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원 확인 어려움…안치실 앞 시청 공무원·경찰 "안타깝다"
(대전=연합뉴스) 임채두 박건영 기자 =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시신이 많이 훼손돼서…."
21일 대전의 자동차 부품 제조 회사인 안전공업 화재 사망자들의 시신이 안치된 유성구의 한 병원 장례식장.
굳게 닫힌 안치실 앞으로 '많은 기다림'이 이어졌다.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시신이 훼손돼 신원 확인이 늦어지면서 빚어진 간절한 기다림이다.
대전시청에서 나왔다는 한 공무원은 안치실 우측으로 늘어선 의자에 앉아 초조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의자에 앉아 있다가 복도를 서성이기도 하고 전화도 하면서 긴장감을 애써 달랬다.
언제 올지 모르는 유족을 기다린다고 했다.
이 공무원은 "아직 사망자들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혹시라도 (신원 확인 연락을 받은) 유족이 오시면 안내해 주려고 한다"며 "시신은 있는데 신원 확인이 어려워서 장례도 못 치르는 이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대전지역 경찰서의 형사 2명과 정보관 6명도 안치실 앞에서 한참을 서성였다.
이들은 넓은 복도에서 바쁜 걸음으로 흩어졌다가 모이기를 반복했고, 몇몇은 고개를 가로젓기도 했다.
시신 훼손이 워낙 심해 조속한 신원 확인은 어렵다고 직감한 듯했다.
한 정보관은 "신원이 얼른 확인돼야 유족 지원이든, 장례 지원이든 할 텐데 답답한 노릇"이라고 말했다.
경찰관들은 시신 검시를 위해 안치실로 들어간 검사가 장례식장을 뜬 이후에야 자리를 옮겼다.
빈소를 마련해야 하는 장례식장 직원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오늘 대전 안전공업 화재 때문에 언론사에서 참 많은 전화가 온다"면서 "망자를 위해서라도 빨리 빈소를 마련해야 하는데 언제쯤 신원이 확인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신 훼손이 이렇게 심하면 경험상 신원 확인에 이틀 정도는 걸리는 것 같다"며 "유족은 말할 것도 없고 애타는 분이 많을 것 같은데 신원이 얼른 확인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시신이 안치된 다른 병원들의 장례식장도 역시나 적막감만 맴돌았다.
화재 현장에서 수습한 시신 10구 중 1구 외에는 신원이 파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장례식장에는 유가족이 아닌 시청 공무원이 안치실 주변을 지키고 있었고 신원 확인을 기다리는 경찰 관계자 등만 이따금 오갈 뿐이었다.
한 병원의 장례식장 관계자는 "시신 훼손이 심해 신원 확인 절차가 늦어지는 것 같다"며 "성별조차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여서 유족들이 봐도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시신이 안치된 대전지역 병원 4곳의 장례식장에는 이날 늦은 오후까지도 사망자들의 빈소가 차려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20일 대전 대덕구 문평동 자동차 부품 공장인 안전공업에서 불이 나 10시간 30분 만에 진화됐으며 소방 당국은 현재 중장비를 동원해 잔해를 철거해 가며 실종자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사망자는 11명, 실종자는 3명, 부상자는 진압 과정에서 다친 소방관 2명을 포함해 5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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