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용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이 페이스북에 남긴 글이다. 토스와 카카오 등 플랫폼이 주식 매도 뒤 결제 전 투자자에게 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이자를 받는 구조를 문제 삼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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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입장에서 이런 문제의식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주식을 팔았는데도 실제 현금이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자금을 먼저 쓰려면 비용까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 최근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결제 주기 단축 필요성을 언급한 것도 같은 문제의식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이를 곧바로 플랫폼의 ‘이자놀음’으로 규정하는 건 단선적이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거래일 이후 2영업일 결제 체계로 운영된다. 거래가 체결된 뒤 실제 자금과 주식의 최종 결제가 이틀 뒤 이뤄지는 구조다. 이는 특정 플랫폼이 만든 방식이 아니라 금융당국과 거래소가 유지해온 제도다. 다시 말해 투자자가 겪는 불편의 출발점은 플랫폼 서비스가 아니라 시장의 결제 구조 자체에 있다.
결제 전 자금을 미리 쓸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도 새로운 것이 아니다. 증권업계에는 이미 ‘매도담보대출’이나 ‘매도자금 미리받기’ 같은 상품이 널리 운영돼 왔다. 투자자가 주식을 매도한 뒤 결제일 전에 현금을 먼저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플랫폼이 전혀 없던 구조를 새로 만든 것이 아니라, 기존 금융권 서비스가 플랫폼 채널로 확장된 측면이 크다.
물론 투자자에게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분명하다. 거래일 이후 2영업일 결제가 거래일 이후 1영업일 결제로 바뀌면 지금의 불편과 비용은 상당 부분 줄어든다. 실제 주요 해외 시장도 거래 다음 영업일 결제 체계로 전환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우리 역시 제도 개선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핵심은 특정 사업자를 향한 비판에 머물러선 안 된다는 점이다. 정부가 정말 투자자 보호를 말한다면, 플랫폼만 겨누기보다 낡은 결제 구조를 손보는 데 더 집중해야 한다. 투자자가 원하는 것은 누군가를 향한 날선 한마디가 아니라, 주식을 팔면 제때 돈이 들어오는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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