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위험작업 지시 안해도 위험 알고 방치하면 현장소장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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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위험작업 지시 안해도 위험 알고 방치하면 현장소장 책임"

연합뉴스 2026-03-20 06:00: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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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추락사 발생한 공사장 현장소장 책임 인정 안 한 원심 깨져

대법원 전경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아파트 신축공사 중 근로자가 추락사한 사고에서 현장소장이 직접 위험한 작업을 지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위험성을 인식하고서 그대로 방치했다면 책임이 있다고 대법원이 판단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국내 한 건설회사 현장소장 A씨의 업무상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사건 상고심에서 원심판결 중 무죄로 판단한 부분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에 돌려보냈다.

사고는 2020년 6월 아파트 신축공사 현장에서 발생했다.

러시아 국적의 20대 근로자 B씨는 유로폼(거푸집) 해체 작업을 위해 갱폼(작업용 발판과 거푸집을 일체형으로 만들어 외벽에 매단 철골 구조물) 위에 올라갔다가 갱폼과 함께 30m 아래 바닥으로 추락해 숨졌다.

사고 당시 갱폼은 한 개 층 인상을 위해 고정철물인 볼트의 2단부터 8단까지 해제해놓고 인양 장비에 매달아 놓지 않은 상황에서 옆에 설치된 다른 갱폼과 부딪힘 현상으로 인상 작업이 중단된 상태였다.

그런데 사건 당일 누군가 나머지 1단과 9단의 고정볼트마저 해체했고 B씨가 그런 갱폼 위에 올라갔다가 추락해 숨지게 된 것이다.

1심은 현장소장 A씨의 업무상과실치사,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안법 위반, 안전조치 위반으로 인한 산안법 위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심에서 벌금 500만원으로 감형받았다. 2심 재판부가 업무상과실치사와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안법 위반 부분은 무죄로 판단하면서다.

2심은 B씨가 사망한 것은 A씨가 잘못된 작업 방법을 지시하거나 안전 의무를 위반해서가 아니라 누군가가 사건 당일 갱폼의 고정볼트를 전부 해체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A씨가 당일 근로자들에게 갱폼 해체 작업 연기 소식을 전달했고, B씨 소속팀에도 '유로폼을 해체하되 안전하게 옥상 내부에서 작업을 진행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B씨의 사망에 현장소장인 A씨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사업주가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작업을 개별적·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그런 작업이 이뤄지고 있고 계속될 것이란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해 그런 작업이 이뤄졌다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이 성립한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우선 갱폼을 인양 장비에 매달기 전에 볼트를 미리 해체하지 않도록 할 안전조치 의무가 현장소장에게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A씨는 인양 장비에 매단 후 모든 볼트를 해체할 경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는 등의 이유로 2단부터 8단까지의 볼트를 먼저 해체하도록 했다.

이런 상태에서 갱폼 해체 작업이 잠정 중단됐는데도 A씨가 근로자들에게 예상할 수 있는 추락 위험을 예방할 수 있을 정도의 실질적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대법원은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은 외국인인 피해자가 한국어에 서툴러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과 유로폼 해체팀 근로자들이 해체 작업의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갱폼을 작업 발판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서도 더 이상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갱폼을 작업 발판으로 사용해 유로폼을 해체할 것을 개별적·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며 "이런 안전조치 의무 위반과 피해자의 사망 사이에는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부연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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