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간편식·응원용품 판매 급증…백화·면세점 객단가 증가
운집 인원 예측 빗나가…편의점 발주물량 남아 폐기손실 지원도
"한류와 관광 연계해 지속 가능한 산업 효과 창출해야"
(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김채린 기자 =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이 단순한 문화 이벤트를 넘어 유통업계에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낳았다.
BTS의 공연이 처음으로 광화문에서 펼쳐지면서 광화문 인근 편의점부터 명동의 백화점과 면세점까지, 유통업계는 전례 없는 '특수'를 누렸다. 22일 주요 유통 기업들이 내놓은 잠정 매출 데이터는 이른바 '아미노믹스(Aminomics)'의 실체를 수치로 증명했다.
◇ 편의점 생수 9.3배·앨범 214배 판매…발주물량 남아 보상도
CU는 공연 영향권인 광화문 인근 점포 매출이 직전 주 같은 요일 대비 3.7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공연장과 가장 인접한 대로변 점포 3곳의 매출은 6.5배나 급증했다.
특히 '팬덤 소비'가 두드러졌다. 매출 순위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BTS 앨범'이 휩쓸며 음반 매출이 전주 대비 214.3배로 폭증했다. 응원봉용 'AAA 건전지'는 평소보다 51.7배 더 팔리며 매출 5위에 올랐다.
또 공연을 즐기기 위해 간편식 매출도 늘었다. 김밥(14.8배), 샌드위치(12.5배), 삼각김밥(9.8배) 등 식사 대용품과 생수(9.3배) 매출이 폭증했다.
GS25 역시 광화문 인근 5개 매장 매출이 전주 대비 3.3배 신장했다. 특히 멤버 진(JIN)이 모델인 '아이긴(IGIN) 하이볼' 매출은 18.4배나 늘어 팬덤 소비를 입증했다.
쌀쌀한 날씨 탓에 핫팩 매출은 58배, 보조배터리는 21배, 건전지는 36배로 각각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광화문과 명동 상권 40개 점포 매출이 전달 대비 2.2배 늘었으며, 핵심 점포는 7배까지 치솟았다. 특히 치킨과 군고구마 등 즉석식품 매출이 전주 대비 26.3배 증가했다.
이마트24도 광화문 일대 점포 매출이 전주 대비 1.4배 늘었으며, 특정 점포는 4배까지 성장하며 건전지(5배)와 물티슈(3.6배) 등이 매출 상위를 기록했다.
편의점 업계는 그러나 발주 물량을 대거 늘려놓은 터라 재고도 적지 않은 물량이 남아 일부 재고 처리가 불가피했다.
공연장 인근에 모인 인원이 애초 26만명에 이를 것으로 알려진 것과 달리 실제 10만4천명에 그쳤기 때문이다.
광화문 인근 편의점에는 주로 김밥, 샌드위치 등 간편식이 남았다. 편의점업계는 사전에 계약한 대로 광화문 인근 편의점 가맹점주들에게 남은 물량에 따른 손실을 보상해주기로 했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금속 탐지 검사 후 다시 나오기 어려운 구조, 동선 차단 및 지하철 무정차 등으로 공연장에서 2-3블럭 떨어진 매장은 준비한 물량이 다 소진 되지 않았다"며 "공연장 인근 점포 대부분은 사전에 본부와 협의해 폐기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편의점 관계자는 "일부 매장의 잔여 재고는 가맹점의 폐기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본부가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백화점·면세점 'K-특수'…"전 세계 아미가 명동으로"
대형 유통가도 '아미노믹스'의 수혜를 입었다.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집중되면서 K팝 굿즈와 먹거리 분야가 실적을 견인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매출은 공연 준비 및 당일인 20∼21일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본점을 방문한 외국인 고객 매출은 전년 대비 2.4배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본점 베이커리(디저트) 매출은 50% 이상 증가했으며, 유입된 고객이 쇼핑으로 이어지며 영패션 상품군도 6배로 늘었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명동 일대를 보라색으로 물들이는 '웰컴 라이트'(Welcome Light) 행사를 진행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공연 준비가 시작된 20일부터 당일인 21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신장했다.
장시간 야외 대기를 앞둔 팬들이 몰리면서 즉석조리(델리)는 2.8배, 디저트 카테고리는 2.8배 매출이 급증했다.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2.9배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의 더현대 서울 역시 같은 기간 외국인 매출이 전주 동기 대비 2.4배로 증가하는 등 'BTS 특수'를 누렸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은 '케이-웨이브(K-WAVE)존'을 중심으로 글로벌 팬들을 불러 모았다.
특히 20∼21일 매출은 전주 대비 1.5배 증가했으며, 국적별로는 영국인 고객이 3배, 미국인 2.7배, 인도네시아인 2.7배로 각각 늘면서 방한 관광객의 국적도 다양해졌다.
BTS 굿즈 매출은 전주 동기 대비 약 85% 증가했다.
BTS 키링과 퍼즐은 물론, 칫솔 세트와 일회용 밴드 같은 실용품까지 품절됐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은 외국인 개별관광객(FIT)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배 신장했다. 구매 고객 수는 약 27% 증가해 객단가가 크게 상승했다.
한류 스타 체험 공간인 '스타에비뉴' 방문객도 3월 평균 대비 16% 늘어났다.
◇ 일회성 K팝 특수로 끝나지 않으려면…"한류와 관광 연계도"
BTS 공연이 단순한 일회성 행사를 넘어 한류와 오프라인 유통, 그리고 관광까지 이어지는 패러다임을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관광객들이 공연 전후로도 홍대와 성수동, 남산 등 유명 지역을 많이 방문할 것"이라며 "공연 전후로 주요 관광지 매출도 대폭 증가할 걸로 예상이 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예쁜 거리를 만들거나 이번 공연 같은 행사가 빈번하게 열리면 소비자를 밖으로 나오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규모가 작더라도 공연이나 관련 굿즈 등이 많이 생기면 산업 효과가 생긴다"고 전망했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BTS를 보려고 온 관광객들이 재방문하는 등 지속가능하게 유통기업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협력해야 한다"며 "뮤직비디오 장소를 투어와 연계하거나, 한 번 방문한 관광객이 동반자를 데려올 수 있도록 확대하면 효과가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aayyss@yna.co.kr, lyn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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