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컴백에 ‘전국민’이 무조건 환영해주지 않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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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컴백에 ‘전국민’이 무조건 환영해주지 않는 시대

평범한미디어 2026-03-20 15:23:5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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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의 오목렌즈] 113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세계적인 보이그룹 방탄소년단 BTS가 군복무 이후 완전체가 되어 컴백한다. 상징적인 의미를 담아 서울 종로구에 있는 광화문 광장에서 무료 야외 공연을 하기로 했고 넷플릭스가 독점 중계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한국인 모두가 쌍수 들고 환영하기보단 둘로 나뉘어 거칠게 토론을 하고 있다. 물론 전부가 그런 것은 아닐테고, 사회 이슈가 불거지면 이내 웹상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사람들로 국한된다. 대규모 교통 통제로 인해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지 못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야기됐고, 근처 결혼식 이용자와 회사원들도 불이익을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인기 아이돌 그룹의 컴백 공연을 왜 팬들만 볼 수 있는 실내 공연장이 아닌 다른 시민들의 희생이 불가피한 공적 공간에서 진행하는지에 대한 토론의 장이 열렸다.

 

나아가 민간 사업자인 넷플릭스와 빅히트뮤직의 독점적 이익을 위해 공적 자원을 그렇게 써도 되는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고, BTS의 컴백이 국가가 주도하는 관의 행사로 전락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반대로 한국과 서울의 브랜드를 널리 홍보할 수 있고 관광객 유입 등 막대한 경제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그런 “프로불편러”들이 과도하게 민감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BTS 모든 멤버들이 군복무를 마치고 3월2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야외 공연을 진행한다. <사진=빅히트뮤직>

 

돌이켜보면 14년 전(2012년 10월15일) 싸이가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야외 공연을 했을 땐 분위기가 지금과는 달랐다. 한국에서 발매한 6집 앨범의 타이틀곡 ‘강남스타일’이 빌보드를 씹어먹고 미국과 유럽은 물론 전세계를 강타했을 때였다. 비욘세와 사진을 찍고, 마돈나와 공연을 하고, 미국 인기 방송에 출연하는 등 해외 스케줄을 소화하고 한국으로 금의환향했던 싸이는 서울의 중심에서 한국 팬들에게 출장 보고를 하는 것과도 같은 야외 콘서트를 진행했다. 그 당시에는 그 누구도 대형 야외 공연에 따른 불편함을 말하지 않았다. 그런 적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좀 많이 다르다”며 “그때는 빌보드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세계적인 스타가 한국에서 또 나올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상상도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당시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전세계적으로 인기가 어마어마했고 우리 국민들도 이런 적이 거의 처음이었기 때문에 그걸 축하해주고 기뻐하는 분위기 외에는 다른 말들이 없었다. 한국인 모두가 분위기에 휩쓸렸었다. 그래서 서울시청 광장에서 교통을 통제하고 대규모 야외 공연을 하는 것에 대해 특혜라는 생각을 아무도 하지 않았다.

 

이번 오목렌즈 전화 대담(19일 오전 10시반)에서는 BTS의 광화문 광장 공연을 둘러싼 논란을 다뤄봤다.

 

14년 동안 많은 일이 일어났다. 그 당시에도 한국은 경제 규모로만 보면 이미 10위권 선진국 수준에 가까웠지만 여전히 미국을 비롯 서구권 국가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세계적 성과에 집착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한국인 축구선수가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왕을 하고, 유럽의 권위 있는 영화제에서 상을 받는 한국 감독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상을 받는 우리 영화인들도 등장했다. BTS 외에도 블랙핑크와 스트레이키즈 등이 팝의 본고장 미국에서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으며, 넷플릭스라는 상시 플랫폼에서 전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인기 컨텐츠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기도 하다. 대중문화와 스포츠 분야를 제외하더라도 온갖 분야에서 한국은 전세계에 명함을 내밀고 있다.

 

여전히 BTS는 전세계 음악시장의 정점에 있고, 전무후무한 한국 보이그룹으로서 한국인들에게 자랑스러운 존재이지만 그런 BTS를 위해 모든 한국인이 불편함을 무조건 감수할 정도는 아니게 됐다. BTS보다 더 뛰어난 성과를 낸 대중문화인이 나타나도 마찬가지다. 박 센터장은 “서구권의 인정을 받기 위해 애를 썼고 그렇게 됐을 때 생소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익숙해져 있는 것”이라며 “세계 시장에 도전하고 진출만 해도 대단하다고 해주고 성과를 내면 누구나 기뻐하던 그런 시절하고는 너무 달라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도 박수를 친다. 물론 박수를 치는데 서울시민들 전부가 일상적인 희생과 불편을 그냥 받아들이고 아무렇지 않게 박수 쳐주는 때는 지나갔다. 각자의 개인 기호와 일상이 중요한 것이고 BTS도 수많은 연예인들 중 하나이지 떠받들어야 할 대상은 아닌 것이다.

 

분명 사고방식과 통념이 본질적으로 달라졌다.

 

그러니까 싸이가 빌보드 2등만 했어도 난리가 나던 시절에는 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였는데 지금은 내년에 또 다른 우리 아이돌 그룹이 그런 성취를 달성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래서 BTS한테 광화문 광장을 열어주면 그 다음엔 누구한테 또 열어줘야 되지? 이런 생각이 들고 BTS의 컴백 공연을 국민 전체의 행사로 인식되지 않는 것이다.

 

BTS와 하이브는 컴백 앨범의 타이틀이 ‘아리랑’인 만큼 한국적 정체성을 부각해서 상징적인 장소로 광화문 광장을 선택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굳이 묻지 않아도 모든 서울시민과 한국인이 이런 취지에 공감하는 상황이 아니게 됐다. 실제 피해를 보게 될 서울시민들의 일상이 더 중요해졌고 이런 문제에 공감하는 한국인들이 많아졌다. 박 센터장은 “아마 좀 더 화려하게 할 수 있는 큰 공연장을 고려해봤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그런데 더 큰 욕심을 낸 것 같고 사실 싸이가 선례를 남겼다고 본다. 그래서 오래 전 일이긴 하지만 선례가 있으니까 협조만 잘되면 가능하지 않을까. 우리와 아미의 위상은 그 당시의 싸이를 뛰어넘는다는 데 동의할 거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동상이몽이다. 그렇게 인식 자체가 미스됐다. 과거에는 한국인들이 절대 내 생애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내 생애가 뭐야! 몇년 있으면 또 일어날지도 모르는데 이런 생각이 드니까.

 

더구나 넷플릭스를 통해 매년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한국 컨텐츠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 컴백을 성대하게 하려는 의도가 ‘과도한 생색’으로 비춰질 수 있다. 박 센터장은 “이젠 더 이상 문화 컨텐츠로 전세계적으로 탑을 했다고 해서 우리나라의 최고인 건 맞고 세계 최고인 건 맞지만 우리가 모든 것을 다 뒤로 미루고 그대들을 밀어줄 이유는 없어진 것”이라고 설파했다.

 

언젠가는 BTS의 위상을 뛰어넘을 뭔가가 또 나올 수도 있다. 그러면 그때마다 우리는 뭘 해줘야 되지? 청와대에서 개방 공연을 해야 하나?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가면 갈수록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은 더더욱 높다. 한 마디로 BTS만 그런 파급력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내가 보기엔 이 대형 컴백 공연이 하루 이틀에 결정된 건 아닐테니까 어쩔 수 없이 이미 결정했던대로 하는 게 맞는데 앞으로는 좀 기준이 세워졌으면 좋겠다. 광화문 광장 같은 곳에서 야외 공연이나 행사를 하는 것이 절대 불가능하다고 보진 않는다.

 

예를 들어 우리가 다가오는 북중미 월드컵에서 결승전에 진출한다면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광화문 광장 전체를 틀어막고 거리 응원전을 하게 될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만 떠올려봐도 알 수 있다. 박 센터장은 “그때는 모두가 두손 모아 간절히 기다렸던 응축된 에너지가 폭발하는 경우”라며 “그런 응축된 에너지가 모이는 경우가 아니라면 또는 응축된 에너지가 모이기 전에 계속 빈번하게 발생하면 당연히 그 반응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박 센터장은 세금 들여 넷플릭스 좋은 꼴만 시켜준 것 아니냐는 힐난엔 동의하지 않았다.

 

넷플릭스 문제를 꺼내는 것은 너무 나간 것 같다. 왜냐하면 넷플릭스는 물론 사업성이 있긴 하지만 BTS가 그 넷플릭스라는 사업자를 통해서 우리나라의 특정 공간을 홍보해주고 있고 어떤 큰 마당놀이의 판 같이 만들어놨다라는 부분은 분명 있다. 그걸 통해서 다시 한 번 서울을 중심으로 만들어놓고 있는 건 인정을 해야 되는 부분이다. 이걸 마케팅하고 연결을 시키면 국가 브랜드 차원에서 고려해볼 수 있는 문제다. 넷플릭스가 전세계에서 가장 큰 플랫폼이지 않은가. 물론 돈 냄새를 맡았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나선 것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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