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강릉, 김환 기자) "저는 사람마다 꽃이 피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 시간만 계속 묵묵히 기다렸던 것 같아요."
2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5라운드 원정 경기에 출전하는 제주SK의 선발 명단에는 낯선 이름이 있었다.
바로 조인정.
축구 명문 매탄고등학교와 신평고등학교를 거쳐 지난 2024년 제주에 입단했으나 K리그에서는 단 2경기 교체 출전이 전부였다. 지난해 부천FC와의 코리아컵 3라운드에 선발 출전한 게 그의 프로 선발 데뷔전이었다.
조인정은 강원전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처음으로 K리그1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세르지우 코스타 감독은 조인정을 향해 강한 신뢰를 보였다.
그는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조인정 선수는 시즌 초반부터 경기에 뛸 준비가 되어 있었다. 김륜성 선수가 K리그1에서 경쟁력이 좋은 레프트백이라고 생각하지만, 조인정 선수 역시 수비적으로나 공격적으로나 굉장히 잘 준비가 된 선수"라며 "오늘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거라고 믿는다. 조인정 선수는 경기장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고, 그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다. 기회는 우리가 기대하지 않을 때 오기도 한다"고 이야기했다.
조인정은 코스타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듯 전반 15분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슛을 꽂아 넣으며 제주에 리드를 안겼다.
높은 위치에서 김대원의 공을 가로챈 뒤 페널티지역 바깥에서 시도한 과감한 슈팅이 그대로 강원 골문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K리그1 선발 데뷔전에서 터진 조인정의 환상적인 프로 데뷔골이었다.
다만 제주는 조인정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막판 강원의 외인 공격수 아부달라에게 극장 동점골을 실점해 1-1로 비겼다. 조인정은 후반 21분경 박민재와 교체되어 나왔다.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조인정은 "프로에 온 지 3년 차다. 오랜만에 경기에 출전하고, 골도 넣어서 좋지만 팀 성적이 좋지 않아서 득점에 만족하기 어렵다"고 입을 열었다.
조인정은 그러면서도 "우리는 충분히 할 수 있고, 능력이 있으니 지금처럼 하다 보면 우리도 우리의 경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5경기 무승(2무3패)에 빠진 제주가 반등할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경기 결과를 떠나 2024년 프로에 온 이후 많은 기회를 받지 못했던 조인정에게는 의미가 있었던 경기였다.
조인정은 "득점 말고는 많이 보여주지 못한 것 같아서 다음에 또 경기에 출전할 기회가 있다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할 것 같다"며 "사람마다 꽃이 피는 시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만 계속 묵묵하게 기다렸던 거 같다. 그래서 오늘 같은 날이 있지 않나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더라도 긍정적인 생각만 하기 위해 노력했다. 안 좋은 생각을 계속 하다 보면 나 스스로도 나빠지기 때문에 계속 긍정적인 생각만 했던 것 같다"며 최대한 좋은 생각을 하면서 인고의 시간을 버텨냈다고 밝혔다.
선배들에게 조언도 구했다.
조인정은 "다들 내가 오랜만에 경기에 들어가니까 긴장할 거고, 말을 많이 하면 긴장이 풀릴 거라고 했다. (남)태희 형이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해 주셔서 경기장에서 말을 많이 하다 보니 나도 자연스럽게 긴장이 풀렸다"고 웃었다.
다만 몸이 올라오지 않은 게 문제였다. 경기 중 컨디션을 이유로 교체를 요구한 조인정은 "너무 오랜만에 뛰어서 쥐가 올라왔다"며 "다음에는 잘 준비해서 90분을 소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인정의 활약으로 제주의 레프트백 포지션에는 붙박이 주전이었던 김륜성과 뉴페이스 조인정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구도가 형성된 모양새다.
조인정은 "(김)륜성이 형은 내 경기를 보고 좋아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연락이 왔는지 보지 않았는데, '고생했다'고 연락이 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꽃이 핀 조인정의 봄은 이제 시작이다. 조인정은 3월 A매치 기간 동안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준비하는 21세 이하(U-21) 대표팀 국내 훈련에 참가한다.
그는 "나도 대표팀에 발탁될 줄 몰랐다. 명단을 봤는데 내 이름이 있었다. 정말 깜짝 놀랐다"라며 "내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다 보니 무언가를 보여줄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이렇게 불러주셨으니 열심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또 "우리 또래가 올림픽 세대니까 계속 열심히 해서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사진=강릉, 김환 기자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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