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태하 기자] 고려아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윤범 회장 측이 추진하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카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중인 최 회장 측과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이번 주총 핵심 안건 중 하나인 감사위원 분리선출 2인 확대를 두고 의견을 대립하고 있다.
최 회장 측은 9월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두고 이번 정기 주총에서 미리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영풍·MBK 연합은 이에 반대 입장이다.
기존 1인의 감사위원 분리선출을 2인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주총에서 정관 변경 통과가 관건이지만 현재 지분 구도를 감안할 때 특별결의 문턱을 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상법상 분리선출 방식으로 감사위원을 추가 선임하려면 관련 규정을 정관에 반영해야 하며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 사항으로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현재 지분 구도는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이 약 39~40% 수준인 반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약 42% 안팎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풍 측이 해당 정관 변경안에 반대 입장인 경우 가결 가능성은 높지 않다. 40%를 웃도는 반대 지분이 존재할 경우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 요건을 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구조에서는 분리선출 감사위원 확대의 유불리를 따지는 것보다 정관 변경 통과 가능성을 먼저 봐야 한다”며 “특별결의 요건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개정 상법은 감사위원 선임에서 대주주 영향력을 줄이고 견제 기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있다. 이에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2명으로 확대하고 3%룰도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합산 기준으로 강화해 일반주주의 영향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현 경영진 측이 이번 오는 24일 정기 주총에서 분리선출 감사위원을 추가 선임하려는 배경에는 개정 상법 취지 존중 외에도 이사회 내 우호 인사를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감사위원 분리선출에는 대주주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3% 룰’이 적용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우호 지분 기반이 넓은 현 경영진 측이 이를 활용해 이사회 구도를 보다 유리하게 재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영풍 측은 해당 안건에 반대 입장이다. 3% 룰이 적용될 경우 분리선출 감사위원이 고려아연 경영진 측 인사로 선임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풍 측은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두고 정관을 선제적으로 정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고려아연처럼 경영권 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는 이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추후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분리선출 감사위원 1인을 추가 선임하자는 방안을 제시하며 일단 시간을 확보한 뒤 추가 전략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국민연금은 고려아연 주주총회에서 주요 안건 중 하나인 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사실상 최 회장 재선임에 대한 반대 입장으로 해석하고 있다.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최 회장을 포함한 일부 이사 후보에 대해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 이력을 이유로 ‘미행사’ 또는 ‘반대’를 결정했으며 감사위원 후보 2명에는 명시적으로 반대했다. 또한 집중투표제 안건에서는 일부 후보에 대해 의결권을 절반씩 나눠 행사했고, 재무제표 승인·정관 변경 등 기타 안건에는 찬성했다.
국민연금의 고려아연 의결권 ‘미행사’ 결정을 두고 고려아연 노동조합은 같은 날 이를 투기자본에 국가기간산업을 넘긴 결정으로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영풍·MBK 측은 해당 판단을 현 경영진에 대한 신뢰 부족과 거버넌스 문제에 대한 사실상 부정적 평가로 해석하며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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