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 서기 위해 기꺼이 타락을 택하는 것. 그것은 비극일까, 아니면 진정한 생의 절정일까. 지난 16일 첫 방송을 시작한 ENA 새 월화드라마 〈클라이맥스〉는 제목 그대로 인생의 가장 화려한 정점, 그 찰나를 위해 영혼을 담보 잡힌 자들의 기록이다. 검사복 아래 뜨거운 야망을 숨긴 주지훈과 스포트라이트 뒤로 불안하게 흔들리는 하지원의 눈빛. 이 두 사람의 얼굴만으로도 드라마는 권력 암투극을 넘어선 인간 본연의 ‘허기’에 관한 이야기임을 직감하게 한다. 2026년 상반기, 안방극장의 심박수를 끌어올릴 〈클라이맥스〉의 세 가지 치명적인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욕망의 카르텔: 법정·재벌·연예계, 치명적 공생의 판
〈클라이맥스〉의 무대는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권력의 트라이앵글이다.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검사가 된 방태섭(주지훈)은 폐쇄적인 권력 구조에서 살아남기 위해 톱스타 추상아(하지원)와 ‘전략적 결혼’을 감행하며, 스스로 카르텔의 한복판으로 걸어 들어간다. 정계와 재계, 연예계가 뒤엉킨 이 판 위에서 인물들은 서로를 탐닉하고 이용하며 때로는 잔인하게 사냥한다. 한 번 발을 들이면 결코 빠져나올 수 없는 구조 속에서, 매회 뒤집히는 관계와 예측 불허의 서사는 시청자로 하여금 ‘최후의 승자’를 끊임없이 추론하게 만드는 장르적 쾌감을 선사한다.
포식자의 얼굴: 압도적 연기합이 빚어낸 팽팽한 심리전
이 작품을 지탱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은 배우들의 존재감이다. 주지훈은 권력의 정점을 향해 폭주하는 검사 ‘방태섭’으로 분해 냉철하면서도 섹시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하지원은 추락의 공포를 안고 사는 톱배우 ‘추상아’의 섬세한 균열과 서늘한 이면을 동시에 연기하며 서사의 무게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여기에 판도라의 상자를 쥔 정보원 황정원(나나), 후계 전쟁의 중심에 선 권종욱(오정세), 모든 흐름을 읽는 실세 이양미(차주영)까지. 다섯 포식자가 빚어내는 연기 시너지는 인물 간의 얽히고설킨 관계에 숨 막히는 긴장감을 불어넣는다.
타락의 미학: 고자극 서사가 도달한 서스펜스의 절정
타락하는 만큼 더 높은 곳으로, 갈망하는 만큼 절정으로.
드라마가 던지는 이 도발적인 명제는 멜로와 정치 암투, 서스펜스의 경계를 허문다. 남혜훈 시장(윤사봉)의 비리를 폭로하며 판을 뒤흔든 방태섭의 승부수처럼, 권력에 가까워질수록 더욱 거세지는 인물들의 충돌은 치명적인 멜로적 긴장감을 더하며 이야기의 밀도를 높인다. 이지원 감독의 정교한 미장센과 신예슬 작가의 탄탄한 서사는 권력과 사랑, 신념과 배신 사이에서 흔들리는 인간의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매회 강렬한 한 방을 품은 소름 유발 엔딩은 시청자를 다음 화의 ‘클라이맥스’ 앞에 기꺼이 붙들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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