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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 선임 기자 앤디 매컬러가 집필한 이 책은 한승훈 SPOTV 해설위원의 번역과 류현진의 추천사를 더해 완성됐다.
이 책은 사이영상과 월드시리즈 우승 등 커쇼의 화려한 커리어를 나열하는 데서 벗어나, 한 인간으로서 그가 감내해온 불안과 집요한 자기 통제의 과정을 집중 조명한다.
부모의 이혼과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성장한 커쇼는 내면의 불안을 극복하기 위해 철저한 자기 관리와 루틴에 의지했다. 이는 그를 메이저리그 정상으로 이끈 원동력이 됐다.
특히 커쇼를 상징하는 ‘5일 루틴’은 그의 야구 철학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커쇼의 루틴은 등판 다음 날부터 웨이트트레이닝과 러닝, 불펜 피칭, 롱토스, 시각화 훈련으로 이어지는 일정은 분 단위로 설계돼 있다. 경기 당일에는 식사 시간과 스트레칭, 불펜 투구까지 철저히 통제하며 외부와 접촉도 최소화한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마운드 위에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이 같은 강박적 루틴은 일화로도 확인된다. 2013년 여름, 할리우드 배우 새뮤얼 L. 잭슨이 다저스 클럽하우스를 방문했을 당시에도 커쇼는 동요하지 않았다. 동료 선수들이 환호하는 가운데서도 그는 묵묵히 준비를 이어갔고, 끝내 인사조차 나누지 않은 채 마운드로 향했다. 그에게 등판일은 그 어떤 외부 요인도 개입할 수 없는 ‘절대 시간’이었다.
책은 또한 ‘가을 커쇼’라는 오명을 둘러싼 시간도 비중 있게 다룬다. LA 다저스는 2013년부터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번번이 정상 문턱에서 좌절했다. 에이스였던 커쇼에게 책임이 집중됐지만 그는 비난과 압박 속에서도 실패를 스스로 떠안았다. 반복되는 좌절과 부상 속에서도 마운드를 떠나지 않았던 집념은 2020년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결실을 맺었다.
후반부는 변화의 서사에 초점을 맞춘다. 데이터 야구가 본격화되면서 기존의 감각과 루틴에 의존하던 커쇼는 한계를 마주했다. 구속 저하와 부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는 결국 자신의 방식을 수정하기로 결단하고, 투구 분석 기관 ‘드라이브라인’의 문을 두드린다. 전성기를 이끈 신념을 내려놓고 새로운 방법을 받아들이는 과정은 또 다른 전환점이 됐다.
이 책은 다저스 클럽하우스 내부와 메이저리그의 다양한 비하인드 스토리도 함께 담았다. 돈 매팅리,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의 관계,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 체제에서의 변화, 잭 그레인키와 무키 베츠 등 동료들과의 에피소드가 입체적으로 그려진다. 특히 2017년 월드시리즈 당시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 논란을 둘러싼 현장의 분위기도 생생하게 전한다.
출판사 비아북. 가격 3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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