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강릉, 김환 기자) 강원FC는 강릉에서 지지 않는다.
'강릉 불패'를 유지한 강원 정경호 감독이 지지 않은 것에 만족하면서도 팀이 조급함과 부담감을 덜어내야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말했다.
정경호 감독이 지휘하는 강원FC는 2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주SK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5라운드 홈 경기에서 전반 15분 제주의 레프트백 조인정에게 선제골을 실점했으나, 경기 종료 직전 터진 아부달라의 극장 결승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1점을 추가한 강원은 승점 3점(3무1패)으로 리그 10위를 유지했다. 강릉종합운동장에서의 무패 기록도 21경기로 늘렸다.
강원은 전반전 초반이 지난 직후 제주에 선제골을 실점하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김대원이 위험 지역에서 조인정에게 공을 내줬고, 조인정이 쏜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선제 실점을 내준 것이다.
실점 후 강원은 높은 점유율을 유지한 채 제주 수비를 뚫기 위해 다양한 방식을 시도했지만, 굳게 닫힌 제주의 수비는 좀처럼 열릴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강원은 수차례 결정적인 장면을 만들었으나 득점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제주 수문장 김동준의 선방쇼도 강원을 좌절시켰다.
특히 후반전 모재현의 페널티킥이 막힌 것이 결정적이었다. 모재현은 골문 구석을 정확하게 노리는 슈팅을 시도했지만, 이를 읽은 김동준이 모재현의 슈팅을 쳐내면서 강원의 기세를 꺾었다.
강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미드필더인 서민우를 빼고 아부달라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지면서 공격에 무게를 실었고, 이것이 결국 먹혀들었다. 아부달라는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지역에서 감각적인 슈팅을 시도해 제주 골네트를 출렁였다.
강원은 경기 막판 터진 아부달라의 극장 결승골에 힘입어 패배를 면했다. 강원의 '강릉 불패'도 이어졌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경호 감독은 "오늘 강원 팬분들이 많이 오셨다. 경기 내내 끝까지 선수들을 지지하고 응원해 주시는 모습에 감동받았다. 그 모습이 우리가 0-1로 끌려가고 있었지만 마지막에 동점골을 넣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나르샤를 비롯한 팬분들께 감사하다"며 팬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정 감독은 이어 "선수들이 조금은 조급함이나 부담감을 떨쳐내야 할 것 같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해야 골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며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다음 경기를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강원의 강릉 무패 기록은 21경기로 늘어났다. 정 감독은 "오늘 제주 명단을 봤을 때 수비적으로 나올 것 같았지만, 라인을 그렇게까지 내릴 줄은 몰랐다. 연패를 끊기 위해서 준비한 것 같다. 우리가 선제 실점을 하면서 조급함이 있었지만, 무조건 지지 않을 거라는 자신감을 심어줬다"며 "결과적으로 동점골을 넣었고, 승점 1점은 귀중한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하지만 조금 더 심리적으로 조급함과 부담감을 떨쳐내야 하지 않나 싶다. 김대원 선수도 본인 실수로 실점한 것에 대한 미안함, 모재현 선수는 PK 실축에 대한 미안함 같은 마음들이 있어도 괜찮으니까 선수들에게 미안해하는 것보다 다음 경기를 위해 경기장에서 퍼포먼스를 냈으면 좋겠다. 두 선수가 힘을 내면 좋겠다. 나머지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심리적으로 더 강해져야 하지 않나 싶다"라며 이날 경기에서 실수를 한 두 선수를 비롯한 선수들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선제골 실점 직후 신민하를 빼고 김도현을 투입한 전술적 변화에 대해서는 "우리가 준비한 게임 모델이 있었는데 실점이 일찍 나왔다. 상대는 내려서있고, 센터백 라인에서 빌드업이 필요했고 리스크 관리가 필요했다. 전술적 이유로 신민하를 빼고 이기혁을 센터백으로 내리면서 유연한 빌드업과 경기 운영을 위해 했다"며 "괜찮은 판단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또 "득점은 했지만 우리가 경기를 풀어가는 과정이나 높은 패스, 좋은 패스가 이기혁의 발밑에서 나왔다. 강투지 선수도 옆에 템포 조절하는 능력이 좋아졌다. 경기 운영 자체는 좋았다"며 "결과가 모든 걸 대변하지만 우리는 서로를 믿고 다음 경기를 준비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덧붙였다.
다른 팀들은 A매치 휴식기에 돌입하지만, 강원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로 인해 미뤄진 포항 스틸러스와의 리그 2라운드 일정을 치러야 한다.
정 감독은 체력 문제에 대해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하다. 우리가 ACL 원정이 있었고, 다녀오자마자 리그 일정을 소화하고 있어서 선수들이 지치고 체력적으로 힘든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스케줄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ACL 때문에 포항과 경기가 조정됐다. 쉬고 경기를 치르면 좋겠지만, 우리에게는 일주일도 달콤한 휴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동안 일정이 너무 타이트했다. 일주일 동안 잘 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강원의 무승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다. 전북 현대나 제주가 수비적으로 내려서는 것을 보고 흔들릴 법도 했지만, 강원만큼은 지금의 기조를 유지하고 강원의 색깔을 뚜렷하게 가져가겠다는 게 정 감독의 생각이었다.
그는 "전북도 대전 상대로 그렇게 했고, 부천도 역습을 통해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 제주도 감독님이 새로 오셔서 주도하는 축구를 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를 상대로 텐백이라는 전술을 꺼냈다"며 "내 방향성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고 했다.
계속해서 "우리가 70% 가까이 점유했지만 득점하지 못하면 과연 축구가 맞을까, 점유율은 낮지만 득점하고 이기면 그게 맞는 축구인가 생각한다. 정답은 없는 것 같다"며 "지금 감독 2년 차인데, 나는 내 색깔을 갖고 가려고 한다. 감독은 색깔 있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정 감독은 아울러 "물론 결과도 중요하지만, 우리 강원은 방향성도 중요하고 색깔도 있어야 하는 팀이라 그 방향성과 색깔을 가져가야 한다. 결과는 감독의 몫이다. 기조를 유지하면서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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