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현재의 대외 불확실성을 “일시적 위기가 아닌 구조적 리스크”로 규정하며, 비상 대응을 넘어선 중장기 대응체계 구축을 산업부 간부들에게 강하게 주문했다. 중동 정세 불안과 고유가, 공급망 리스크가 상시화되는 국면에서 수입선 다변화와 비축, 대체 원료 확보 등 체질 개선형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김 장관은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장급 이상이 참석한 산업통상부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지금의 위기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리스크로 봐야 한다”며 “비상 대응을 넘어 중장기 대응 체계를 차질 없이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기 대응과 구조 개선을 따로 보지 말라”고 강조하며, 중동 정세 불안에 대응한 수입선 다변화, 전략물자 비축, 대체 원료 확보, 공급망 안정화 등을 구체적인 과제로 제시했다. 단기 위기관리와 함께 구조 개편을 동시에 추진하는 ‘투트랙’ 접근을 주문한 셈이다.
고유가와 수출기업 피해 최소화, 공급망 안정 지원에 필요한 재정 투입의 시기도 강조됐다. 김 장관은 “고유가 대응, 수출기업과 산업 피해 최소화, 공급망 안정 지원에 필요한 사업은 때를 놓치면 의미가 없다”며 “추경을 포함해 필요한 재정이 제때 뒷받침될 수 있도록 각 실·국이 적극 대응해 달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1순위 과제로 제시한 지역 성장 정책의 성과 창출도 재차 당부했다. 그는 올해 ‘5극3특(五極三特)’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전국 현장을 직접 찾고 있다며 “현장에 가보면 지역은 절박한 만큼 성장의 의지도 크다”고 전했다.
이어 “결국 지역이 살아야 기업이 살고, 기업이 가야 지역이 성장한다”며 “이는 선언만으로는 안 되고, 기업이 실제로 움직일 수 있도록 입지, 인력, 정주 여건, 규제, 재정지원이 패키지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일 사업이나 개별 규제 완화가 아닌, 기업 입장에서 ‘이동 가능한 패키지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제조업의 인공지능(AI) 전환 필요성도 거듭 언급했다. 김 장관은 지난해 중국 베이징 샤오미 자동차 공장을 방문한 경험을 소개하며 “서늘한 위기감을 느꼈다. 그 위기감은 지금도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세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기술도, 시장도, 투자도 모두 속도전”이라며 우리 제조업 전반의 AI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미 통상 협상과 관련해서는 ‘디테일 승부’를 주문했다. 김 장관은 “지금까지 협상 과정에서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마음으로 임해 왔다”며 “큰 원칙도 중요하지만, 결국 결과는 디테일에서 갈린다. 한 줄, 한 문장, 하나의 표현 차이가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우리 산업의 시간을 벌어준다”고 말했다.
최근 국회를 통과한 대미투자특별법과 관련해서도 후속 작업의 속도를 당부했다. 그는 “법 통과는 성과가 아니고 성과 창출의 출발선”이라며 “실제 투자와 기업 지원으로 속도감 있게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 제정에 그치지 않고, 세부 시행령·지침과 개별 프로젝트 지원까지 이어져야 실질적 효과가 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산업부가 ‘기업의 대변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김 장관은 “기업은 정부 앞에서 하고 싶은 말의 반도 못 하고 간다. 기업이 괜찮다고 하면 사실은 어렵다는 뜻이고, 어렵다고 하면 정말 죽을 지경이라는 뜻”이라며 “산업부는 기업의 언어와 입장을 가장 잘 이해하고, 필요할 땐 그 입장을 대신 말해주는 부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회의 말미에서 그는 “지금은 판이 흔들리는 시대다. 하지만 우리만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다른 나라도 다 흔들리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중심을 잡고 한 발 더 나가는 나라가 결국 앞서간다”고 간부들을 독려했다. 구조적 리스크를 상수로 받아들이고, 공급망·에너지·통상·지역 성장·AI 전환을 아우르는 중장기 대응체계를 서둘러 구축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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