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Reuters) 등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이날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 일본은행(BOJ)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RB)까지 포함하면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이 모두 금리 인하 대신 관망 기조를 택한 셈이다.
각국 중앙은행은 공통적으로 중동발 에너지 변수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들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동 사태 여파로 경제 전망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됐고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위험이 동시에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상품과 서비스 전반으로 전이될 위험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6%로 상향 조정했으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공급망 교란이 지속될 경우 내년 인플레이션이 4.8%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BOE 역시 금리 인하 기대를 접고 동결을 선택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중동 전쟁이 이어질 경우 올해 하반기 가계 에너지 비용 부담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BOJ도 긴축 전환 속도를 늦췄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중동 상황이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이 핵심 변수”라며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 영향을 모두 고려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연준도 전날(18일) 금리를 동결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경제에 미칠 영향과 지속 기간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이를 두고 급격히 흔들리는 에너지 시장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120달러에 근접했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한때 35% 급등했기 때문이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영향을 받으면서 운송 비용까지 상승 압력을 받는 상황이다.
이러한 에너지 가격 상승은 물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기업 비용을 증가시켜 성장 둔화를 초래하는 ‘이중 충격’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유럽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에너지 공급 차질로 물가 상승률이 10%를 웃돌며 급등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당초 기대됐던 금리 인하 사이클은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부 국가는 선제 대응에 나섰다. 호주 중앙은행은 최근 기준금리를 인상했고, 브라질 중앙은행은 금리를 인하하되 인하 폭을 제한했다.
덴마크 투자은행 삭소의 차루 차나나 수석 투자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이번 사태가 글로벌 에너지 시스템 근간을 흔들고 있다”며 “시장을 가장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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