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다카이치 ‘호르무즈 동맹’ 온도차…日, ‘108조 투자’로 파병 압박 정면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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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다카이치 ‘호르무즈 동맹’ 온도차…日, ‘108조 투자’로 파병 압박 정면돌파

직썰 2026-03-20 21:53:1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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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나이·안중열 기자]
[제미나이·안중열 기자]

[직썰 / 안중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주 앉았다. 재집권 후 더욱 거세진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무임승차론’과 이를 경제적 실리로 방어하려는 다카이치 총리의 ‘정밀 외교’가 정면으로 충돌한 현장이었다. 일본은 100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 보따리를 풀며 파병 압박이라는 까다로운 승부처에서 노련하게 비껴갔다.

◇트럼프 “공짜 방어는 없다” 직설적 파병 요구…다카이치 ‘법적 한계’ 배수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모두발언부터 특유의 압박 전술을 여과 없이 구사했다. 그는 “미국은 일본을 방어하기 위해 현재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란이 봉쇄하려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을 위해 일본이 군사적으로 기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상 동맹국에 실질적인 ‘피의 대가’를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인 셈이다.

이에 대해 다카이치 총리는 이란의 핵 개발을 강력히 규탄하며 미국의 입장에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모양새를 취하면서도, 실질적인 자위대 파병 문제에 대해서는 ‘국내법’이라는 방어막을 쳤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본의 평화헌법 9조와 자위대법 등 현행 법률적 범위 안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과 한계가 있다’는 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직접적인 군함 파병 대신 정보 공유나 후방 지원 등 우회적인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정면으로 거부하기보다 ‘법적 불가피성’을 앞세워 실리를 챙기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08조원’ 투입해 동맹 균열 차단…트럼프 취향 저격한 ‘밀착 행보’

일본이 파병 압박을 잠재우기 위해 꺼내 든 핵심 카드는 결국 ‘자본’이었다. 이번 회담을 기점으로 발표된 ‘제2차 대미 투자 프로젝트’ 규모는 무려 730억 달러(약 108조 원)에 달하며, 이는 지난달 발표된 1차 프로젝트 규모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번 투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지지 기반인 ‘러스트 벨트’와 에너지 자립 정책을 정밀하게 겨냥하고 있다. 우선 테네시주와 알라바마주에서는 차세대 소형모듈원전(SMR) 건설을 주도하여 현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계획이며, 알래스카주에서는 원유 증산 및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방침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시작과 동시에 트럼프 대통령을 포옹하며 “전 세계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줄 사람은 도널드뿐”이라며 친밀감을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다카이치 총리의 총선 압승을 언급하며 “매우 인기 있고 강력한 여성 리더”라고 화답하며 겉으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진주만 공격은 왜?”…가시 돋친 농담 속 드러난 트럼프의 본심

하지만 화기애애한 분위기 이면에는 날 선 신경전도 감지됐다. 일본 측이 미국 측의 이란 공습 사전 미통보를 언급하며 유감을 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다면 일본은 왜 진주만 공격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느냐”는 뼈있는 농담으로 응수했다.

이러한 발언은 일본이 과거사를 근거로 미국의 독자적 군사 행동을 비판할 명분이 없음을 꼬집는 동시에, 미국의 전략적 결정에 동맹국이 이견 없이 따라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겉으론 웃었지만, 동맹의 서열과 역할을 명확히 각인시킨 순간이었다.

◇청와대 “‘강 건너 불’ 아니다…우리만의 최적 조합 찾을 것”

미·일 정상의 이번 ‘빅딜’은 한국 정부에도 결코 가볍지 않은 숙제를 던졌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과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이 일본을 넘어 한국으로 전이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20일 오후 브리핑에서 미·일 회담 결과와 관련해 “우리 군의 대비 태세와 국내법적 절차, 그리고 중동 지역과의 경제적 이해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본의 사례처럼 경제 협력과 안보 기여 사이에서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조합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일본이 활용한 ‘법적 한계’ 논리와 ‘대규모 경제 투자’를 통한 압박 완화 전략을 면밀히 분석하여 향후 대미 협상 전략에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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