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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한국금융연구원의 ‘생산적 금융 활성화를 위한 은행의 선별 능력 및 인센티브 구조’ 논단에 따르면 생산적 금융이란 금융시장 자금을 실물 경제의 성장과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곳에 공급하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안정 및 산업 발전을 통한 국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생산적 금융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은행권도 부동산 등 담보부대출 중심의 영업 관행에서 고위험·고수익의 기업 대출 영업 중심으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논단을 작성한 김석기 선임 연구위원은 생산적 금융의 성공 요건으로 우량 대출처를 구별할 수 있는 은행의 선별 능력 강화를 꼽았다. 담보부 대출의 비중이 작아지면 은행은 부도 확률이 적은 차주를 고르기 위해 차주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게 된다. 담보가 충분하다면 은행은 자연스레 차주보다 담보 가치 분석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은행의 차주 선별 기능이 적절하게 작동한다면 생산성이 높거나 발전 가능성이 커 부도 가능성이 작은 차주에게 자금이 지원되고 그에 따른 자원 배분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같은 정교한 차주 선별 작업에는 시간과 비용이 든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 신용대출의 경우, 해당 기업이 부도가 나면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지므로 대출 담당자는 그 기업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야 하고 은행은 산업별로 수준 높은 전문가들을 고용해야 한다.
문제는 이 같은 선별 작업에 투입된 노력을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대출 담당자는 기업의 재무정보뿐 아니라 경영진의 역량, 산업 전망 등 정량화하기 힘든 연성 정보와 사적 판단까지 활용해 대출 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은행의 성과 평가 체계는 대출 실적 등 일부 계량 지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심사 과정에서 투입된 노력과 판단의 질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 이로 인해 대출 담당자가 실제로 투입한 노력과 조직이 평가하는 성과 간에 괴리가 발생하는 ‘정보 비대칭’ 문제가 생긴다.
김 연구위원은 은행의 선별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대출담당자가 선별 작업에 적절한 노력을 기울일 수 있도록 이들의 성과 기반 인센티브 구조가 충분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실패한 대출로 경영이 어려워진 은행에 대해서는 정부가 지원하기보다는 책임을 스스로 부담하도록 하는 원칙이 확립되어야 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교한 대출 심사를 통해 성과를 낸 경우에는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져야 하지만, 심사 부실로 손실이 확대된 경우까지 외부 지원에 기대게 되면 은행 내부의 선별 유인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영 실패 시에도 공적 지원이 뒤따를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될 경우, 경영진은 비용과 시간이 드는 대출 심사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성을 느끼기 어렵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이러한 기대가 약해질수록 은행의 여신 심사가 보다 엄격해지는 경향이 관찰된다는 분석도 제시된다. 반대로 공적 지원을 경험한 은행일수록 위험자산 비중을 확대하는 모습이 나타나는데, 이는 선별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은 결과로 해석된다.
결국 대출 심사의 질과 경영 성과가 밀접하게 연결되는 구조가 마련될 때, 은행은 보다 신중하게 대출처를 가려내려는 유인을 갖게 되고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역시 완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은행의 경우 개별 기업과 달리 부실이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시장 규율을 강화하는 동시에 과도한 부실을 예방하기 위한 건전성 관리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
김 연구위원은 “성공적인 생산적 금융은 단순히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감수할 만한 위험인지 선별하는 역량에 달려 있는데 이는 노력 여부에 따라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명확한 시장 규율 아래서 발휘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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