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특수에 북촌 '관광객 통제 정책' 시험대…상인·주민 모두 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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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특수에 북촌 '관광객 통제 정책' 시험대…상인·주민 모두 불만

르데스크 2026-03-20 16:33:1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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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에서 시행 중인 관광객 방문 시간 제한 정책을 둘러싼 실효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초부터 거주민 정주권 보호를 명목으로 도입된 조치지만 최근 방탄소년단(BTS) 공연을 계기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현장의 혼란과 불편이 한층 부각되는 모습이다.

 

종로구청은 관광객 밀집으로 인한 주민 불만이 고조되자 지난해 3월부터 북촌 내 일부 구간을 '레드존'으로 지정하고 관광객 방문 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제한해왔다. 관광객 유입을 물리적으로 줄여 소음과 사생활 침해 문제를 완화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인프라 확충이나 동선 분산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병행되지 않으면서 정책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BTS의 광화문광장 무료 공연을 앞두고 외국인 관광객이 대거 유입되면서 정책의 한계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20일 북촌 일대에는 이른 시간부터 한복을 입고 거리를 둘러보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8일까지 방한 외국인 수는 약 110만명으로 전년 동기(약 83만명) 대비 32.5% 증가했다. 대형 문화 이벤트가 관광 수요를 자극하면서 기존 통제 정책과 현장 수요 간 괴리가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촌은 구조적으로 관광 수요가 거주 여건을 압도하는 지역이다. 종로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북촌 거주 인구는 약 6100명에 불과하지만 연간 방문 관광객 수는 664만명에 달한다. 상시적으로 거주민 수십 배에 달하는 인파가 몰리는 만큼 단순한 출입 제한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북촌 일대에는 이른 시간부터 한복을 차려입고 거리를 둘러보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사진은 한복을 입고 나란히 사진을 찍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르데스크

  

외국인 관광객들은 북촌이 제공하는 전통문화 체험 자체에는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BTS 공연 관람을 위해 멕시코에서 입국한 후안(38·남) 씨는 "도심 한복판에서 한복을 입고 전통 가옥과 거리를 둘러보며 사진을 남길 수 있다는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고 말했다. 북촌 특유의 경관과 체험 요소는 여전히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접근성과 인프라 부족에 따른 불편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후안 씨는 "안국역에서 한옥마을로 진입하는 구간의 경사가 가파르고 대중교통이 부족해 이동이 쉽지 않았다"며 "돌아갈 때는 택시를 이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북촌 일대는 공영주차장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 단체 관광객이 인근 삼청동에서 하차한 뒤 도보로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관광 인프라 측면의 취약성이 반복적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프라 개선이 지연된 상황에서 시간 제한 중심의 통제 정책은 현장 혼란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관광객 방문이 집중되는 시기에는 제한 시간 전후로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거나 입장이 거부된 관광객이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반복되며 오히려 체류 경험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장에서 정책을 집행하는 인력조차 어려움을 호소한다. 북촌 일대 순찰과 소음·분쟁 관리를 담당하는 한 보안관은 "방문객의 대부분이 외국인 관광객인데 시간 전에 도착했다는 이유로 입장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며 "관광객을 유치해야 할 지역에서 오히려 방문을 막는 상황이 현장에서 매우 난감하다"고 말했다.

 

▲구청 측은 밀려드는 관광객으로 거주민 불만이 고조되자 지난해 3월부터 관광객 밀집 지역인 '레드존' 방문 허용 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제한했다. 사진은 방문시간 제한구역인 '레드존'의 모습. ⓒ르데스크

  

상인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북촌 입구에서 13년째 점포를 운영 중인 한 상인은 "방문 시간을 제한하는 방식은 관광객 일정의 다양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조치"라며 "입장이 거부된 경험이 쌓이면 결국 해당 지역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고 상권에도 장기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정작 정책의 보호 대상인 거주민들 역시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북촌에서 30년간 거주한 한 주민은 "관광객 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 부동산 업체의 지속적인 매입 권유나 공사로 인한 소음과 분진"이라며 "핵심 문제는 그대로 둔 채 관광객만 통제하는 방식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주민들은 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약 8000원 수준의 입장료를 도입해 이를 한옥마을 유지·보수와 주민 피해 보상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행정 당국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단순한 통제 대신 비용·보상 체계를 결합한 관리 방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은 통제 중심 정책이 장기적으로 관광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관광객 만족도는 목적지뿐 아니라 이동 과정과 현장에서의 경험 등 전체적인 '고객 여정'에 의해 결정된다"며 "시간 제한과 같은 통제 조치가 부정적 경험으로 축적될 경우 재방문 의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광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일수록 단순 통제보다는 인프라 확충과 동선 분산, 주민 보상 체계를 결합한 종합적인 관리 정책이 필요하다"며 "현재 방식은 이해관계자 모두의 불만을 키우는 비효율적인 구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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