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공개매수 저지 위한 주식 매수 아냐"…검찰 "함의하는 표현 쓰여"
(서울=연합뉴스) 이도흔 기자 = SM엔터테인먼트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 대한 2심 재판이 시작됐다.
서울고법 형사4-1부(김인겸 부장판사)는 20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센터장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양벌규정에 의해 함께 기소된 카카오 법인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에 대한 2심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다.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어 이날 김 센터장과 배 전 대표 등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변호인 측은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할 의도가 없었다며 "시세 조정의 목적이 없었고, 매매 태양(양태·모습)도 그렇지 않다. 당시 공개매수 저지를 목적으로 주식을 매수하자는 논의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이브의 SM엔터 공개매수가 이뤄지던 2023년 2월 상황에 대해서도 "그 전부터 공개매수를 저지할지 말지가 논의가 안 될 정도로 공개매수를 실패로 예상해 발판매수 형식으로 장내 매수를 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검찰은 '공개매수를 저지한다'는 의미의 표현이 카카오 경영진과 그룹 투자 수익을 담당한 직원들 사이에서 사용됐다며 맞섰다.
그러면서 하이브의 SM엔터 공개매수가 이뤄지던 마지막 날인 2023년 2월 28일 카카오가 1천억원을 투입해 SM엔터 주식을 장내 매수한 것에 대해서도 "공개매수가 이상으로 SM엔터 주가를 고정해서 시세조종·안정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했다.
이어 "2월 28일 기준으로는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남은 방법이 시세조종밖에 없었기 때문에 (카카오의 매수가) 시세조종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쟁점을 ▲ 피고인들에게 시세조정·안정의 목적이 있었는지 ▲ 시세조정·안정을 위한 매매라면 인위적인 조정을 가하는 시세조종이 아니라도 일련의 매매가 법 위반을 구성하는지 ▲ 피고인들의 매수행위가 객관적인 매매 양태 측면에서 시세조종 행위에 해당하는지로 정리했다.
그러면서 오는 5월 8일 2차 공판준비기일을 끝으로 준비기일을 마치고 네 차례 정식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센터장은 2023년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주가를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서울남부지법 1심은 김 센터장 등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이브의 SM엔터테인먼트 주식 공개매수 기간 중 카카오가 한 대규모 장내매수 행위가 시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유만으로 시세조종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판단이었다.
1심은 카카오 매수 주문의 시간 간격 등을 살펴봤을 때 시세조종성 주문과는 차이가 있으며, 시세에 인위적인 조작을 가해 정상적 시장가격보다 높은 수준으로 고정시킬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leed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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