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日 다카이치 "호르무즈 파견 헌법상 어려워" 트럼프 '진주만' 언급하며 압박…네타냐후, 조기종전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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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日 다카이치 "호르무즈 파견 헌법상 어려워" 트럼프 '진주만' 언급하며 압박…네타냐후, 조기종전 시사

폴리뉴스 2026-03-20 13:14:57 신고

미일 정상회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일 정상회담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 나토 등 동맹국을 대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호위함을 파견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미일 정상회담이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역할 확대를 요구했으나 다카이치 총리는 '평화헌법'을 앞세워 군함 파견은 어렵다는 신중한 입장을 전달했다. 대신 1차 대미투자 프로젝트에 비해 2배가 넘는 2차 프로젝트를 '선물 보따리'로 안기며 트럼프 대통령을 달랬다.

한편, 이스라엘이 이란의 에너지 시설을 잇따라 공습하며 유가가 급등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추가 공격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전쟁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고 선언하며 조기 종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트럼프 "일본이 나서달라"…다카이치 "일본 법률 내에서 돕겠다" 사실상 거부

"왜 일본은 진주만공격 사전통보 안했나" 트럼프 '금기어'로 압박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19일 백악관에서 미일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날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을 대상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호위함 파견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열려 일본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관심이 모아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모두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을 띄우는 모습을 보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다카이치 총리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결코 용납돼선 안 된다"며 "일본은 이란이 인접 지역을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미국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당신만이 전 세계에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서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나서주길(step up) 기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는 4만5천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일본에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며 "일본의 경우 석유의 90% 이상을 그 해협을 통해 들여오고 있으니 그것이 나서야 할 큰 이유"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다카이치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안전 확보는 에너지 안정 공급의 관점에서 중요하다"며 "일본 법률 범위 내에서 앞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 법률 범위'를 언급한 것은 일본의 '평화헌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즉, 평화헌법으로 인해 일본 정부가 전투가 진행 중인 지역에 군함이나 자위대를 보내는 것이 어렵다는 의미다.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힌 셈이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법적 허용선 안에서 이란전 종료 뒤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제거 활동을 지원하거나 조사·연구 목적의 자위대 함정 파견 등을 제안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회담에서 그런 내용도 나오지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 후 일본 취재진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 안전, 에너지 안정 공급을 포함한 중동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해 일·미 간에 긴밀히 의사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중일 등에 요구한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에 대해서는 "일본의 법률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며 수락 여부에 대해 명확히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의 지원 수준에 만족하는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엄청난 지지를 받아왔다"며 "어제와 그제 우리에게 전달된 메시지를 보면 일본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려고 하고 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와 회담에서 일본의 '진주만 공습'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 기자가 '왜 유럽과 아시아의 동맹국에 이란 공격을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당신은 왜 나에게 진주만에 대해 말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진주만 공습은 1941년 12월 일본이 미국 하와이의 진주만을 기습 공격해 미국인 24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사건이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게 된 계기가 됐고 결국 일본이 패망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그간 미국 정상들 사이에서는 동맹국인 일본과 관계에서 사실상 '금기어'로 여겨지던 진주만 공습을 트럼프 대통령이 농담 소재로 활용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진주만 발언에 옆에 앉아있던 다카이치 총리는 무척 당혹스러운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日, 1차 대비 2배 많은 2차 대미투자프로젝트 '선물 보따리'

다카이치 총리는 호르무즈 해협에 호위함을 파견하는 대신 2차 대미투자 프로젝트라는 선물 보따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안겼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 정부는 일본의 대미 투자 2차 프로젝트로 총 730억 달러(약 109조원)에 달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 천연가스 발전 시설 건설 등을 추진하는 내용의 공동 문서를 작성했다.

지난달 발표된 1차 프로젝트 규모인 360억 달러(약 54조원)의 두 배가 넘는 액수다. 일본은 지난해 미국과 무역 합의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한 관세를 일부 낮추는 대신 미국에 5천500억 달러(약 819조원)를 투자하기로 한 바 있다.

막대한 투자 규모뿐 아니라 SMR, 데이터센터 인근에 지을 발전 시설 등 2차 투자 프로젝트 내용도 인공지능(AI) 발달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와 불안정한 중동 정세를 고려했을 때 핵심 투자에 가깝다는 데 양국이 뜻을 같이했다.

공동 문서에서는 미국 알래스카 원유 증산 인프라, 대형 원자로, 첨단 디스플레이 공장, 구리 정련 시설, 데이터 센터용 배터리 등 향후 검토할 투자 프로젝트도 언급됐다.

NHK에 따르면 공동 문서에는 2차 투자 프로젝트에 관해 "양국의 경제 안보를 확보하고 경제성장을 가속하는데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써 발전을 계속하는 미일 동맹의 새로운 황금시대로의 길을 개척할 것"이라는 기대가 담겼다.

기자회견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 "지상군 안보낸다" "네타냐후에 이란 가스전 공격 말라고 했다"

네타냐후 "가스전 공격 않을 것…조기종전도 가능"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과 관련한 발언도 이어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란에 미군 지상군을 투입하거나 병력을 증파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어디에도 병력(지상군)을 보내지 않는다"라며 지상군 투입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또한 국제 에너지 가격의 폭등을 촉발한 이스라엘의 이란 가스전 공격과 관련해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추가 공격을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가스전 공격에 대해 네타냐후 총리와 사전에 논의하지 않았다면서 "그에게 추가 공격을 하지 말라고 말했고, 그도 지지(동의)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도 이란이 카타르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보복 공격을 하지 않을 경우 사우스 파르스 가스전에 대한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이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네타냐후 총리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이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그간 이란 정권 교체를 위해 장기전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조기 종전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이란은 이제 더 이상 우라늄을 농축할 수 없으며, 탄도 미사일을 제조할 능력도 상실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 전쟁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들여 더는 이란 가스전에 대한 공습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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