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 끝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울산 4남매와 아버지의 발인식이 22일 울산의 한 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지난 18일 울산 울주군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네 남매(7세·5세·3세 여아, 5개월 남아)와 30대 아빠의 발인식이 22일 엄수됐다. 사진은 빈소에 영정이 놓여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발인식은 유족 일부만 참석한 채 조용하고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운구 행렬의 가장 앞에는 네 남매의 혼백함 4개가 놓였고, 그 뒤를 아버지 김 씨(34)의 관이 따랐다. 숨진 아이들은 7세, 5세, 3세 여아와 생후 5개월 된 남아였다.
금전 관련 범죄에 연루돼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4남매의 어머니 김 모(35) 씨는 장례를 위해 일시적으로 외출한 상태에서 발인식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별다른 말 없이 흐느끼며 운구 행렬 뒤를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영정 사진 속 아버지는 막내를 포대기에 싸 안은 모습이었고, 그 앞에 선 세 자매는 손가락으로 볼을 찌르거나 브이(V) 표시를 하며 해맑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영정 앞에는 아이들이 생전에 좋아했다는 과일과 생후 5개월 막내를 위한 젖병, 아버지가 즐겨 마셨던 것으로 알려진 커피 음료가 함께 놓였다.
장례식장에서는 김 씨가 유일한 상주로 홀로 상복을 입고 빈소를 지켰다.
김 씨는 "못난 부모를 만나 어렵게 커야 했지만 아이들은 모두 밝고 착했다"며 "밥 한 번 제대로 못 챙겨주고 이렇게 보낸 게 가슴에 사무친다"고 오열했다. 또 "아이들이 하늘나라에서는 배 안 고프고 맛있는 거 많이 먹고 하고 싶은 거 다했으면 좋겠다"고 기원하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앞서 지난 18일 울주군의 한 빌라에서는 아버지 김 씨와 자녀들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들의 사인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 등을 토대로, 어머니가 수감된 이후 남편이 홀로 자녀들을 돌보다 생활고를 견디지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발생 전 관할 지방자치단체는 아버지 김 씨에게 기초 생활 보장 신청을 안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당사자는 끝내 이를 신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복지급여 신청주의’ 개선 등 복지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지원 체계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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