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두터운 보호 목표로 제도 재설계 착수
2026년 선정기준 254만원 확정 속 차등 지급 논의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노인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득이 적은 어르신에게 더 많이 지급하는 하후상박(下厚上薄·소득이 적을수록 더 지원)식 기초연금 개편 방안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저소득층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해 하후상박 구조를 포함한 다양한 기초연금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논의는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8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 참석해 노인 빈곤 해결을 위해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기초연금을 더 두텁게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하면서 시작됐다.
정 장관은 연금개혁특위에서 현재 모든 수급자에게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기초연금을 조정하는 기존 시스템을 설명하면서 이와 별개로 하후상박식 구조 개편을 위한 여러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하후상박 차등 원칙과 맥을 같이 한다. 이 대통령은 월수입이 많은 노인과 수입이 전혀 없는 노인이 똑같은 기초연금을 받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향후 증액분부터 소득이 적은 분들에게 더 후하게 지급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노인 자살의 가장 큰 원인이 빈곤인 만큼 한정된 국가 재정을 진짜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집중하겠다는 취지다.
현재 시행 중인 2026년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은 단독가구 기준 월 254만원으로 결정됐다. 부부가구의 경우에는 406만4천원 이하가 기준이다. 이는 작년 기준인 228만원에서 26만원이나 오른 수치로 역대 가장 큰 폭의 인상이다.
기준액이 이처럼 크게 오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올해 65세가 돼 새로 연금 대상에 들어온 1961년생들의 경제력이 이전 세대보다 높기 때문이다. 이들은 기존 어르신들보다 국민연금 수령액과 근로소득이 더 높은 특징을 보인다.
또한 어르신 가구 자산의 핵심인 주택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소득인정액이 높아진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일하는 어르신들이 손해를 보지 않도록 배려하는 장치도 마련했다. 올해부터 소득인정액을 산정할 때 근로소득에서 빼주는 기본공제액을 기존 112만원에서 116만원으로 높여 더 많은 분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아울러 부부가 함께 산다는 이유로 연금을 20% 깎았던 부부 감액 제도 역시 위장 이혼 같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초연금을 단순히 노인 인구 70%에게 나눠주는 현행 방식에서 벗어나 전체 가구의 중위소득과 연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득 하위 70%라는 기준이 실제 빈곤층을 돕기에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가난할수록 더 많은 연금을 주는 구조로 개편하면 빈곤 노인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고 재정도 더 효율적으로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복지부는 하후상박 개편이 노후 안전망을 더 튼튼하게 만드는 과정이라며 구체적인 지급 기준과 재정 추계 방안을 신중하게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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