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LNG 생산 시설이 미사일 공격으로 손상되며 세계 수출의 약 20%가 3~5년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시아 LNG 시장이 단기 충격이 아니라 2~3년 이상 이어질 고가·고변동 구간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광래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번 공격으로 카타르의 LNG 수출 능력 약 17%(1.8bcfd)가 최소 3~5년 동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카타르에너지 CEO가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장기 LNG 계약에 대해 최대 5년간 불가항력을 선언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글로벌 공급 차질이 구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동북아시아 지역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5월물 LNG 일본·한국 마커(JKM)는 20일(현지시간) 기준 100만BTU당 21.71달러를 기록 중이다. 1개월 전 대비 103.61% 오른 수치로, 3월 초 미국의 이란 공격 여파로 카타르에너지가 라스라판 LNG 시설 생산을 중단한 데 따른 공급 차질이 지속되면서 급등세가 이어지고 있다.
MUFG 리서치는 3월 5일 'Asia FX Talk' 리포트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LNG 무역의 86%가 아시아로 향하고 있으며 이 중 중국·인도·대만·한국이 60%를 차지한다고 분석했다. MUFG는 "한국과 대만은 발전용 천연가스 비중이 높고 LNG를 거의 100% 수입에 의존하는 만큼 지속적인 고가 가스 가격에 특히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증권업계도 한국이 카타르산 LNG 수급 차질 시 타격을 받는 국가로 지목한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카타르 LNG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는 파키스탄(88%), 인도(43%) 등 남아시아로 직접적인 공급 차질 우려는 이들 국가가 높다"면서도 "중국과 한국은 카타르 의존도가 23~24%로 공급처가 어느 정도 다변화돼 있지만 아시아·유럽 지역은 전반적인 천연가스 도입 가격 상승으로 인한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한국 LNG 수입의 약 15~20%가 카타르에서 나오고 전체 수입의 절반은 발전용으로 쓰이는 만큼, 카타르 물량 일부가 빠지면 전력요금 및 가정용·산업용 가스가격이 동시에 급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대안 공급선인 미국도 여력이 제한적이다. 오 연구원은 "러-우 전쟁 이후 미국 LNG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능 캐파의 90% 내외를 이미 수출 중으로 추가적인 수출 가능 물량 확보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도 미국 LNG 수출이 18.4bcfd로 사실상 최대치에 근접한 상태라 추가 수출 확대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MUFG 리서치는 LNG 가격이 20달러 이상 구간에서 2년 이상 유지되면 아시아 각국의 CPI를 0.5~1.0%p 추가로 올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 이미 전기요금·도시가스·LPG 가격 상승으로 가계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추가 고가 국면이 이어질 경우 내수 회복이 둔화될 수 있다. 정부가 가정용·공공요금을 재정으로 지원할 경우 중기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도 제기된다.
한국 LNG 발전 비중은 약 27%로 가스·전기값 변동이 산업용 전기요금과 직결되는 구조다. 전기로 중심 철강·비철·석유화학·화학·시멘트·기계 등 에너지 집약 산업은 전기료 인상의 100%가 원가로 전이된다. 여기에 중동산 원자재 의존도도 높아 이란발 리스크는 산업 전체로 부정적인 영향이 확대될 수 있다
방현지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산업연관 분석 결과, 에너지 가격 충격은 한국 제조업 전반의 생산비용을 크게 상승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우선 원유가격이 60%, LNG 가격이 75% 상승할 경우 전 산업 생산비는 4.2%, 제조업은 5.4%가 상승할 것으로 봤다. 만일 원유 가격이 129%, LNG가격이 175%까지 뛸 경우 제조업 생산비 상승률이 최대 11.8%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방 연구원은 "충격은 정유·전력 등 에너지 부문에서 시작해 화학·금속·운송 등 에너지 집약 산업으로 연쇄 확산될 것"이라며 "제조업 부문의 비용 상승 압력은 5.4%에 달해 서비스업(1.4%)보다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에너지뿐 아니라 제조업 원자재 공급망 전반에서 중동 리스크에 구조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방 연구원은 "나프타, 무수암모니아, 헬륨 등 중동산 제조업 원자재 의존도도 높아 충격이 에너지 부문에 그치지 않고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양성모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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