포스코이앤씨는 조합원 부담을 고려한 사업 구조와 실질적인 체감 요소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입찰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와 브랜드뿐 아니라 조건 경쟁까지 균형 있게 가져가려는 접근으로 해석된다.
이번 수주전은 단지 내부 완성도를 극대화하는 전략과 도시 확장형 설계를 통한 차별화 전략이 맞서는 구도로 요약된다. 한강 조망, 스카이라인 구현, 커뮤니티, 기술 적용 수준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설계 완성도가 조합원 선택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에 따라 향후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 양상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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