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19일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 선출과 관련 "대구시민의 뜻이 반영되지 않은 인위적 컷오프(공천 배제)를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중진의원 컷오프'를 강행하겠다는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을 겨냥해 출마자 전원 경선 참여를 요구한 것이다.
대구시당위원장인 이인선 의원을 비롯해 대구 지역 강대식·권영진·김기웅·김상훈·김승수·김위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두 차례 비공개 모임을 가진 뒤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구시장 후보 공천은 그동안 우리 당이 만들어 온 민주적 경선의 전통을 존중하고, 당헌·당규에 정해진 원칙과 절차에 따라 결정돼야 한다"며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와 대구시장 경선에 참여한 후보들도 우리의 뜻에 동의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권영진 의원은 "인위적 컷오프는 시민의 동의를 받기 어렵다"며 "당 지도부, 공관위가 임의로 하는 컷오프는 그 후유증이 너무 크다"고 부연했다.
입장문 작성을 논의한 비공개 모임에는 대구시장 후보 공천을 신청한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중진 의원도 참석했으나 입장문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대구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초선인 유영하·최은석 의원은 모임 자체를 참석하지 않았다.두 의원은 이인선 의원에게 개별적으로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공관위원장을 겨냥해 "공관위원장이 선거에 가장 지장을 주는 존재인데 본인만 그걸 모르고 있는 것 같다"며 "고집부릴 일이 아니다"라고 거칠게 비판했다. 주 의원은 과거 '이한구 공관위' 등의 사례를 거론하며 "우리 당이 공관위원장의 독단으로 이길 수 있는 선거를 말아먹은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우재준 의원은 입장문에 동의하지 않아 이름을 올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우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현역 의원 컷오프'에 관해 "우리의 변화를 보여주겠다는 강한 메시지를 시민에게 던진다면 중진, 그리고 이진숙 후보까지 포함해 컷오프시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대구 지역 의원들은 전날 장동혁 대표를 찾아가 이 위원장의 '중진 컷오프' 강행 의지에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지금까지 대구시장 선거는 상향식 공천을 해왔는데, 항간에 떠도는 '낙하산식'으로 보이는 (공천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장 대표에게 전달했다.
이에 장 대표는 '후보 선출 방식 도출을 위한 시간을 확보해 달라'는 대구 지역 의원들에게 "방안을 얘기해 달라"고 했다. 장 대표는 현역 의원 대구시장 출마자 다섯 명을 '한 명으로 압축'하는 방법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 내정설'에 불쾌감을 표출했다. 이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서 중진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한 뒤, 극우 유튜버 고성국 씨와 가까운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에게 공천을 주는 방안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자 이를 반박한 것이다.
이 위원장은 "저는 특정 인물을 두고 정치를 할 생각이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일관되게 말씀드리는 것은 단 하나다. 세대교체, 시대교체 그리고 정치의 체질 개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위원장은 "기업을 일으켜 본 경험, 투자를 결정해 본 책임, 일자리를 만들어 본 실행력, 이런 것을 갖춘 새로운 인물들이 정치의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적었는데, 이를 두고 CJ제일제당 대표이사 출신인 초선의 최 의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 위원장은 "정치는 이제 경력의 길이가 아니라 역할의 무게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동혁 지도부 일원인 조광한 최고위원도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참신한 기업인 출신과 정치 신인이 한번 맞대결을 해보면 좋지 않겠느냐 하는 그런 아이디어를 충분히 가질 수 있다"고 '최은석-이진숙 2인 경선설'을 간접 언급하며 이 위원장을 엄호하는 한편, "주 의원이 6선 의원이고 점잖으신 분인데 요즘 굉장히 감정적이고 많이 격앙되신 것 같다. 균형감을 잃은 게 아닌가 염려스럽다"고 주 의원을 비판했다.
주 의원의 무소속 출마설과 현재 주 의원 국회의원 지역구에 한동훈 전 대표가 무소속 출마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데 대해 조 최고위원은 "정치 개그 콘서트"라며 "그런 식으로 정치를 희화화하는 것은 정치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나쁜 행위"라고 주장했다.
다만 지도부 내에서도 당 조직부총장을 맡고 있는 강명구(경북 구미) 의원은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치열한 경쟁, 공정한 경선을 통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해야 되는 거지 무리하게 가서야 되느냐는 여론도 많다"며 "의미 있는 숫자의 지지율이 나오고 있는 분들을 컷오프하겠다는 것을 지역 주민들이 납득하겠나"라고 이정현 공관위의 방향성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Copyright ⓒ 프레시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