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은 북악산을 넘어 경복궁을 훑는 웅장한 드론 샷으로 포문을 열었다. 월대에 도열한 50명의 무용수가 길을 터주자 전통 갑옷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블랙 의상의 일곱 멤버가 모습을 드러냈다.
발목 부상으로 의자에 앉아 가창에 집중한 리더 RM은 "4년 만에 인사드린다. 안녕하세요, 방탄소년단입니다"라며 멤버들과 함께 힘차게 포문을 열었다. 이어 "오늘 모든 걸 쏟아내겠다. 긴 여정이었지만 저희는 마침내 이 자리에 섰다"며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신보 수록곡 '바디 투 바디(Body to Body)'를 시작으로 '훌리건(Hooligan)', '2.0'을 연달아 선보이며 현장을 단숨에 압도했다. 특히 '바디 투 바디'는 민요 아리랑의 선율과 국립국악원의 협업이 어우러져 한국적 정체성을 극대화했다는 평이다.
무대 후 진은 "저희가 이렇게 단체로 모인 건 몇 년 전 마지막 부산 콘서트에서 저희를 기다려달라고 했던 게 생생하게 기억나는데, 이렇게 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사실 이 자리에 서기까지 걱정도 굉장히 많았다. 이렇게 여러분들을 다시 마주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전했다.
지민 역시 "아미 여러분, 드디어 만났다. 이 앞에서 이렇게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울컥하고 감사하다. 7명이 다시 만날 수 있게 되어 너무 행복하다. 보고 싶었다. 정말 오늘 광화문 광장을 가득 채워주실 줄 몰랐는데 행복하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슈가는 "한국에서 가장 역사적인 장소에서 공연을 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특히 저희 정체성을 담고 싶어서 타이틀을 '아리랑'으로 정했고, 그 마음을 담아 광화문에서 무대하게 되었다"고 이번 공연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어 뷔는 "정말 이렇게 특별한 장소에서 컴백할 수 있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멀리서 광화문까지 찾아주신 아미 분들,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서 시청해 주시는 분들께도 감사하다. 저희도 많이 기다렸다. 여러분이 어디 계시든 저희의 마음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분위기를 이어 방탄소년단은 글로벌 히트곡 '버터(Butter)'와 '마이크 드롭(MIC Drop)' 무대를 펼쳤다.
제이홉과 정국은 "이렇게 저희 7명이 함께 이 무대에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기다려 주셔서 감사하다"며 "오늘을 위해 특별한 것을 많이 준비했다. 저희가 가진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열기를 더했다.
정국은 "오늘 밤은 절대 못 잊을 것 같다. 사실 컴백에 대한 부담이나 두려움도 있었던 거 같은데, 오늘 여러분 앞에 서니까 마냥 좋다. 그저 좋다"고 고백했다.
이어 RM은 "이번 앨범은 LA에서 두 달간 작업하고 한국에서 후반 작업을 마쳤다. 지금 우리가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뭉칠 수 있었는지를 고민하느라 대화도 많이 했고 앨범에서 새로운 도전도 많이 했다"며 신곡 '에일리언즈(Aliens)'와 '에프와이에이(FYA)'를 선보였다.
무대 후 멤버들은 공백기 동안의 진솔한 고민도 털어놨다.
제이홉은 "이번 앨범에는 수많은 고민이 담겨있다. 사실 이번 앨범을 준비하면서 우리가 조금은 잊히지 않을까, 혹은 여러분이 우리를 기억해 주실까 하는 그런 고민도 없지 않아 있었다"고 고백했다.
슈가 역시 "저희가 잠깐 멈춰야 하는 시간에 변화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정말 많이 고민했다. 그로 인해 아직도 확신할 수 없고 불안하기도 하지만 이런 감정도 저희의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RM은 "전환점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지, 어떤 작업자로 남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많이 물어봤다. 답은 밖이 아니라 안에 있더라. 스스로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 보고 스스로를 담아내는 것이 이번 앨범의 목표였다"고 부연했다.
지민은 "여러분이 너무 잘 알고 계시겠지만 저희는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다. 여러분과 똑같이 매번 두렵고 이번 무대를 준비하면서도 두려웠다. 그랬지만 그 마음까지 담아서 '킵 스위밍(Keep swimming)'하면 언젠가 해답을 찾을 거라 믿고 있다"고 말했고, 뷔는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멈추지 않고 계속 음악 하고 공연하고 아미분들께 예쁜 모습 보이는 것이다. 저희의 노래가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타이틀곡 '스윔(SWIM)'과 '라이크 애니멀즈(Like Animals)', '노멀(Normal)' 무대를 펼쳤다.
이번 공연은 연출 면에서도 전통과 현대의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총연출을 맡은 해미시 해밀턴(Hamish Hamilton)은 경복궁이라는 역사적 장소에 대한 존중을 담아 조화로운 무대 모델을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넷플릭스 측 또한 "올해 선보일 라이브 이벤트 중 가장 큰 순간이자 랜드마크와 같은 파트너십"이라며 기술적 안정성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제이홉은 "돌아와서 정말 정말 행복하다. 모든 순간이 여러분 덕분이다. BTS 2.0은 이제 막 시작됐다"고 선언했고, 뷔는 "아쉽지만 이제 마지막 곡이다. 이 순간을 몇 년 동안 수없이 상상했던 것 같다. 계속하고 싶다"며 아쉬운 인사를 전했다.
슈가는 "도와주신 서울시와 관계자분들, 현장에서 고생 많이 해주신 경찰분들께 감사하다"고 재차 인사했고, 지민 역시 "감사하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정국은 "언제나 저희 7명은 같은 마음인 거 아시죠. 여러분이 저희와 함께해주시는 한 언제나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이너마이트(Dynamite)'와 앵콜곡 '소우주(Mikrokosmos)'로 대미를 장식했다.
발매 첫날 398만 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자체 신기록을 경신한 방탄소년단은 약 1시간의 화려한 쇼를 통해 압도적인 존재감을 증명했다. 현장에는 서울시 집계 기준 광화문 인근에 4만 명, 숭례문 일대까지 포함하면 훨씬 상회하는 규모의 인파가 운집했으나 체계적인 질서 속에 안전하게 진행됐다. 방탄소년단은 오는 4월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시작되는 월드투어로 글로벌 행보를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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