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유홍준 관장, 방시혁에 '성덕대왕신종' 감각 전시 소개
신비로운 '맥놀이' 현상 주목…국중박 "전통과 현대 만나는 플랫폼"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새 앨범의 6번째 곡 'No. 29'.
그러나 누가 작사, 작곡했는지 프로듀서는 누구인지 적혀 있지 않다. 음반에 실린 다른 곡 아래에 이름이 빼곡히 적힌 것과는 사뭇 다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에 실리는 곡 목록, 즉 트랙 리스트가 공개됐을 당시 팬들 사이에는 궁금증이 컸다.
20일 마침내 드러난 정체는 신라 천 년의 울림.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자 과거 '국보 제29호' 혹은 '에밀레종'으로 불리는 성덕대왕신종의 소리였다.
방탄소년단의 새 음반에 웅장하고 장엄한 소리가 들어간 이유는 무엇일까.
국립중앙박물관은 방탄소년단과 성덕대왕신종의 '만남'은 지난해 10월 박물관과 국립박물관문화재단, 하이브가 체결한 양해각서 이후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한국 문화유산과 K-컬처 확산을 위해 협력하기로 뜻을 모은 것이다.
당시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게 전시실 곳곳을 안내했고, 상설전시관 3층 감각전시실의 '공간_사이'도 소개했다.
'공간_사이'는 한국의 범종 소리와 울림을 색다르게 꾸민 전시 공간이다.
높이 4m의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이 놓여 성덕대왕신종의 맥놀이(소리의 강약이 반복되며 길고 은은하게 이어지는 현상)를 시각적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유홍준 관장은 "음악을 한다면 이 소리를 꼭 듣고 가야 한다"며 방시혁 의장에게 성덕대왕신종 소리를 들어볼 것을 권했다고 한다.
방탄소년단의 새 음반 총괄 프로듀싱을 맡은 방 의장은 성덕대왕신종의 울림을 느끼며 영감을 받은 것 같다고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하이브 측은 성덕대왕신종 소리를 음반 제작에 활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박물관 측은 고화질 종소리 음원을 제공했다.
성덕대왕신종의 소리는 2016년부터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에서 공개하고 있다.
1분 38초 분량의 소리는 국립경주박물관 야외 종각에서도 20분 간격으로 들을 수 있다.
경주박물관은 최근 신라미술관 1층에서 성덕대왕신종을 주제로 한 디지털 실감 영상을 새로 선보이기도 했다.
하이브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과는 성덕대왕신종 표면의 공양자상과 그 주변을 감싸는 구름 문양을 활용한 문화 상품을 함께 출시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우리 문화유산의 역사적 가치와 매력을 현대적 방식으로 해석하고 확장해 전통과 현대, 박물관과 대중문화가 만나는 새로운 문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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