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이 공천을 둘러싼 내홍에 이어 당무위·윤리위 징계까지 잇따라 법원에서 제동이 걸리면서 장동혁 지도부의 핵심 당 기구가 줄줄이 흔들리고 있다.
'친한동훈계' 정리에 동원했던 당무감사위원회와 윤리위원회의 징계가 잇따라 무력화되면서 친한계 인사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월 제명 당시 "반드시 돌아온다"고 했던 예고가 측근들의 귀환으로 현실화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남부지방법원 제51민사부는 20일 김종혁 전 최고위원이 국민의힘을 상대로 낸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로써 중앙윤리위원회의 1월 26일 탈당권고 의결과 2월 9일 제명처분은 본안소송 판결 확정 시까지 효력이 정지된다. 앞서 지난 5일 같은 재판부는 배현진 의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1년' 징계 역시 효력정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서울시당위원장)은 모두 당내 친한계로 분류되는 인사다. 이날 김종혁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는 한동훈 전 대표도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같은 날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긴급 입장문을 내고 공천 과정의 공정성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선 혁신, 후 선거'를 내걸며 중앙당 혁신선대위 구성을 요구했다. 공관위 공천 갈등에 당무위·윤리위의 친한계 징계 무력화까지 겹치면서 장동혁 지도부의 당 운영 전반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는 양상이다.
6·3 지방선거까지 70여 일을 남겨놓은 시점에서 친한계 재기 움직임과 공천 내홍이 동시에 깊어지는 가운데 장동혁 지도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법원 "징계 재량권 일탈·남용"···김종혁·배현진 잇따라 승소
법원은 김종혁 결정문에서 징계절차에 중대한 하자가 있을 뿐 아니라 징계양정이 비례의 원칙에 어긋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종혁이 외부 언론에서 사용한 '파시스트', '망상', '한줌' 등의 표현에 대해 당대표와 지도부의 노선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것으로 보일 뿐 계획적이고 지속적인 비난행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나아가 당무감사위원회는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는데 중앙윤리위원회가 이보다 더 중한 '탈당권고'를 의결한 점, 같은 성격의 발언으로 2025년 11월 3일 불과 두 달 전에는 '주의 조치'에 그쳤던 점 등을 들어 징계 수위가 과도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또 윤리규칙 제6조의 성실한 직무수행 조항만으로 당원에게 당대표 의견에 비판 없이 따라야 할 의무가 도출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당의 내부질서는 민주적으로 유지돼야 하고 당원의 비판적 표현을 이유로 통제권을 행사하는 데는 일정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제명 절차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국민의힘 스스로도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친 별도의 제명처분을 한 사실이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며 제명처분의 절차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
앞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서울시당위원장)에 대한 결정에서도 같은 재판부는 중앙윤리위가 징계사유에 관한 충실한 심의를 거치지 않고 균형을 벗어난 징계양정을 했다고 봤다. 2월 6일 징계절차 개시부터 2월 11일 의결까지 불과 5일밖에 걸리지 않았고, 소명요청서가 정식 우편으로 배 의원에게 에게 도달한 시각(2월 11일 오후 1시 45분)은 이미 징계심의가 시작된 이후였다는 점도 지적했다.
김종혁 "반헌법적 행위···윤리위원장·당무감사위원장 해임하라"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2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이 오늘 윤리위와 최고위가 내린 제명조치에 대해 효력정지를 내렸다"며 "법원은 저에 대한 제명조치가 중대한 하자가 있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며 저의 발언 내용 역시 사실관계 왜곡이나 비판과 토론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법원은 또 당원이라고 해서 당대표 의견을 비판 없이 따라야 할 의무가 없고 정당 내부 질서는 민주적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덧붙였다"며 "법원이 배현진 의원에 이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며 정당의 자유와 자율성이 헌법 테두리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것은 장동혁 대표의 국민의힘 지도부가 반헌법적·반법률적 행위를 일삼고 있다는 지적에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저는 국힘 전직 최고위원으로 가처분 승소의 기쁨보다 주류 정당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느냐는 자괴감을 느끼고 있다"며 "장동혁 대표가 윤어게인 세력의 지원을 받아 당대표에 당선됐다. 국힘은 여론과 완전히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정당으로 전락했다"고 꼬집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공천 잡음도 상식을 벗어난 당 운영의 결과"라며 "이제 배현진 의원과 저에 대한 법원 결정에 대해 장동혁 대표와 당 지도부가 답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윤리위와 당무감사위를 정적 숙청 도구로 전락시킨 데 대해 장동혁 대표는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장동혁 대표는 윤민우 당무감사위원장, 이호선 윤리위원장을 즉각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와 최고위원회는 국민과 당원들 앞에 공개 사과하라"며 "장동혁 대표는 지금까지 당을 망가뜨린 데 대해 합당한 책임지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배현진 "즉결심판 전례 없어···민주적 질서 무너뜨린 지도부 반성해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서울시당위원장)도 앞서 지난 5일 가처분 인용 직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내려줬다"며 "민주적 질서를 무너뜨렸던 장동혁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지선 승리를 위해 당을 정상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 의원은 "윤리위 제소를 한다고 해서 모든 것을 즉결심판하는 전례가 없었다"며 "이 점을 이례적으로 왜 배현진 사안을 이렇게 신속하게 징계했느냐는 것을 심문재판에서 재판부가 심각하게 물었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통 보수정당을 비정상 정당으로 만든 사람들에게 책임 묻고 보수 재건해야"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제명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국민의힘을 법원이 눈뜨고 못 봐줄 정도의 비정상 정당으로 만든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고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 전 대표는 "법원은 '도저히 눈 뜨고 못봐줄 정도가 아니면' 정당의 사무에는 개입하지 않아 왔다"며 "지난 대선 말도 안 되는 새벽 후보교체 국면에서조차 가처분이 인용되지 않았을 정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그런 법원이 지난 배현진 의원 징계에 대한 가처분에 이어 오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징계에 대한 가처분을 연속으로 모두 인용했다"며 "헌법과 법률에 위반된다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어 "전통의 보수정당 국민의힘을 법원이 눈뜨고 못봐줄 정도의 비정상 정당으로 만든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고 당을 정상화시켜야 한다"며 "민주당 정권의 다수에 의한 폭주를 막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견제능력을 회복하기 위해 반드시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대구시장 공천은 낙점해 주는 자리 아냐···張 대표 공정한 경선 약속 지켜볼 것"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20일 오후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마치고 자신의 SNS를 통해 "오늘 제 강한 결심을 밝히고자 오전에 기자회견을 잡았다"며 "당의 경선 절차에 관해서 제 생각을 밝히고, 저의 입장도 밝힐 계획이었다"고 전했다.
주 부의장은 "하지만 오전에 장동혁 대표가 SNS에 게시한 글을 반영하여 정리한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대구시장 경선과 관련해서 제 거취에 대한 중대한 결심을 밝히고자 했었다"며 "그런데 조금 전 장동혁 당 대표께서 지방선거 경선에 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고 언급했다.
이어 "(장 대표가)대구와 충북 경선을 두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걱정하는 목소리를 다 듣고 있고 더 이상 갈등이 커져서는 안 된다. 공천의 목표를 승리이지만은 그 과정은 공정해야 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한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지역 정서와 사정을 고려해 공정한 경선을 할 것이라고 했고, 당대표로서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경선이 되도록 필요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며 "그래서 저는 오늘 거취에 대한 결심 표명을 멈추고 다시 한 번 대구시장 경선에 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겠다"고 전했다.
주 부의장은 "대구시장 공천은 누가 한두 사람이 낙점해 주는 자리가 아니다. 결정권은 오로지 대구시민에게만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구는 지방자치가 시작된 1995년부터 30년간 8차례에 걸쳐서 한 번도 공정한 경선을 거치지 않은 적이 없었다"며 "대구는 불의에 항거해서 고등학생들이 1960년에 일어났던 2·28 민주화의 도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30년간 국회의원 전략공천은 일부 있었지만 대구시장 공천에서 이러한 모략 공천 시도는 단 한 번도 없었다"며 "이번 선거는 반드시 공정한 경선, 상향식 공천으로 가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라고 언급했다.
주 부의장은 "장동혁 당대표가 공정한 경선을 약속했다. 저는 그 약속을 지켜보겠다"며 "하지만 저는 분명히 말씀드린다. 그 약속이 흔들리고 공정 경선이 무너지면 저는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미 대구에서는 전략공천이 정해진 것처럼 떠들고 다니는 대구시장 후보들이 있다"며 "이것은 대구시민을 너무나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민들은 이러한 방식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당의 텃밭이고 중심인 우리 대구가 공천 내홍으로 흔들리는 동안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총리의 대구시장 출마설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도가 뒤집어졌다는 사실을 직시하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구를 잃는 것은 보수 전체를 잃는 것이고 보수의 뿌리를 잃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주 부의장은 "이재명 정권이 출범한 이후 보수의 가치는 그 어느 때보다도 절박한 시험대 위에 있다"며 "여대야소의 정치 지형 속에서 우리 대구는 보수의 마지막 보루"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 보루를 지켜내는 힘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대구시민들의 주권의식, 자존심, 그리고 당원과 지지층의 단합에서만 나올 수 있다"며 "중앙 정치가 자신들의 셈법으로 우리 대구를 함부로 재단할 때 우리 대구시민들이 단호히 안 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하향식 낙하산 공천, 이름만 좋은 전략공천 거부하고 시민의 손으로 직접 처음부터 후보를 선택하는 자랑스러운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켜달라"며 "그것이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일이며, 보수를 재건하는 일이며, 우리 대구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누가 시장이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 대구 정치가 바로 서느냐, 대구시민들의 주권이 존중되느냐 하는 문제"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끝까지 제 모든 것을 걸고 대구시민의 주권과 선택과 자존심을 지켜드리겠다"고 밝혔다.
오세훈 "선 혁신, 후 선거가 원칙 돼야···혁신선대위 반드시 필요"
오세훈 서울시장은 20일 오전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서울시장후보 공천 등록을 하며 무거운 결심을 했다"며 "그동안 당 지도부에 잘못된 과거와의 단절과 노선 변화를 실천으로 보여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그러나 더 이상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현실 앞에서 이제는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며 "제가 혁신을 말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견제력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주의는 균형 위에 서 있다. 권력은 언제나 견제받을 때 비로소 절제되고, 그때 비로소 국민의 삶을 향한다"며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떻습니까. 야당이 견제하지 못하는 순간, 정권의 권력은 제동 없이 폭주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 한 사람을 위해 사법체계를 뒤흔들고, 대통령 관련 사건의 공소 취소를 밀어붙이는데도 국회는 감시자가 아니라 방관자가 되어버렸다"며 "정상적인 나라라면 국가의 근간이 흔들릴 중대한 사안 앞에서 야당은 모든 것을 걸고 싸워 맞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는 이상하리만큼 조용한 정치, 무기력한 야당을 보고 있다"며 "왜 이런 일이 벌어졌습니까. 국민이 힘을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정치는 국민의 신뢰 위에 서는 것이다. 국민이 외면하는 정치세력은 아무리 옳은 말을 해도 힘을 가질 수 없다"며 "지금 국민의힘이 처한 현실은 냉정하다. 20% 안팎의 지지율로는 정권을 견제하는 것은커녕 문제 제기조차 제대로 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견제를 할 수 있는 힘은 숫자다. 최소한 6대4의 균형은 되어야 권력과 맞설 수 있다"며 "그렇다면 답은 분명하다. 국민의힘이 달라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국민 다수가 신뢰할 수 있는 정당으로 변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며 "선 혁신, 후 선거가 원칙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보수는 단지 권력을 잡는 세력이 아니라, 국가의 방향을 설계하고 경제를 성장시키며 사회 질서를 안정시키는 책임 있는 세력이었다"며 "합리와 상식, 책임과 균형, 이것이 우리가 지켜왔던 보수의 본질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그 본질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오 시장은 "이념에 갇힌 보수가 아니라 현실을 해결하는 보수, 배타적인 보수가 아니라 국민을 포용하는 보수, 과거에 머무는 보수가 아니라 미래를 설계하는 보수로 다시 서야 한다"며 "그래야만 국민이 다시 힘을 주고, 그래야만 우리는 다시 견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단순한 승패를 넘어 보수 혁신의 출발점을 만들고자 한다"며 "중앙당 차원의 혁신 선거대책위원회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서울은 그 혁신의 모델이 되어야 한다. 서울에서 보수가 다시 신뢰를 얻으면 대한민국 정치의 균형도 회복될 것"이라며 "이번 선거는 단순한 선거가 아니다. 보수가 다시 국민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느냐, 아니면 더 멀어질 것이냐를 결정하는 분기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다시 묻겠습니다. 우리는 과연 국민이 힘을 주고 싶은 보수입니까"라며 "그 질문에 답하기 위해 저는 이번 선거에 나섰다"고 밝혔다.
[폴리뉴스 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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