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란축구협회는 월드컵에 참가하더라도 미국은 갈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0일(한국시간) 글로벌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메흐디 타지 이란축구협회장은 이란 ‘파르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미국은 보이콧하겠지만, 월드컵은 보이콧하지 않겠다’라고 말했다”라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달 28일 이란 내 반정부 시위 세력 지원 및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 원천 차단을 명분으로 이란을 타격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중동 미군기지를 타격하는 걸 넘어 중동 내 주요 에너지 시설을 파괴하는 걸로 반격했다.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은 당초 미국 측이 ‘단기간에 끝날 것’이라 자신했던 것과 달리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은 많은 분야에 큰 영향을 끼쳤다. 축구계에도 마찬가지였다. 우선 전쟁의 중심지가 된 이란과 중동 지역은 일부 국가의 리그가 중단됐고,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서아시아 권역의 AFC 챔피언스리그(ACL) 엘리트 16강전과 ACL2 8강전을 전면 연기했다. 중동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유럽축구연맹과 남미축구연맹의 피날리시마를 비롯한 A매치 경기들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장소를 바꾸는 등 혼란을 겪었다.
이번 전쟁은 월드컵 개최국인 미국이 월드컵 참가국인 이란을 타격했다는 사실관계 때문에 축구계에 더 큰 파장을 낳았다. 이란은 전쟁 초기 ‘월드컵 참가가 어렵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여러 차례 내뱉었다. 이란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G조에 편성됐는데, 조별리그 3경기를 모두 미국(로스앤젤레스 2경기, 시애틀 1경기)에서 치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특유의 화법으로 이란에 압박을 가했다. 지난 13일 “이란의 월드컵 참가는 환영할 일이지만, 선수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는 미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참가가 적절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란은 이번 주 초 월드컵 참가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아흐마드 도냐말리 이란 체육청소년부 장관은 “월드컵 참가 여건이 마련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윈저 존 AFC 사무총장 역시 “이란축구협회가 월드컵에 참가하겠다는 뜻을 통보했다”라고 설명했다.
전제 조건은 미국이 아닌 멕시코에서 조별리그를 진행하는 것이다. 이란 입장에서는 전쟁 상대국으로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관련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환영 의사를 드러냈다. 다만 이란과 같은 조에 속한 뉴질랜드축구협회의 경우 이미 수만 장의 티켓과 항공권이 판매돼 곤란하다는 이유로 이란의 요구가 받아들여지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FIFA는 예정대로 이란이 조별리그를 치르길 원한다. 18일 FIFA는 공식 성명을 통해 “모든 참가국이 2025년 12월 6일에 발표된 일정대로 경기하기를 바란다”라며 이란도 예정대로 조별리그를 진행해야 한다고 알렸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도 19일 FIFA 평의회가 끝난 뒤 상기한 성명과 같은 입장을 고수했다.
여전히 이란과 FIFA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타지 이란축구협회장은 금주 초 공식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대표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명확히 밝혔다. 우리는 결코 미국에 가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FIFA와 협상을 통해 이란 대표팀이 멕시코에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이란은 3월 A매치 기간 튀르키예에서 나이지리아, 코스타리카와 친선 경기를 펼칠 예정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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