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안전공업 화재, 아리셀 참사와 닮은꼴…"안전관리 더 촘촘하게"
(대전=연합뉴스) 김소연 기자 = 74명의 사상자를 낸 대전 자동차 부품 공장 화재는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관리가 미흡해 발생한 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대전 대덕소방서와 대덕구 등에 따르면 무단 구조 변경이 이번 화재의 인명 피해를 키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공장에는 도면에 없는 공간이 있었는데, 바로 사망자 9명이 발견된 헬스장(탈의실) 이다.
당초 이곳은 '3층'으로 알려졌었다.
2층 휴게실을 임의로 쪼개서 만든 도면에 없는 공간이었다.
해당 공장은 층고가 5.5m로 높다 보니 지상 3층에서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경사로와 3층 사이에 자투리 공간이 발생했다.
이 부분을 막아 복층처럼 임의로 조성한 공간으로 보인다는 게 대덕구의 설명이다.
아령 등 운동기구가 있어 헬스장으로 알려졌으나 원래 용도는 탈의실로, 직원들은 휴게시간에 주로 낮잠을 청하기도 했다.
구조가 복잡해 휴식을 취하던 직원들이 대피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고, 창문이 적어 매캐한 연기가 잘 빠져나가지도 못했다.
불쏘시개로 지목된 유증기와 기름 찌꺼기의 위험성이 앞서 여러 차례 지적됐던 문제로 드러났다.
황병근 안전공업 노동조합 위원장은 "노조는 그간 산업안전보건 회의를 비롯한 실무회의에서 사측에 환경시설과 집진 설비의 화재 위험성에 대해 개선을 요구해 왔다"며 "특히 유증기와 기름 찌꺼기 등이 축적되는 것을 우려해 집진시설을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청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글이 올라왔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안전공업 전 재직자라고 밝힌 글쓴이는 "절삭·랩핑 공정에서 발생한 절삭유가 증기 형태로 작업장 전체에 퍼져 있었다"며 "퇴근하고 나면 안경 렌즈에 기름막이 낄 정도였고, 공장 전체에 절삭유 냄새가 상시 남아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환기나 설비 개선이 필요하다고 계속 얘기했지만,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실제 조치까지 이어지진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수년 전 몇차례 화재가 발생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도 직원 대상 화재 안전 교육이나 대피 훈련 등은 미흡했다는 직원들의 원성도 나온다.
기름증기 때문에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하기도 했다는 일부 직원들의 증언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공업 화재를 계기로 2024년 발생한 경기 화성 '아리셀' 화재 참사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아리셀 역시 생산 편의를 위해 방화구획 벽체를 임의로 철거하고 대피 경로에 가벽을 설치하는 등 구조를 변경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형 참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한 보다 촘촘한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부 교수는 "불법 증축에 따른 건물 피난로 문제 등은 현재 소방 점검에서는 알 수 없다"며 "공적인 영역에서 점검을 체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 세일전자, 화성 아리셀과 대전 안전공업 등 대형 공장 화재를 보면 대피로가 차단돼 고립된 상태에서 희생자가 많이 나왔다"며 "공장 대피로나 피난 계획 등에 대한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so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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