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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근 세무법인 엑스퍼트 대표 세무사]“세무사님, 서울에 아파트 두 채가 있는데 두 달 뒤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난다고 해서 걱정입니다. 지금이라도 하나를 파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자녀에게 물려주는 게 나을까요?”
요즘 사무실을 찾는 분들이 가장 많이 묻는 질문이다.
충분히 고민될 상황이다. 서울 주요 지역 주택은 공시가격 현실화로 보유세 부담까지 커지고 있어 결정이 시급하다. 그러나 단순히 ‘팔 것이냐’, ‘물려줄 것이냐’를 넘어 양도와 증여의 성격을 섞어 세금을 나누는 ‘전략적 이전’을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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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억 오른 20억 주택…증여 6.7억 vs 양도 3.4억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조치를 2026년 5월 9일부로 종료하기로 확정했다,
과거 임대사업자 등록을 권장하며 종부세 합산 배제와 양도세 감면을 내걸던 정책 기조는 이제 ’주택 수‘ 중심의 강력한 규제로 돌아섰다. 특히 현 정부는 고가주택 및 다주택자에 대한 엄격한 관리 의지를 보이고 있어 지방선거 이후 보유세 개편도 예고되고 있다.
공시가격 상승과 맞물려 다주택자는 매년 수천만원의 세금을 감당해야 할 처지다. 준비 없이 유예 종료를 맞이하면 높아진 보유세 부담으로 인한 ‘세금 폭탄’을 피하기 어렵다.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서울 주요 지역 주택은 매도보다 자녀에게 이전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이때 ‘증여’와 ‘양도’ 중 어느쪽이 유리할 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같은 아파트라도 어떤 방식으로 넘기느냐에 따라 세부담은 완전히 달라진다.
증여든, 양도든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자녀에게 자산을 이전하는 행위’이지만, 세법은 다르게 본다. 무상으로 넘기면 증여고, 대가를 받고 넘기면 양도다. 이름만 다른 것이 아니다. 적용되는 세목, 세율, 납세의무자, 취득세 부담까지 모두 달라진다.
가정을 하나 놓고 보자. 시세 20억원짜리 아파트다. 취득가액 등을 반영한 양도차익은 10억원이다. 전세 보증금은 7억원이 잡혀 있고, 보유기간은 15년이다. 이 조건에서 단순 증여와 단순 양도를 비교하면 차이는 예상보다 크다.
먼저 단순 증여다. 부모가 자녀에게 아무 대가 없이 아파트를 넘기면 과세의 중심은 증여세다.
이 경우 증여세만 약 6억원 수준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자녀가 부담하는 취득세 약 7000만원이 더해지면 총 세부담은 약 6억7000만원까지 올라간다.
반면 자녀에게 시가로 파는 단순 양도라면 부모에게는 양도소득세가 과세되고, 자녀는 취득세를 부담한다.
이 사례에서는 양도차익 10억원에 대해 부과되는 양도소득세는 약 2억8000만원(10억원×약 28%)이다. 여기에 취득세 약 6000만원을 더하면 총 세부담은 약 3억4000만원이다. 단순 증여와 비교하면 전체 부담이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여기서 양도소득세율 28%는 장기보유특별공제 등을 반영해 가정했다.
증여세는 재산을 받은 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10%부터 50%까지 누진세율을 적용한다. 반면 양도소득세는 자산 전체가 아니라 양도차익을 기준으로 과세한다. 즉, 시세 20억원 전체에 접근하는 증여와, 차익 10억원에 접근하는 양도는 출발점부터 다르다. 과세표준이 다르니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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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진세율 함정 피하려면…세금은 나누면 줄어든다
이처럼 단순 증여와 단순 양도만 놓고 보면 양도가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세무 실무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이른바 ‘하이브리드 이전’이다. 세금은 하나로 몰면 커지고 나누면 줄어든다. 부담부증여와 가족 간 저가양도가 대표적이다.
부담부증여를 보자. 자녀가 전세보증금이나 대출을 함께 떠안는 방식다. 이때 채무에 해당하는 부분은 ‘양도’, 나머지는 ‘증여’다. 하나의 거래가 두 개의 세금으로 나뉜다.
왜 이런 방식이 유리할까?
첫째, 누진세율 분산이다. 우리나라 조세체계는 많이 벌수록 세율이 올라간다.
증여세는 10%에서 최대 50%, 양도소득세는 6%에서 최대 45%다. 양도세는 여기에 다주택 중과가 붙으면 최대 75%, 지방소득세까지 합치면 82.5%까지 올라간다.
이때 ‘하나의 자산’을 통째로 증여하면 높은 세율 구간에 바로 진입한다.
앞서 본 사례를 ‘부담부 증여’ 방식으로 처리한다면 전세 보증금 7억원은 양도로 봐서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고, 나머지 13억원은 증여세를 과세한다. 증여세 과세표준이 내려가고, 일부는 양도세로 빠져 전체적으로 세 부담이 줄어든다,
여기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전세보증금은 결국 갚아야 할 돈인데도 왜 양도소득세가 붙을까.
세법은 이를 단순한 부채가 아니라 ‘부담의 이전’으로 본다. 부모가 자녀에게 보증금 반환 의무를 넘기는 순간, 7억원의 채무를 덜어낸 것으로 해석한다. 즉, 빚을 넘겨 부담이 사라진 만큼, 그 자체를 대가로 본다는 의미다. 그래서 현금을 받지 않았더라도 해당 금액은 양도로 간주해 양도소득세를 과세한다.
단순 증여는 자녀가 모든 세금을 떠안는다. 반대로 단순 양도는 부모에게 세금이 부과된다. 한쪽에 부담이 쏠리는 구조다.
하지만 부담부증여는 다르다. 양도소득세는 부모가, 증여세는 자녀가 각각 부담한다. 납세 주체가 분산된다. 이 차이는 세금을 내기 위한 자금 조달 측에서 큰 의미가 있다. 자녀 입장에서 수억원의 증여세를 한 번에 마련해야 하는 ‘독박 과세’를 피할수 있어서다.
부담부증여의 진짜 위력은 비과세와 감면에 있다. 만일 부모가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을 갖춘 경우, 양도에 해당하는 부분은 세금이 ‘0원’이 될 수 있다.
만약 과거 임대사업자 등록 등을 통해 요건을 갖춘 임대주택이라면 양도소득세의 70~100% 감면도 가능하다. 다만 현재는 적용 대상이 제한적이어서, 실제로는 해당 여부를 반드시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 20억 주택 13억에 저가양도…차액 7억중 4억은 증여세
다만, 절대 놓치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취득세다. 부담부증여는 증여 부분은 부모 기준, 양도 부분은 자녀 기준으로 각각 주택 수를 따져 중과 여부를 판단한다. 이 때문에 어느 한쪽이라도 다주택자에 해당하면 최대 12%의 취득세가 중과될 수 있다.
시세보다 싸게 자녀에게 파는 저가양도는 원칙적으로 ‘양도’다. 매매차익이 줄어든 만큼 양도세 부담도 준다. 다만 일정 기준을 넘는 순간 과세가 바뀐다. 시가 대비 30% 또는 시세 대비 3억원을 초과해 낮게 거래하면, 둘 중 작은 금액의 초과분은 증여로 본다.
예를 들어 시세 20억원을 13억원에 팔면 차액 7억원 중 3억원까지는 정상 거래로 보고, 3억원 초과 4억원은 증여세를 부과한다,
주의해할 게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내 양도, 부담부증여, 저가양도의 경우 실거주 의무가 발생한다. 다만, 자녀가 무주택자인 경우 매수 시점에 기존 세입자가 살고 있다면, 기존 임대차 계약이 종료될 때까지 실거주 의무가 유예된다.
자녀의 자금 조달 계획도 꼼꼼히 챙겨야 한다. 국세청은 양도로 명의를 이전하는 경우 자녀의 자금출처를 확인한다. 전세 보증금, 근저당채무 등을 승계하는 부담부증여의 경우에도 자녀가 자력으로 상환하는지 국세청은 끝까지 추적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 세무사가 전하는 ‘다주택자’ 절세전략
1. 2026년 5월 9일 이전 계약 필수 : 일반세율과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 여부가 갈린다. 날짜가 세금을 결정한다.
2. 처분 순서가 세금을 바꾼다 : 거주주택은 비과세, 임대주택은 감면(최대 70~100%) 여부를 먼저 따져 유리한 것부터 처분한다.
3. 아파트는 시기 조절, 비아파트는 제도 활용 : 아파트는 보유세를 고려해 매도 여부를 판단하고, 빌라·오피스텔은 임대주택 등록을 통한 절세 방안을 검토한다.
부동산 세제는 ‘주택 수’라는 단순한 잣대를 넘어 이제 ‘보유 기간’과 ‘자금 출처’를 정밀하게 파고들고 있다. 5월 이후에는 다주택자 양도세가 차익의 82.5%까지 부과될 수 있는 만큼, 지금이 자산 이전 적기일 수 있다.
다만 저가양도 시 취득세 기준 강화 등 여러 가지 규제가 복잡하게 혼재된 상황이므로, 자칫 거액의 세금폭탄을 맞을 있는 수 만큼 전문가와의 상담은 필수다. 자녀의 자금력과 부모의 비과세 요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밀한 시뮬레이션을 먼저 실행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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