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국내 증시는 국제유가와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와중에도 중동 사태로 인한 낙폭을 상당 부분 만회하며 '6천피' 탈환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그러나 시장의 기대와 달리 이란 전쟁이 확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후반으로 갈수록 하방 압력이 거세지는 양상이 보였다.
고유가에 따른 물가 압박으로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감이 약화하자 뉴욕증시에선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매가 나타나기도 했다. 금주 코스피는 급격한 변동성 속에 한 주 거래를 시작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22일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스피는 전주 대비 293.96포인트(5.36%) 오른 5,781.20으로 한 주 거래를 종료했다.
코스피는 이란 원유 수출의 90%를 처리하는 핵심 터미널이 위치한 페르시아만 하르그섬이 미군의 대규모 공습을 받았다는 소식에도 상승 출발한 뒤 주초부터 연일 강세를 보였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자본시장 안전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가 열린 18일에는 5% 넘게 급등, 5,900선을 재돌파해 6,000선 턱밑까지 치솟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연례 기술 콘퍼런스 GTC 2026에서 엔비디아와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의 파트너십이 재부각되고,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11조1천억원 규모의 배당 계획이 나온 점 등이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이 대통령이 새 정부 출범 후 진행된 일련의 금융시장 개혁 작업에 대해 "지금 큰 돌을 몇 개 집어낸 것"이라며 "이제 중간 크기의 돌도 집어내고 자갈도 집어내야 옥토가 된다"고 발언한 것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하지만 같은날 밤 이스라엘이 이란 최대 가스전인 사우스 파르스 등을 폭격한 것을 시작으로 중동 내 글로벌 에너지 핵심 기반시설들이 잇따라 피격되면서 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란은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거점인 라스라판 지역 가스시설을 겨냥해 보복 공격을 가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의 정유 시설들도 차례로 드론 공습 대상이 됐다.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이 카타르 LNG 시설을 다시 공격한다면 "이란이 한 번도 목격한 적 없는 수준의 강력한 힘으로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 전체를 대대적으로 폭파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 세계 에너지 수송의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가운데 핵심 생산시설들까지 공격받기 시작하자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측에 이란 석유·가스 시설을 추가 공격하지 말라고 했다는 소식에 반락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최근 다소 잦아드는 추세였던 증시 변동성도 다시 확대되고 있다.
이달 초 한때 80선을 넘어섰다가 지난 18일에는 장중 50.23까지 내렸던 한국형 공포지수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후 연일 상승해 20일 장 마감 기준 55.64를 보인다.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0일 미국 뉴욕증시는 3대 주가지수가 동반 하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9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51% 내렸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01% 급락했다.
이란이 쿠웨이트 정유시설을 또다시 폭격한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하르그섬 봉쇄와 지상군 투입을 본격 검토한다는 등 소식이 전해지면서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했다.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간주돼 온 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CNBC 방송에 출연,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기존 금리 인하 입장을 접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게 됐다고 밝힌 것도 시장에 충격을 줬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이러한 변화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는 올해 금리인하가 사라졌고, 오히려 4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인상 확률이 15%로 등장했다"고 짚었다.
그는 "높은 물가가 유지 중인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그 결과 가솔린 가격이 급등해 물가 상승 기대를 자극했다"면서 "이에 그동안 주식시장의 상승을 견인했던 요인 중 하나였던 금리인하 기대가 사라지며 기술주 중심으로 부진이 진행됐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뉴욕증시에선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주요 기술주 중심으로 대거 매물이 출하, 엔비디아(-3.28%), 알파벳(-2.27%), 테슬라(-3.24%), 메타(-2.15%), 마이크론(-4.81%), 인텔(-5.00%) 등이 급락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도 전장 대비 2.72포인트(11.31%) 오른 26.78을 가리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는 대이란 군사작전의 '점차적 축소'를 언급하면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의 주요 이용국들이 해협 항행 정상화를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 증시 투자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는 동반 하락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상장지수펀드(ETF)가 6.71% 폭락했고, MSCI 신흥지수 ETF는 3.44% 내렸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2.45% 하락했고, 러셀2000지수와 다우 운송지수는 각각 2.26%와 0.54%의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200 야간선물은 4.35% 급락했다.
한편, 지난주(16∼20일) 유가증권시장의 투자자별 매매현황을 들여다보면 외국인은 3조2천659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2조2천435억원과 9천149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주간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두산에너빌리티[034020](2천364억원), 이수페타시스[007660](1천507억원), S-Oil(634억원), 에이피알[278470](628억원), SK(572억원) 등이 이름을 올렸다.
외국인 주간 순매도 상위 종목은 현대차[005380](5천626억원), SK하이닉스(5천133억원), 삼성전자우[005935](4천171억원), 기아[000270](3천533억원), 삼성전자(2천469억원) 등이다.
코스닥 지수는 전주 대비 8.56포인트(0.74%) 오른 1,161.52에 한 주 거래를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천862억원과 118억원을 순매도했으나, 개인이 8천403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23일(월) = 한국 3월 1~20일 수출, 미국 2월 시카고 연은 국가활동지수
▲ 24일(화) = 미국 3월 S&P 글로벌 제조업 PMI, 미국 3월 S&P 글로벌 서비스업 PMI, 미국 3월 리치몬드 연은 제조업지수, 유럽 3월 S&P글로벌 제조업 PMI, 유럽 3월 S&P 글로벌 서비스업 PMI, 일본 3월 S&P 글로벌 제조업 PMI, 일본 2월 전국 소비자물가지수
▲ 25일(수) = 한국 3월 소비자심리지수
▲ 26일(목) = 일본 2월 서비스 생산자물가지수
▲ 27일(금) = 미국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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