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LG·삼성, 커지는 HVAC 시장서 각자의 해법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뉴스락 특별기획] LG·삼성, 커지는 HVAC 시장서 각자의 해법

뉴스락 2026-03-21 11:58:46 신고

3줄요약

[뉴스락] 냉난방공조(HAVC) 산업이 격변의 기로에 섰다.

과거 건물의 '쾌적함'을 책임지던 보조 설비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시대를 떠받치는 핵심 '에너지 인프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AI 연산 확대에 따른 데이터센터 발열 문제는 공조 기술을 전력·반도체와 맞물린 필수 산업으로 끌어올렸다.

동시에 탄소중립 기조 속에서 히트펌프 등 전기 기반 냉난방 시스템은 '친환경 설비'를 넘어 국가 에너지 정책의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거대한 전환기 속에서 글로벌 HVAC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LG전자와 삼성전자의 전략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뉴스락>은 LG전자와 삼전의 사업 현주소를 진단하고, 급성장하는 시장 이면에 놓인 제도적 과제를 짚어본다.

AI 이미지 생성. [뉴스락]
AI 이미지 생성. [뉴스락]

LG전자, 60년 내공의 '토탈 솔루션'...완성형 공조로 수익화 안착

LG
LG전자가 지난해 11월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컨설턴트를 국내로 초청해 'LG HVAC 리터스 서밋 2025'를 개최했다. 이날 컨설턴트들은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초대형 냉방기 '칠러'를 살펴봤다. 사진=LG전자 [뉴스락]

냉난방공조(HVAC) 사업이 더 이상 '가전의 연장선'이 아닌 '에너지 인프라'로 재정의되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 세계적인 냉각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조 기술은 전력·반도체와 맞물린 핵심 산업으로 부상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LG전자는 HVAC 사업을 단순 신사업이 아닌 '캐시카우'로 안착시키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LG전자의 HVAC 사업은 1968년 국내 최초 에어컨 출시에서 출발했다. 이후 가정용 제품을 넘어 상업용 시스템에어컨, 칠러(대형 냉각장비), 히트펌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며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풀 라인업을 구축해왔다.

특히 2011년 LS엠트론 공조사업부 인수를 통해 대형 공조 시장으로 진출한 것은 사업 구조 전환의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조직 개편을 통해 공조사업을 별도 사업 축으로 격상시키며 사업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했다.

현재 LG전자의 전략은 명확하다.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설계-설치-운영-관리'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전주기 HVAC '토털 솔루션' 사업자로의 전환이다.

공조 설비는 건물 에너지 효율과 직결되는 만큼 유지·관리(B2B) 시장에서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략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현지 생산과 유통망을 강화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서는 한편, 데이터센터 및 대형 상업시설용 냉각 수요 증가가 실적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5년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한국 HVAC 시장 규모는 2026년 약 70억5000만달러(약 9조원)에서 2031년 98억6000만달러로 확대되며 연평균 6% 수준의 성장이 전망된다.

LG전자가 미래 승부처로 지목한 분야는 '히트펌프'다. 공기·지열 등 외부 열원을 활용해 냉난방을 동시에 수행하는 히트펌프는 탄소배출이 거의 없는 친환경 설비로 평가된다.

LG전자는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컨소시엄을 구축하며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시대의 냉각 수요 증가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생산·기술·라인업을 모두 갖춘 '완성형 사업자' LG전자의 행보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인터뷰에서 "LG전자는 초대형 냉방기인 칠러뿐만 아니라 CDU 등 다양한 냉각 솔루션을 보유 중으로, 산업 및 상업 영역에서 사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며 "향후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기반으로 글로벌 B2B 공조 시장에서 주도권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잔자, 가전을 넘어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로 '판' 바꾼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6일 독일의 공조기기 업체인 '플랙트그룹'의 인수 절차를 마쳤다. 사진은 플랙트그룹 본 사진=삼성전자 [뉴스락]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6일 독일의 공조기기 업체인 '플랙트그룹'의 인수 절차를 마쳤다. 사진은 플랙트그룹 본 사진=삼성전자 [뉴스락]

1974년 공조 사업에 진출한 삼성전자의 HVAC 전략은 LG전자와는 다른 전략으로 판을 바꾸고 있다. 장기적 기술 축적보단 유럽의 최대 공조기기 업체를 인수해 기술 고도화에 나서며 경쟁구도를 맞추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가 자체 기술 기반의 '완성형 사업'을 구축해 왔다면, 삼성전자는 HVAC를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재정의하며 시장의 판을 바꾸려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방향성은 지난 18일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경영진은 공조 사업을 단순 B2C 가전의 연장이 아닌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관점에서 집중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김철기 삼성전자 DA사업부장(부사장)은 주총에서 "미래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공조 사업 확대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밝히며 HVAC 사업을 신성장 축으로 공식화했다.

AI 연산 증가로 서버 발열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를 제어하는 냉각 기술이 데이터센터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플렉트사를 중심으로 최첨단 AI 데이터센터 등 고부가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고 강조하며 공조 사업의 방향을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명확히 했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선택한 전략은 '확장과 융합'이다. 자체 기술 고도화와 함께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및 인수합병(M&A)을 통해 시장 진입 속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주총 질의응답 과정에서 "일반·시스템 에어컨 중심에서 중앙공조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HVAC 사업을 DA사업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3월 10일 하만 인터내셔널 인수를 완료하며 자동차 전장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이를 통해 차량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티드 기술을 확보하고, 축적된 소프트웨어 역량을 기반으로 스마트 빌딩 제어 및 시스템 통합(SI) 등 B2B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이어 유럽 공조기업 플랙트 인수, 북미 공조 기업 레녹스와의 합작법인 설립 등은 글로벌 공조 시장 공략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유럽 시장에서는 탄소중립 정책에 발맞춰 고효율 히트펌프 사업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가스 보일러에서 전기 기반 히트펌프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유럽은 공조 기업들의 핵심 격전지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공조 사업의 '정의' 변화다. 과거 공조가 인간의 쾌적성에 초점을 맞췄다면, 삼성전자의 공조는 고성능 반도체의 발열을 제어하는 액체냉각, 고효율 칠러 등 데이터센터 운영 인프라로 확장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기존 가전 기업의 틀을 넘어 AI 인프라 장비 중심의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김 DA사업부장은 "공조 분야에 진출한지 하는 만큼 현재 경쟁력을 타사와 비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후발주자임을 인정했다.

이 같은 전략이 실제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보급 막는 건 기술 아닌 구조…열원·비용·인력 '삼중 장벽'

탈탄소 정책과 AI 확산이 맞물리며 국내 HVAC(냉난방공조) 시장이 가파른 성장 가도에 올라섰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들은 대한민국의 공조 시장을 

2025년 기준 시장조사업체 마크앤텔 어드바이저에 따르면, 국내 히트펌프 시장은 2025년 약 23억 달러에서 2032년 약 39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타 조사기관들이 내놓은 보수적 전망치(23억~28억 달러)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대한민국 특유의 제로에너지건축물(ZEB) 인증 의무화와 AI 데이터센터발 냉각 수요 폭증이 한국 시장만의 독보적인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시장은 급격히 팽창하고 있지만, 현장의 기술적 패러다임 변화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건물 부문의 탄소중립을 위해 화석연료 보일러를 대체할 '히트펌프'가 필수 에너지 인프라로 급부상하고 있음에도, 여전히 개별 기기 보급 차원의 접근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이에 김민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신재생시스템연구실 책임연구위원은 <뉴스락>과의 인터뷰를 통해, 단순 설비를 넘어 '열네트워크'로 진화 중인 공조 산업의 현주소와 구조적 장벽을 짚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우선 공조 설비가 개별 건물 단위 기기를 넘어 커뮤니티 단위의 에너지 인프라로 전환되는 지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에는 냉난방과 급탕을 건물별로 해결했다면, 이제는 히트펌프를 중심으로 태양열·지열 등 다양한 열원을 상호 연계하는 '열네트워크' 개념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각 건물이 에너지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열 프로슈머'로 진화해야 한다"며 "히트펌프를 매개로 전력망과 열네트워크가 연결되면 잉여 전력을 열로 저장하는 P2H(Power-to-Heat) 기능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청사진을 가로막는 현실적인 제약도 만만치 않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도심 건물의 열원 인프라 부족과 초기 설치 비용의 경제성 한계, 전문 인력 부재를 주요 장벽으로 꼽았다.

특히 초기 설치비가 가스보일러 대비 2~3배에 달하고 외기 온도에 따라 전기요금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성능과 교체 여부를 반영한 정교한 차등 지원 체계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설계와 시공 난도가 높은 열네트워크 시스템 특성상 실증 기반 구축과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나아가 최근 공조 시장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AI 데이터센터 역시 산업 구조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고도의 냉각 기술을 요구하는 동시에 막대한 폐열을 발생시키는데, 이를 '버리는 열'이 아닌 '에너지 자원'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유럽처럼 데이터센터 폐열을 지역 에너지 시스템에 통합해 난방에 활용하는 모델이 국내에도 도입돼야 한다"며 "결국 탄소중립은 히트펌프 단독이 아닌 재생에너지와 유기적으로 연계된 시스템 차원에서 접근해야 하며,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체계 역시 커뮤니티 단위의 에너지 공유 성과를 반영하는 방향으로 확장 개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Copyright ⓒ 뉴스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