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바이 유러피안’ 파고 넘는다…‘현지화 벨트’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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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바이 유러피안’ 파고 넘는다…‘현지화 벨트’ 확장

투데이신문 2026-03-20 19:54: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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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가 지난 2월 11일(현지시간) 루마니아 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개회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손재일 대표가 지난 2월 11일(현지시간) 루마니아 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개회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투데이신문 이예서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럽 전역에서 생산·협력 거점을 확대하며 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벨기에 방산 전시회 참여부터 루마니아 생산기지 착공, 에스토니아 협력 패키지 추진까지 연이은 행보는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화 전략’을 본격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에스토니아 방산협회(EDIA)에 한국 기업 최초로 가입하며 현지 방산 네트워크 편입도 추진하는 만큼 귀추가 주목된다.

20일 한화에어로에 따르면 기존 완제품 수출 중심에서 벗어나 현지 생산, 기술 협력, 합작법인(JV) 설립 등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며 유럽 내 입지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는 현지 기업과의 협력과 생산 체계 구축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단순 수출을 넘어 다양한 협력 방안을 통해 시장 접근 방식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럽에서는 ‘바이 유러피안(Buy European·유럽산 우선 구매)’ 기조가 강화되며 역외 기업의 단순 수출에 대한 견제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등을 포함한 협력 모델 요구가 확대되는 추세다. 한화에어로는 이에 대응해 생산 거점과 협력 네트워크를 동시에 확대하고 있다. 제품 공급을 넘어 생산·기술·운용을 결합한 방식으로 전략을 전환한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루마니아에서는 지난 2월 11일 K9 자주포 생산 공장(H-ACE) 착공을 통해 현지 생산 체계 구축에 착수했다. 이는 ‘루마니아형 생산 구조’를 구축해 향후 유럽 내 추가 수주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H-ACE Europe(현지 공장)은 루마니아 듬보비차주 페트레슈티(Petrești)에 조성되며, 약 18만1055㎡ 부지에 조립 라인과 시험시설, 1751m 주행 시험로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향후 보병전투장갑차(IFV), 장거리 정밀타격체계, UGV 등으로 생산 역량 확대도 추진된다.

시설 구축과 운영 과정에서는 루마니아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도 강화한다. 30개 이상 현지 기업과 협력 기반을 확대하고, 루마니아 기업들의 글로벌 공급망 편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앞서 한화에어로는 2024년 7월 루마니아와 K9 자주포 54문, K10 탄약운반장갑차 36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루마니아는 K9 자주포 운용국 모임인 ‘K9 유저클럽’의 10번째 회원국이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 가운데 6번째 K9 운용국이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루마니아 공장 역시 현지화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 시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기반”이라며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생산 구조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에스토니아에서는 약 4465억원 규모의 협력 패키지를 바탕으로 탄약 공장 건설 지원과 유지·보수 역량 확보 등을 포함한 협력 모델이 추진되고 있다. 이는 단순 무기 판매를 넘어 장기적인 운영과 유지까지 포함하는 형태다. IFV 수주까지 염두에 둔 ‘패키지형 방산 전략’으로, 생산·기술·운용을 결합한 종합 수주 전략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같은 전략의 일환으로 한화에어로는 에스토니아 보병전투장갑차(IFV)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IT 기업 노르탈(Nortal), 센서스큐(SensusQ)와 전장관리시스템(BMS) 공동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9월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MSPO 2025)에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협력에 착수했다.

BMS는 아군과 적군 위치, 전투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작전 지휘를 지원하는 핵심 시스템으로, 장갑차의 ‘두뇌’ 역할을 한다. 공동 개발된 시스템은 에스토니아형 ‘레드백 IFV’에 탑재돼 현지 IFV 현대화 사업에 적용될 예정이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K9 수출로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현지 기업과 협력을 확대해 에스토니아 안보 수요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에스토니아 방산협회(EDIA)에 한국 기업 최초로 가입하며 현지 방산 네트워크 편입도 추진하고 있다. 협회 가입을 통해 현지 기업·정부·군과의 협력 기반을 넓히고, 향후 프로젝트 참여 가능성을 확대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 관계자는 “에스토니아 역시 기존 수출 관계에서 협력 범위를 확장하는 단계”라며 “향후 협력 구조에 따라 다양한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다. 한화에어로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 ‘BEDEX 2026(Brussels European Defence Exhibition)’에 국내 기업 최초로 참가하며 서유럽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진행된 이번 전시회는 벨기에에서 처음 개최된 방산 행사로, 라인메탈, KNDS, 레이시온 등 주요 글로벌 방산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한화에어로는 NATO 본부가 위치한 벨기에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선제적으로 참여해 서유럽 시장 내 입지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관계자는 “국가별 관심 분야나 구체적인 협력 논의 내용은 보안 등의 이유로 공개가 제한된 상황”이라면서도 “중동에서 운용된 천궁-II 등 방공무기의 실전 성과가 부각되면서 유럽에서도 한국 방산 기술에 대한 관심이 점차 확대되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상지대학교 최기일 군사학과 교수는 “에스토니아 협력은 K9 수출 이후 이어진 전략적 확장”이라며 “동유럽을 넘어 북유럽까지 진출 범위를 넓히는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바이 유러피안’ 기조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자 협력 네트워크 확대 전략이라는 게 최 교수의 판단이다.

아울러 독일 방산 기업과의 경쟁에서 성과를 낸 사례를 통해 한화에어로의 경쟁력도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 최 교수는 “2023년 호주 전투장갑차 사업에서 AS21 레드백이 독일 라인메탈을 제치고 선정됐다”며 “이를 계기로 유럽 내 K-방산에 대한 인식도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화에어로는 유럽 기업들과 경쟁 가능한 기술력과 사업 수행 능력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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