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에도 못미치는 투표율…재외선거 우편·전자투표 도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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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에도 못미치는 투표율…재외선거 우편·전자투표 도입 시급"

연합뉴스 2026-03-20 14:53: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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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청, 국회서 재외선거 개선 토론회…"국회 입법적인 '결단' 필요"

OECD 5개국 우편투표·에스토니아 전자투표 도입 사례 소개

동포사회 "투표소 확대하고 사전등록 없애야"

국회서 '재외선거 제도개선 토론회' 국회서 '재외선거 제도개선 토론회'

동포청은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재외선거 제도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동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참정권 보장은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 권리임에도 재외국민은 소중한 주권 행사를 제대로 못 하고 있습니다. 동포사회 숙원인 우편 또는 전자투표 제도 도입을 더 이상 늦춰서는 안 됩니다."

20일 재외동포청(청장 김경협)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 제1간담실에서 열린 '재외선거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전문가·시민단체·재외동포 등이 한목소리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에서는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 이재강 민주당 세계한인민주회의 수석부의장 등도 함께했다.

2012년부터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은 19∼24대까지 6회, 대통령 선거인 대선은 18대부터 21대까지 4회에 걸쳐서 재외선거가 실시됐다.

730만 재외동포 가운데 선거권을 가진 재외국민 유권자는 현재 197만4천375명이다. 지금까지 역대 총선과 대선에서 투표에 참여한 비율은 10%를 넘지 못했다. 최대로 참여했던 지난 대선에서조차도 투표율은 10.4%에 불과했다.

유권자의 90% 이상이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이유는 다양하지만 무엇보다 큰 문제는 투표소의 부족이다.

재외선거는 재외공관을 중심으로 전 세계 118개국에 223개 투표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공관이 수백킬로 떨어져 있는 데다 임시공휴일도 아니라 생업을 포기하고 참여해야 하는 불편함이 존재하고 있다.

윤종빈 정치학회 회장이 좌장을 맡은 이번 토론회에서는 OECD 주요 국가 등에서 제도를 도입해서 운영해 온 우편투표 또는 전자투표 도입 사례를 살펴봤다.

개회사하는 김경협 청장 개회사하는 김경협 청장

국회서 열린 '재외선거 제도개선 토론회'에서 김경협 동포청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동포청 제공]

유성진 이화여대 스크랜튼 학부 교수는 '주요 OECD 국가의 재외선거 우편투표 운영과 현황 사례'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미국,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스웨덴 등 5개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은 45일 이전에 우편투표 용지를 유권자에게 발송하는데 선출 후보가 아직 결정이 안 된 상황인 경우 유권자가 나중에 정해진 후보자 중 지지자의 이름을 직접 써넣어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부정선거 위험성을 인지는 하지만 선거 결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보고 있었다.

프랑스는 전 세계 11개 지역에 재외선거구를 두어 국회의원을 뽑을 수 있으며 대안으로 대리 투표제와 전자투표도 도입하고 있다.

독일은 선거마다 유권자등록 명부 신청을 받아 대리투표를 방지하고 있다.

20018년부터 우편투표를 도입한 스웨덴은 선거 등록 1회 신청 시 10년간 자격이 유지되며 공관투표 없이 우편투표만 시행하고 있다.

유 교수는 "국가별 차이는 있지만 선거 신청단계에서 자격 여부를 검증하고 있으며 우편투표 용지의 전달과 회송 과정에서도 참정권 보장에 방점을 두고 제도가 운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부정투표 가능성은 인지하지만, 본인 자필 서명과 참관인 제도 등으로 상쇄할 수 있으며 우편투표, 공관투표, 전자투표 등을 다양하게 구비해 재외 유권자의 선택지를 높여 참정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은영 건국대 시민정치연구소 연구교수가 '에스토니아 사례를 통해 본 재외선거에 전자투표 도입'을 주제로 발표했다.

인구 130만명의 신생국인 에스토니아는 전자정부 구축을 목표로 모든 국민에게 전자 ID를 발급하는 등 시스템과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국민들이 전자투표를 일상적인 투표방식의 하나로 인식해 빨리 자리 잡았다고 소개했다.

또 유권자는 투표 마감일까지 후보자 선택을 변경할 수 있으며 현장 투표도 시행하고 있어 현장 투표도 하는 경우 이를 최종 선택으로 채택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밀선거의 원칙을 지키기 어렵다는 점이 전자투표의 가장 큰 한계점으로 지적되는 부분에 대해 문 교수는 "전자투표가 전통적인 종이투표를 대체할 수 있는 동일한 조건을 제공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고 직접투표 방식 양쪽 중에서 선택할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문 교수는 "한국은 2021년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보안성 및 신뢰성을 제고한 온라인투표시스템 구축해왔고 정당 당내경선과 각종 위탁 선거에서 활용하기도 해 공직선거에 도입하는데 기술적으로 가능한 것은 이미 입증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토론자로 나선 이정진 국회입법조사처 팀장은 "재외선거 제도 개선과 관련해 현재 국회에 발의된 법안이 3개 있지만 중요한 정치개혁특위에서는 주요 안건으로 논의되지 못하고 있어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강호성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재외선거팀장은 "우편투표는 허위 또는 대리 신고로 신뢰도가 낮고 국가별로 다른 우편 제도로 인한 장애가 존재한다"며 "전자투표도 국가별 통신·인터넷 상황이 달라서 동일한 시스템 도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재외선거구가 있는 프랑스와 달라서 우리는 재외선거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국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김영근 재외동포협력센터장은 "국회를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므로 동포사회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재외선거 제도재선 토론회'에 재외국민도 참석 '재외선거 제도재선 토론회'에 재외국민도 참석

국회서 열린 '재외선거 제도개선 토론회'에는 재외국민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동포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온오프라인 병행으로 참여한 재외동포들은 현행 선거의 다양한 불편함을 알리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고상구 세계한인총연합회 회장은 "재외국민은 선거철마다 제도 개선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투표소가 조금 늘어난 것 외에는 불편함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10%의 투표율도 대단한 것이며 그만큼 선거를 통해 고국의 발전을 응원하려는 뜨거운 마음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고 회장은 "사전선거 등록과 당일 투표 등으로 최소 2일 이상 생업을 포기하고 공관을 찾는 불편함이 없도록 신분증 확인으로 당일 투표가 가능하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탁희 중국한인회총연합회 회장은 "현재 25만명당 1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기준을 적용하면 200만명의 재외유권자는 9개 이상의 선거구를 가진 셈"이라며 "여기서 10%에도 못 미치는 투표율이 나오는 데 손 놓고 있는 것은 책임 유기"라고 강조했다.

고 회장은 "IT 강국인 대한민국이 전자투표를 도입 못 할 이유가 없다"며 "대한민국 영토 밖에 산다고 권리와 의무가 축소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정일 미주한인화총연합회장은 "10년 넘게 제도 개선을 정치권에 요청해왔지만 실질적인 변화가 없다"고 안타까워했고, 김점배 아중동한인회총연합회장은 "아프리카의 경우 공관이 없는 나라도 있어 이웃 나라로 가서 투표해야 할 정도로 열악하다"며 여야가 한뜻으로 개선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조윤선 남부독일한인회연합회장은 사전선거 등록 제도 개선을, 이상희 우즈베키스탄 유권자, 이주희 뉴질랜드 유권자는 투표소 확대를 요청했다.

재일동포는 사전등록은 여권으로 가능한데 투표 당일에는 차별의 상징인 외국인등록증을 소지할 것을 요구하는 현 제도가 또 다른 차별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고, 강남기(태나다 토론토)·배석준(미국 아리조나) 유권자는 우편투표 도입을 찬성했다.

이밖에 중국과 멕시코 거주 유권자는 비용 절감과 편리성을 들어 전자투표 도입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회 현장에 참여한 이들은 14년간 외국의 투표 제도는 다양한 시도를 통해 개선을 거듭해오고 있는데, 실패한 해외 사례만을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해온 선관위에 대해 질타하기도 했다.

김경협 청장은 "수천킬로 떨어져 2박 3일에 걸쳐 투표하러 오는 재외국민 사연이 더 이상 들려서는 안 된다"며 "재외선거 제도 개선은 국회의 입법 정책적인 '결단'과 선거주무부서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 안에 재외선거 제도 개선의 기본 방향이라도 국회에서 결정해 주어야 2028년 제23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재외국민이 이전보다 편하게 투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wak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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