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보다 더 무서운 건 '손님 실종'…저축은행, 불황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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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보다 더 무서운 건 '손님 실종'…저축은행, 불황 직격탄

비즈니스플러스 2026-03-20 17:07: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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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업계가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현장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다. 금융당국 규제보다 더 큰 문제는 "돈 빌릴 사람이 사라졌다"는 내부 진단이다. 건전성 지표는 개선됐지만, 정작 영업의 핵심인 대출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업황 회복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2025년 저축은행 업권 당기순이익은 417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4232억 원 적자에서 8405억 원 개선되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는 지난 2023년 5758억 원 적자부터 이어진 적자 구조를 3년 만에 흑자로 전환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유가증권 운용수익 증가와 함께 대손충당금 전입 규모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실제 충당금 전입액은 지난 2024년 3조7200억 원에서 2025년 3조2600억 원으로 4600억 원 감소했다.

다만 이 같은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영업 환경이 회복됐다고 보긴 어렵다는 평가다. 저축은행중앙회 역시 "이자이익은 여신 감소 영향으로 소폭 축소돼 본격적인 영업 정상화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실제 자산과 대출 규모는 오히려 줄었다. 총자산은 118조 원으로 전년 대비 2조9000억 원 감소했고, 여신은 93조5000억 원으로 4조4000억 원 줄었다. 수신 역시 99조 원으로 3조2000억 원 감소했다.

"규제 때문 아니다…돈 빌릴 사람이 없다"
현장에선 더 직설적인 말들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선 최근 대출 위축의 원인을 두고 "규제보다 경기가 더 문제"라는 인식이 뚜렷하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규제 영향도 있지만, 지금은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차주들이 아예 돈을 빌리려 하지 않거나, 빌려도 상환이 어려울 수 있어 심사도 더 보수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저축은행은 중·저신용자 중심 영업 구조를 갖고 있어 경기 민감도가 특히 높다. 경기가 꺾이면 가장 먼저 대출 수요가 줄고, 동시에 연체 리스크는 빠르게 올라가는 구조다.

실제 업계에서는 "경기가 나쁘면 대출은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규제를 핑계로 돌리기 어렵다"는 인식도 적지 않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은 관리하면서도 중·저신용자 대상 중금리대출 확대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업계가 단순히 규제를 이유로 영업 위축을 설명하기도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건전성은 개선…대신 '몸 사리기'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저축은행들은 공격적인 영업 대신 방어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건전성 지표는 눈에 띄게 개선됐다.

연체율은 지난 2024년 말 8.5%에서 지난해 말 6.0%로 2.5%포인트 하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10.7%에서 8.4%로 낮아졌다. 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공동펀드 매각(2조4000억 원)과 함께 매각·상각 규모를 7조 원까지 늘리는 등 적극적으로 부실을 정리한 영향이다.

자본 적정성도 개선됐다.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5.9%로 전년 대비 0.9%포인트 상승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유동성비율 역시 151.1%로 법정 기준(100%)을 크게 웃돌았다.

수신이 감소했음에도 유동성 문제가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중앙회는 "여신 축소로 조달 수요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라며 "유동성은 충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현재 저축은행은 "성장을 멈추고 리스크를 줄이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금리보다 경기'…수요·공급 모두 막혔다
문제는 이 같은 상황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금리가 낮아지면 대출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지만, 업계 전반에선 "지금은 금리보다 경기 요인이 더 크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차주들의 상환 능력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고, 이는 곧 대출 확대 제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특히 저축은행은 변동성이 큰 차주군을 상대하는 만큼 경기 하강기에는 보수적 운영이 불가피하다. 실제 현장에서도 "조금만 무리하면 바로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강하다.
이로 인해 현재 시장은 가계대출 총량 규제, 고금리 환경, 경기 둔화가 동시에 작용하는 '삼중 제약' 구조에 놓였다는 평가다.

"흑자지만 회복 아니다"…체질 전환 시도
이 같은 상황에서 저축은행 업계는 사업 구조 전환을 모색하고 있다. 업계는 향후 중견기업 대출 확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온투업) 연계대출 확대,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의 전략을 펼칠 계획이다. 부동산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다. 동시에 중·저신용자 대상 상품 개선과 소비자 보호 강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업계 내부에선 단기적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버티는 국면"이라며 "경기가 살아나야 대출도 자연스럽게 회복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연호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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