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뒤늦은 이란전 ‘출구전략’ 모색…"발 빼기 쉽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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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뒤늦은 이란전 ‘출구전략’ 모색…"발 빼기 쉽지 않아"

이데일리 2026-03-22 17:58: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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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에서의 군사 작전을 축소(winding down)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지만, 그가 내걸었던 초기 전쟁 목표 상당수는 여전히 달성되지 않은 상태라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쉽게 발을 뺄 수 없는 상태라는 지적이다. AFP통신 등 다른 외신들도 이란이 최근 공격 대상을 넓히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점점 더 깊은 전쟁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고 짚었다.

이날 이란은 4000㎞ 떨어진 인도양 차고스제도 디에고 가르시아 영국·미국 공동 군사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같은 거리의 유럽까지 공격 사정권에 넣어 전쟁에 끌어들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상황에서 예멘 후티 반군 등 중동 내 친(親)이란 세력들까지 전쟁에 가세하면 미국 역시 쉽게 발을 빼기 쉽지 않을 것이란 경고가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 (사진=AFP)


◇트럼프가 직면한 현실, 3주전 초기 구상과 크게 달라져

개전 3주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직면한 현실은 초기 구상과 거리가 멀어졌다. 전쟁 첫 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금세 굴복할 것이란 기대를 공공연히 드러냈다. 그는 지난 6일 이란에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란은 3주가 지난 현재까지도 완강히 버티고 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여전히 건재하며, 이란의 최고지도자 자리를 이어받은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핵 문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사실상 후퇴했다. 개전 전 협상에서 그는 이란이 보유한 모든 핵물질, 특히 폭탄급에 가장 가까운 농축우라늄 970파운드를 국외로 반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최근 그는 소셜미디어(SNS)에 “이란이 핵역량에 접근하는 것을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며 완화된 목표로 대체했다.

NYT는 “이는 지난해 6월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공습해 파괴한 뒤의 상태와 사실상 같은 상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3주 전 전쟁을 시작할 때 예상했던 그림과는 전혀 다르다”고 꼬집었다.

첫 번째 예상 외 변수는 에너지 시장 붕괴였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사태를 “세계 석유시장 역사상 가장 큰 공급 충격”으로 규정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주 이미 해상에 떠 있던 러시아산·이란산 석유의 인도를 허용하는 면허까지 발급했다. 이에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 그리고 미국이 교전 중인 이란의 수익을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 스스로 보장한 꼴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112달러선에서 거래됐고,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기 이어지면 유가가 내년까지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평균 휘발유값은 이미 갤런당 4달러에 근접했다. 이러한 상황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했던 많은 전쟁 목표가 여전히 채워지지 않았지만 미 정치권에선 이미 언제 전쟁을 끝낼 것인가가 최대 관심사가 됐다”고 전했다.

두 번째 뜻밖의 상황은 동맹의 필요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전 초기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것으로 여겨 동맹 지원의 필요성을 고려하지 않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을 향해 “용기가 없다”고 힐난했지만, 사전 협의 없이 시작된 전쟁에 선뜻 뛰어들 동맹은 많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선제 공격했음에도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다른 국가들이 필요에 따라 경비와 치안을 담당해야 한다. 미국은 그럴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협 순찰은 수개월, 아니 수년에 걸친 임무가 될 수 있다고 NYT는 부연했다.

중동 동맹국들의 인프라 곳곳이 폐허가 되고 이란이 더욱 격렬한 ‘버티기’에 들어간 현 상황에서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발을 빼는 것도 외교적 부담이 크다. 얕보이는 것은 물론, 이미 관계가 소원해진 유럽뿐 아니라 중동 동맹들마저 잃을 가능성이 있다.

리처드 하스 전 미국외교협회(CFR) 회장은 “‘우리가 부쉈지만, 책임은 당신들에게 있다’(We broke it, but you own it). 이것을 중동을 향한 새로운 트럼프 독트린이라고 생각하라”고 비꼬았다.

◇출구 없는 전쟁 비판속 트럼프, 이란전 목표 재설정

이미 전능할줄만 알았던 미국의 군사력에 대한 의구심과 약점만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으며, 미군 전사자들이 무고하게 희생됐다는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 군사작전과 관련해 ‘점진적 축소’를 언급하며 이란의 미사일 능력 무력화, 방위산업 기반 파괴, 해·공군 무력화, 핵 능력 원천 차단, 중동 동맹국 보호 등 5가지 군사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이란의 완전한 정권 교체를 추구하는 이스라엘의 전략적 목표와 엇갈린다. 이란이 확전을 유도하는 상황에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이 본격 참전하면 향후 전쟁이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전쟁을 짧은 소풍(excursion) 정도로 묘사하지만 현재로선 그 여행에 진짜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는 분명 ‘출구 전략’을 짜고 있는 듯한 모습이지만, 실제로 출구를 선택할지 여부는 아직 결심하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언제나 그렇듯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일관성이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아마도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을 손쉽게 체포한 작전이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미국 군사력이 거의 전능하다고 믿게 만들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너무 서둘렀는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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