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지난해 인수 의지를 공식적으로 내비친 대상인 SBI저축은행에 대한 대주주 자격을 얻게 됐다. 금융당국이 내리는 대주주 승인 절차를 통과하면 인수는 시간문제다.
이로써 교보생명은 사업 권역을 넓힌다. 당국이 대형 저축은행을 지방은행 혹은 인터넷은행으로 전환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은행을 보유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번 인수로 교보생명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다만 그룹 전환시 필연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공개(IPO) 추진은 성공을 기약하기엔 난제다.
교보생명,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 확보 예정
교보생명은 지난 18일 금융위원회로부터 SBI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대주주 변경을 승인받았다고 밝혔다. 지난해 인수 의지를 밝힌지 약 1년 만이다.
교보생명은 이사회 결의로 지난해 4월 28일 SBI저축은행 지분 인수를 통해 저축은행업에 진출하겠다고 공시했다. 당시 밝힌 취득주식 수는 1억5614만7223주이며 취득금액은 8999억7012만원이다. 이는 자기자본 대비 10.37% 비중이다.
지난해 5월 SBI저축은행 지분 8.5%를 취득한 교보생명은 조만간 41.5%+1주를 추가 매입해 50%+1주로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한다. 자사주를 제외한 의결권 기준으로는 58.7% 수준이다.
저축은행 인수로 은행 시너지 확대 기대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 인수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교보생명이 가진 보험 역량과 지방은행급 인프라를 갖춘 SBI저축은행이 만나 차별화된 금융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실제로 양사가 가진 강점을 합치면 교보생명은 고객 생애주기에 맞춘 금융 서비스를 지역 권역을 넓혀 제공할 수 있게 된다. SBI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자산이 14조5854억원 규모로 업계 1위이며 부산·울산·경남을 제외한 전국 5개 영업구역을 업계 유일하게 갖췄다.
당국발 사업 호재도 기대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자산 20조원 이상 대형 저축은행에 대해 지방은행이나 인터넷은행으로 전환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SBI저축은행은 수혜대상이 되기에 유리해서다. 교보생명은 SBI저축은행을 통해 개인 소상공인 대상 중금리 대출과 중소·중견기업 지원 등 생산적 금융 확대에도 나설 예정이다.
FI와 갈등 ‘원흉’ IPO 추진 과제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을 품음으로써 종합금융그룹 체제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은 마련된 셈이다. 금융지주회사로 전환하는데 속도가 붙을 거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교보생명이 희망하는 그룹 체제로 흘러간다면 지주사 전환과 함께 기업공개(IPO)라는 최대 난제를 풀어야 한다. 지주 상장은 법으로 강제되진 않으나 경영진 지분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비롯해 자본 조달, 투명성 강화 효과 등이 있기에 당국이 제도적으로 권장하는 바다.
그간 교보생명에는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분쟁이 꼬리표같이 붙어 다녔다. 지난 2012년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어피니티컨소시엄이 앞서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했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인수하며 내걸었던 풋옵션 조항 때문이다.
당시 FI들에겐 교보생명 IPO가 2015년 9월까지 이뤄지지 않을시 신창재 회장에게 보유 지분을 되팔 수 있는 풋옵션 권리가 주어지면서 가격 이견 차이에 따른 갈등이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와 소송이 불가피했던 가운데 지난해 3월 SBI홀딩스가 어피니티 보유 지분 9.05%를 인수하며 문제는 일단락됐다. 다만 IPO 추진이 본격화되면 적정 공모가 산정 등 파고를 넘어야 한다.
한편 사측은 이번 인수와 IPO는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IPO는 SBI 인수와는 별개 사안으로 앞으로 필요하다면 적정한 시점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FI가 풋옵션 가치를 IPO 기준으로 재평가할 거란 풍문과 관련 “사실 여부도 파악되지 않는 내용”이라고 이 관계자는 답했다.
김은지 기자 leaves@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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